1cm+ 일 센티 플러스 - 인생에 필요한 1cm를 찾아가는 크리에이티브한 여정 1cm 시리즈
김은주 글, 양현정 그림 / 허밍버드 / 2013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공감가는 글이 많아서 고개를 끄덕끄덕하게 됩니다. 책 속 그림들은 곱고도 고와서 보는 것만으로 행복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선과 모터사이클 관리술 - 가치에 대한 탐구
로버트 메이너드 피어시그 지음, 장경렬 옮김 / 문학과지성사 / 2010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어느 날, 엄마가 부르신다. 압력밥솥 뚜껑 김이 나가는 부분 위에 부착된 이름모를 부속품 하나가 분리되었단다. 밥이 다 되었다는 반가운 목소리에 뚜껑을 열었는데 갑자기 바닥으로 탁~하고 떨어졌다는 거다. 이런... 무슨 일일까... 밥솥을 들고 서비스센터에 가야 되지 않냐는 의견이 등장한다. 그런데 그때 나는 뭔가 경건한 마음가짐을 갖게 되었다. "그거 줘보세요... 한번 봐봐요." 나는 건네받은 그 부속품을 이리저리 살펴본다. 이 물체의 기능은 뭘까? 안에 고무패킹 같은 것도 있고... 많은 생각이 스쳐간다. 얼마 후 그 부속품은 경쾌한 소리를 내며 자신의 자리로 돌아간다. 엄마는 대단하다며 칭찬하신다. 이 잠깐 동안 나는 이 책을 떠올렸다. 그 순간은 세상에 나와 그 부속품만 있는 것 같았다. "서비스센터가 어디더라, 무료로 고쳐줄라나?"라는 의견에 동참하지 않고, 시선을 온통 그 물체로 집중시켰다. 그냥 어떻게 하면 원상복귀시킬 수 있는지를 생각했다.

 

 역자 선생님은 본인이 이 책의 번역을 시작할 당시 만났던 생활정보신문의 "선과 변기관리술"이라는 제목의 광고문을 후기에서 소개했다. '모터사이클'을 '변기'로 바꾼 그 사람의 위트는 물론, 자신 역시 피어시그가 모터사이클을 관리하며 보였던 "질"에 대한 진지한 탐구정신으로 고객의 변기를 관리하겠다는 광고내용은 감동적이기까지 했다. 압력밥솥의 이름모를 부속품의 "질"을 탐구(!)하던 그 시간, 나는 이 변기기술자분의 광고내용을 떠올렸다. 대단한 일을 했다며 기뻐한 엄마의 칭찬은 "질"이 준 선물이었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폭력이란 무엇인가 - 폭력에 대한 6가지 삐딱한 성찰
슬라보예 지젝 지음, 이현우.김희진.정일권 옮김 / 난장이 / 2011년 1월
평점 :
품절


지젝의 폭력에 대한 사유를 완전히 이해하기란 먼 일일 듯 하다. 지금은 폭력을 새롭게 바라보게 됐다는 것에 의미를 두고 싶다. 나아가 폭력을 성찰하면서 지젝이 등장시켰던 영화와 소설들을 모아놓고 천천히 진지하게 음미해보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로드
코맥 매카시 지음, 정영목 옮김 / 문학동네 / 2008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소설은 인간의 삶이 품고 있는 모든 것을 담고 있다. 삶과 죽음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순간, 산다는 것이 오히려 더 큰 고통일 수 있는 세상... 남자와 소년의 일련의 대화는 공허한 내 마음에 큰 울림을 남겼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식민지 조선의 일본인들 - 군인에서 상인 그리고 게이샤까지
다카사키 소지 지음, 이규수 옮김 / 역사비평사 / 2006년 4월
평점 :
품절


 구입한 지 2년여 만에 드디어 책장에서 벗어나 표지를 열고 한 장 한 장 넘기다 마지막 장을 덮고 나니 괜히 짠한 마음이 든다. 짠한 마음에 뭔가 끄적거리고 싶어 알라딘에 들어와 검색을 했는데 이럴수가! 이 책이 품절도서란다. 더 짠해진다......

 

 이 책은 개항 후부터 1945년 패전까지 시기별로 구분해 조선에 거주한 다양한 계층의 일본인들의 모습을 소개하고 있다. 시기별 구분 안에서도 소주제로 나뉘어 일본인 개개인의 회고, 활동상 등이 설명되었다. 몇년 몇월 아무개는 어떠했다 는 문장이 대다수인 나열식 구성이어서 종종 지루한 감도 있지만 시기별, 성격별 등 구체적으로 구분해 서술하였고, 흥미로운 사례들도 많아 사료집으로서 큰 의미가 있다. 이 책을 통해 더 다양한 이야기들이 연결되어 등장할 수 있을 것이다. 

 다양한 재조 일본인들이 등장하는데 눈에 번쩍 들어오는 이름이 있다. 가네코 후미코. 그녀는 아나키스트 박열의 연인으로 일본제국주의와 천황을 비판했던 인물로 알려져있다. 그녀는 1912년 충북 부강에 사는 숙모의 양녀로 조선에 들어와 1919년까지 거주했다고 한다. 재조 일본인들 개개인이 다 특별한 스토리를 가지고 있겠지만 책을 번역할 때 그녀에 대한 부연설명이 들어갔다면 더 좋았겠다는 생각을 해보았다.

 

 개항 후부터 패전까지 재조 일본인들의 모습들을 열거하는 구성때문인지 해당 사안에 대한 저자의 해석과 평가가 적다. 그러나 책의 첫페이지부터 등장한 '역사를 모르면 잘못된 역사를 반복한다'는 문제의식 아래 연구되고 쓰여진 것은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식민정책을 연구할 때 정책을 입안하는 고급관료들을 주목하는 것이 중요하다. 동시에 국가의 정책에 따라 조선에 들어와 살았던 '평범한 일본인들'의 모습에도 주목해야함을 이 책은 말하고 있다. 조선으로 이주해서 자랑스러운 식민정책의 첨병이 될 것을 국가로부터 강요당하기도 했을 것이, 자신의 의지로 한탕을 꿈꾸며 온 이들도 있을 것이다. 어떤 방법이었든 그들 역시 자신의 인생을 살아간 거라고 단순하게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다른 나라의 경제, 외교, 군사 등 모든 분야의 권한을 침탈하고 인권을 유린하는 자국의 식민정책에 의문을 제기하지 않은 점은 비난받아야 한다. 조선에 살던 '평범한 일본인들'이 일제의 식민지배의 한 축을 담당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는 식민지배의 책임을 물을 때 관료 등 지배층뿐만 아니라 일반 국민들 역시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을 말한다. 이 책은 바로 이 점을 말하고 있다.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한 자는 현재를 살고 있는 평범한 일본인들도 마찬가지이다. 그런데 우리는 어떤가? 우리 역시 어떤 식으로든 자유롭지 않다. 모두가 이 점을 인식하는 순간 잘못된 역사가 반복되는 일은 더이상 없겠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