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와의 두뇌 게임!

팔묘촌 ㅣ 시공사 장르문학 시리즈
요코미조 세이시 지음, 정명원 옮김 / 시공사 / 2006년 8월

내가 이 책에 선뜻 손이 간 것은,  이전에 같은 작가의 <옥문도>를 재미있게 읽어서였다. <팔묘촌>이 나오면 꼭 읽어보리라고 생각했었다.

처음 책장을 넘겼을 때, 팔묘촌이라는 독특한 마을 이름의 유래에 대해 설명한 부분이 나오는데, 황금에 눈이 멀어 여덟 명의 무사들을 살해한 마을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가 처음부터 몰입하게 만들었다. 이후, 짐작할 수 있듯이 과거와 관련된 살인사건이 일어나게 된다.

이 책의 독특한 점은, 물론 사건을 해결하는 사람은 긴다이치 코스케이지만, 책의 내용은 주인공의 시각에서, 즉 1인칭의 시점에서 씌어진 것이다.  이 점에서 애거사 크리스티의 <애크로이드 살인사건>을 연상하게 한다.

주인공의 시점에서 이야기가 전개되다 보니, 어느새 책을 읽고 있는 내 자신이 탐정이 된 듯한 기분이 들었다.  탐정의 발자취를 따라가는 것이 아니기에, 자연스럽게 내 스스로가 상황을 점검해보고 나름대로 추리를 하게 되었다. 이 점에서 <팔묘촌>은 독특한 추리소설인 것 같았다.

결국, 범인을 맞추지는 못했다. 전혀 뜻밖의 인물이었다. 어느새 나는 긴다이치 코스케와 두뇌 게임을 벌이고 있었지만, 범인을 맞추는 데는 실패하고 말았다. 어쨌든 꽤 흥미롭게 한 권의 책을 읽을 수 있었다. 다음엔 <악마의 공놀이 노래>를 읽고 싶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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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책도 참 이쁘게 만드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손에 쥐기에도 부담없고, 표지도 왠지 끌리고...한 권의 책을 만드는 데, 이렇게 공을 들이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여러분은 대여점에서 빌리지 마시구, 꼭 사서 보세요! ^ ^

이 가을에 읽기 좋은 책이랄까..

굽이치는 강가에서
온다 리쿠 지음, 오근영 옮김 / 노블마인 / 2006년 7월

처음에는 고등학생들의 성장소설인 줄 알았다.                                                                                                         

왠지 차분함을 느끼게 하는 표지에서부터...                                                                                                               

그리고 첫 페이지를 넘기면서 고등학생들의 일상적 이야기들이 서술되면서,

나는 '아아, 성장소설이구나'  하고 생각했다.

처음에는 별다른 사건도 없었고,  원래 성장소설이 다 그러려니 하는 마음으로 읽었다.

그럼에도 별로 지루함을 느끼진 않았다.

작가의 문체가 지루함 없이 잘 읽히는 타입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다..

'살인'이 언급되었다.

이야기는 갑자기 범인이 누구인가, 하는 추리소설적인 분위기를 띠기 시작했다.

책장을 넘기며 읽는 내 속도도 빨라졌다.

그런데 돌연 화자(이야기의 중심 인물)이 바뀐다.

이 소설은 모두 4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각각 다른 인물들의 시각에서 이야기가 전개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전개가 더욱 이야기에 몰입하게 만들었다.

여러 시각에서 전개되는 이야기.

그리고 맨 마지막에서 그 이야기들이 하나로 맞물리게 되었다.

사실, 맨 마지막 장을 읽을 때는 뒤통수를 맞는 기분이었다.

반전이 있었던 것이다.

괜찮은 소설이었다. 

온다 리쿠의 작품은 이것이 처음 읽어보는 것이지만,

이 작가의 다른 작품도 읽어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이 가을, 사색과 더불어 재미를 얻고 싶다면, 나는 이 책을 권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