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에게 힘을 주는 주문, ‘앗싸라비아’.. 이 경쾌하고 독특한 제목은 ‘광수생각’의 박광수씨 책으로 매치가 잘 되는 느낌이다. 박광수 작가의 그림이 아닌 사진으로 담아낸 세상 풍경이 궁금했고, 이 책을 만나고 싶었다. 이 책은 사진집이다. 글 보다는 사진이 전하고자 하는 메세지에 귀를 기울이며 책장을 넘겼다. 책의 제목은 너무나 흥겹고 밝은 느낌이지만, 사진들을 마주하고 있으면 오히려 마음이 차분하게 가라앉는 느낌이다. 하지만, 때로는 좀 어둡고 무거운 느낌의 사진들이 마음에 더 따뜻한 위안이 되어 주기도 한다. 어느 날엔 뭉게구름 가득 안고 푸르게.. 때로는 우울함이 깃든 깊은 바이올렛으로.. 석양에 물들어가는 노을빛으로도.. 또는 금방이라도 비를 뿌릴 듯한 무겁고 낮은 회색빛으로.. 사진 속 여러 지역의 각각 다른 하늘빛에 마음을 빼앗긴다. 작가는 세상의 아름답고 경이로운 풍경을 온전히 감상하느라, 가장 아름다운 순간이 막 지나간 찰나의 사진을 찍을 수밖에 없었다며.. 카메라를 바로 꺼내들 수 없었던 가장 아름다웠을 사진의 바로 앞 순간을 상상해 달라고 이야기 한다. 좋은 사진은 얼마나 피사체에 대한 애정을 갖고 포커스를 맞추느냐가 가장 중요한 관건일 것이다. 이 책을 보고 있으면, 작가가 얼마나 세상에 대해서 관심어린 시선과 따뜻한 애정을 가지고 카메라 셔터를 눌렀을지 알 수 있을 듯하다. 그 진지한 마음이 전해져 내 마음도 온화해진다. 그리고 사진에 어울리는 격언이나 명언들, 작가의 단상들을 담은 짧은 글들은 넘침이나 부족함 없이 사진과 어우러져 읽는 이의 감성을 일깨워 주는 듯하다. 다만, 책의 표지와 전반적인 디자인이 기교와 장식에 너무 신경을 많이 쓴 것 같아 오히려 담백한 맛은 살짝 떨어진다는 것이 조금 아쉽긴 하지만.. 작가의 진심을 느낄 수 있는 사진들을 만난 것으로, 내 마음에 힘을 북돋아 준 ‘앗싸라비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