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가 말했다.. 여기서 그녀는 또 다른 나의 모습일지도 모른다. 그녀를 통해서 나의 추억을 더듬어 내는 일은 커피향처럼 향기롭고 긴 여운을 남긴다. 때로는 진한 그리움으로 때로는 은은한 설레임으로 기쁘고 행복했던 순간들... 2FM <유희열의 라디오 천국>의 한 코너에서 소개된 적이 있는 글들을 모아 엮어낸 이 책은 반복되는 일상의 작은 쉼표를 찍어주는 편안한 감성의 에세이집이다. 실제로 <유희열의 라디오천국>이란 라디오 방송을 들어보지 않았지만, 이 책을 통해 그 방송이 얼마나 많은 사람들과 정적인 교감을 나누는 프로그램이었겠는지 짐작이 간다. 때론 활자로 된 텍스트를 읽을 때보다, 라디오에서 기분 좋은 음악이 깔리고 차분한 DJ의 음성이 들려주는 이야기에 더 깊이 공감되고 감동을 느낄 때가 있다. 지금은 차 안에서 듣는 라디오에 익숙하지만, 예전에는 워크맨의 이어폰으로 라디오 세상에 푹 빠져 지내던 때가 있었는데.. 소개되는 사연과 음악에 귀 기울이며, 따뜻한 위로를 받곤 했던 학창시절의 기억이 떠오른다. 이 책을 펼치며, 라디오에서 들려주는 이야기라고 생각하고, 읽지 않고 들으려 했더니 더 마음에 와 닿아 잔잔한 감동을 느낄 수 있었다. 잡지에 글과 사진을 기고하고 있다는 밤삼킨별의 사진들에 정감을 느낄 수 있다는 것도 이 책의 매력을 더하는 듯하다. 여행을 하면서 찍은 사진들이라고 하는데, 사진을 찍는 이의 마음이 전해지는 듯 한 감성이 깃든 풍경들에 마음을 빼앗겨 책장은 느리게 넘어 간다. ‘매일의 삶은 내면의 보석을 발굴하는 과정이다. 우리는 어둠 속에서 자기만의 색깔로 빛난다. 사람들은 저마다 다른 보석을 품고 있는 거대한 별이다.’ 반복되는 일상의 나른함 속에서도 순간순간 새롭게 깨어있는 삶을 살아야 한다고 한 번 더 깨닫는다. 내 안의 소리에 귀 기울여 나만의 이야기를 소중하게 간직할 수 있다면, 누군가에게 때로 위로가 되는 진심어린 이야기를 건넬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런 이유로 우리가 ‘그녀의 말’에 공감하고 따뜻한 위안을 받고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