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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의 무게
헤더 구덴커프 지음, 김진영 옮김 / 북캐슬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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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를 키우는 입장이 되어보니, 세상에서 가장 두렵고 경계할 일이 아이가 상처받는 일이 아닐까 싶다. 요새 여러 매스컴을 통해서 아동관련 범죄 뉴스를 접할 때 마다 아이들이 살아가는 이 세상이 너무나 무섭게 여겨져 마음이 무거워진다.

 <침묵의 무게>는 어른들에 의해 상처받은 아이들이 그 상처를 치유해가는 과정을 그린 소설로, 그 제목만큼이나 마음의 무게를 안고 책장을 넘기게 한다.
 주인공 칼리는 부모가 서로 다투다가 사산된 여동생 파피가 죽은 것이 본인의 잘못이라고 생각하고 죄책감으로 말을 잃어 버리고 침묵한다. ‘너 때문에 셋째가 죽었다’고 얘기하는 아빠의 말은 가장 예리한 흉기가 되어 아이의 마음에 상처를 남기게 되고 선택적 함묵증이라는 병에 걸리게 된 것이다. 아무런 잘못도 없이 목소리를 잃어버린 칼리의 침묵은 무겁기만 하다.
 그 때 칼리의 나이는 겨우 네 살이었다. 놀란 칼리를 가족들이 따뜻하게 안아주고 다독여 주었다면 아이는 괜찮았을텐데... 어른들의 잘못이 너무나 크다.
 칼리와 마음을 나누는 가장 친한 친구 페트라 역시 주변의 가까운 이(대학교수인 페트라 아버지의 제자)에 의해 아동 성범죄에 노출이 되어 실종된다. 어른들은 잃어버린 딸을 찾아 나서며 그제서야 아이에게 얼마나 무책임했는지 깨닫게 되고 반성하지만, 이미 아이들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긴 뒤였으니 너무 늦어버린 일이다.
 소설은 각 등장인물의 심리적 묘사와 행동을 세세히 전개하며 이야기를 풀어가고 있어 몰입이 잘되고 흥미롭게 읽혀진다. 그리고 어느날 새벽에 사라진 두 아이에 대한 사건을 추적하며 드러나는 어두운 가족사의 비밀은 책의 결말까지 긴장감을 유지하게 해준다. 

    ‘...나는 윌로우 크릭 숲을 날아다니는 잠자리의 몸처럼 우아한 손잡이가 달린 길쭉한 모양의 파랗고  비싸보이는 향수병 안에 담긴 달콤한 향수를 생각하곤 한다. 바로 그 향수가 내 목소리이다. 내 목소리는 그 병에서 빠져나올 적절한 시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지, 실제로 잃어버린 것은 아니었다....’ (445P)
   “그래 맞다, 칼리.... 맞아, 네 말이 맞아. 네 목소리는 내내 네 안에 있었던 거란다.” (457P)

 칼리가 말을 잃어버린 것도 다시 자신의 목소리를 찾을 수 있었던 것도 역시 가족과 함께였기 때문이었다. 가족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게 하는 이야기이다. <침묵의 무게>는 어떤 육아지침서보다 자식을 키우는 부모에게 전하는 메시지가 강한 소설인 것 같다.

  ‘가족의 의미와 책임을 일깨워주는 최고의 소설’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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