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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니 먼로의 죽음
닉 케이브 지음, 임정재 옮김 / 시아출판사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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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악가이자 연기자이자 글도 쓰는 만능 재주꾼 닉 케이브.. 다방면으로 예술적 감성과 재주를 타고난 그가 쓴 소설은 그의 자유분방한 사고방식이 그대로 드러난다.

 버니 먼로는 방탕한 생활로 아내를 잃고 어린 아들과 함께 집을 떠나 도로에서 화장품을 판매한다. 엄마를 잃은 충격과 슬픔으로 힘겨울 아들은 아빠와 함께하는 시간에서 또 다른 난폭한 어른의 세계를 만나게 되지만, 아직 순수한 마음을 지닌 아이는 형편없는 아빠를 그래도 사랑한다. 폭력과 욕설과 섹스가 난무하는 어른들의 세계가 그대로 어린 아이에게 노출이 되도록 아들을 배려하지 않고 오로지 자신의 성욕만 채워나가려 하는 버니 먼로는 쉽게 공감되지 않는 캐릭터이다. 시종일관 음란하고 외설스러운 농담을 입에 달고 사는 버니 먼로의 삶은 씁쓸하면서 코믹하기도 하다.

 하지만 버니 먼로가 어린시절 그의 아버지를 따라 다니며 성장하면서 옳지 못한 행동들을 배웠던 과거를 회상할 때는 한편으로는 연민이 들기도 하고, 또 다른 한편으로는 버니의 아들도 버니 먼로와 같은 삶을 살게 되지 않을까 싶어 걱정스런 마음이 들었다.
 아이를 키우는 부모라면 꼭 마음에 담아야 할 말이 “ 당신의 자녀는 결국 당신을 닮은 삶을 살게 될 것이다.” 일 것이다. 이 말을 버니 먼로에게 해주고 싶었다. 아들이 자신과 같은 난봉꾼이 되는 걸 그도 원치 않았을 테니.

 갑작스런 교통사고로 죽어가는 버니먼로는 현실과 비현실의 사이에서 자신이 살아온 시간을 회상하며 잘못을 뉘우치고 모두에게 용서를 구하지만 너무 늦어버린 듯하다. 자신을 부르는 아이의 목소리를 들으며 버니 먼로는 ‘착하게 살기엔 세상이 너무 어렵다’는 말을 남긴 채 눈을 감는다.

 아버지와 아들이 함께한 4일간의 마지막 여행은 그들에게 어떤 시간으로 남겨지게 될까.
버니 먼로는 죽음 직전에 마음으로 자신이 잘못한 사람에게 스스로 용서를 구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기에 구원을 받고, 아들은 시간이 많이 흘러 어른이 되었을 때 세상 사람들에게 비난을 받는 아빠가 처한 현실을 조금이라도 이해할 수 있게 된다면 함께한 시간이 헛되지 않았다 여기고 싶다.

 아빠마저 잃어버린 상황에서 주변의 도움을 마다하고 허리를 쭉 펴고 스스로 일어난 버니의 아들은 이미 홀로서기를 준비하고 있는 듯하다. 지금의 순수한 마음을 잃지 말고 아빠와는 다른 어른으로 성장할 수 있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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