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가 돌아왔다
C. J. 튜더 지음, 이은선 옮김 / 다산책방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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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힐이라는 작은 시골 마을. 주인공 조손 선생님이 태어난 마을이다. 도박문제가 있던 조손은 안힐 마을에 선생자리가 빈걸 알고 마을로 돌아가 일을 구한다. 조손 선생이 구한 빈 자리는 원래 줄리아의 자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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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첫 시작은 줄리아와 그의 아들 벤이 끔찍한 시체로 발견되면서 시작된다. 처참이 무너진 아들 벤의 얼굴과 총으로 자살한 줄리아의 시체. 그리고 벤의 시체위에 쓰여진 빨간 글씨.

내 아들이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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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손 선생은 학창시절 학교폭력의 피해자였다. 피해자였지만 피해자가 아니기도 했던 그와 스티븐, , 크리스, 그리고 마리까지. 이렇게 다섯명은 학교에서 알아주는 문제아 패거리였다. 그들은 사람들이 매몰되는 큰 사고가 있던 폐광에서 해치를 발견한다. 그리고 약속이라도 한 듯 해치 안으로 들어간다. 그리고 조손의 동생인 애니가 실종되었다가 48시간만에 돌아오는 사건이 발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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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물일지 스릴러인지, 미스터리인지, 심리소설인지, 누가 범인인지, 왜 이런 일이 일어난건지, 이런 생각들 사이에서 밝혀지는 진실들. 밤에 혼자 읽으면 너무 무서울까 고민했지만 그 정도 고민은 가뿐히 무시해도 되는 소설이다. 이런 소설은 중간에 멈출 수가 없다는 장점이자 단점이 있다. 아침 출근길에 들고나가.. 새벽 3시까지 다 읽었다. 무슨일일까에 대한 궁금함을 참을 수가 없다. 그리고 또 피곤한 아침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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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452. 학교 선생님인 주인공. 네 명의 어린 시절 친구. 불긴한 사건들로 인해 더렵혀지는 어린 시절의 순수. 고향을 떠났다가 문득 다시 찾아와 잔잔했던 수면에 파문을 일으키는 사람. 그로써 파헤쳐지는 과거의 음울한 비밀. 누가 보냈는지 모를 섬뜩한 메시지. 강렬한 도입부. 고조되는 긴장감. 막판의 극전인 반전.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구성. 그리고 여진히 마지막 책장을 덮을 때까지 독자를 놓아줄 생각이 없는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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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피치, 마음에도 엉덩이가 필요해 카카오프렌즈 시리즈
서귤 지음 / arte(아르테)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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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마음을 몽글몽글하게 만드는 책을 만났다. 어느 순간부터 여백이 많은 책은 가벼운 책이라며 마음을 두지 않았었다. 그래서 크게 기대하지 않고 읽기 시작한 책이었는데, 의외로 가벼운 듯 가볍지 않은 내용을 담고 있다. 그래서 메말랐던 마음이 몽글몽글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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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프렌즈에서 가장 좋아하는 캐릭터는 라이언이지만, 가장 귀엽다고 생각하는 캐릭터는 어피치다. 핑크 빛과 귀여움을 담당하는 어피치, 그리고 서귤 작가의 글이 조화를 이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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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52. 내가 너무 많이 사랑하는건, 말랑말랑 고양이 뱃살, 반지가 잘 빠지지 않는 엄마의 굵은 손마디, 흰털이 촘촘히 돋아난 아빠의 뒷목, 빨간 치마를 입은 사진 속의 나, 다큐멘터리에서 본 수족관 돌고래의 눈망울, 코끼리를 콧잔등, 그리고 너의 전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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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57. 로봇 청소기에 상냥한 사람, 인형 탈을 쓴 알바생과 기념사진을 찍고 싶어 수줍게 줄을 서는 사람, 개미가 줄지어 지나가면 피해서 돌아가는 사람, 송이째 떨어진 능소화를 줍기 위해 땡볕에서 허리를 구부리는 사람, 산책하는 강아지를 보면 반사적으로 웃어버리는 사람, 그렇게 작은 것에 마음을 내어주는 사람, 내가 얻고 싶은 사람, 되고 싶은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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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나가기 바쁘고, 경쟁해야 하고, 잘 보여야 하고, 성취해야 하는 삶을 살면서 나를 잊어버리고, 다른 사람을 보지 못하는 삶을 사는 누군가가 위로가 필요하다면 선뜻 권해주고 싶은 책이다. 숨을 쉴 수 있는 틈이 생길지도 모르겠다. 아 그리고 책과 친하지 않은 사람에게도. 위트와 따뜻함, 그리고 군더더기 없이 깔끔함이 함께하는 이야기들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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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21. 잠들지 못하고 뒤척이다 결국 이부자리에서 일어나 책상에 앉은 밤. 스탠드 옆에 아무렇게너 올려둔 삐죽 삐죽한 풀이 나를 쳐다본다. 틸란드시아 이오난사. 물을 주지 않아도 공기 중의 수분을 빨아들여 저 혼자 잘 자란다지. 의젓하지만 조금 애달파. 쓸쓸하고 씩씩한 이 작은 식물이 오늘 밤 나의 친구. 사람이었다면 너는 사랑을 주지 않아도 알아서 크는 아이였을까. 살아남는건 우리의 찬란한 재능. 마르지 말자. 바스러지지 말자. 이 긴 밤. 이 긴 인생. 너와 나의 조촐한 약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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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44. 일터에 자기 몫의 책상이 있거든 서랍 하나를 비워두세요. 거기에 마음을 보관해야 해요. 일하면서 가슴에 마음 넣어두는 거 아니에요. 어떤 상황에서든 당신의 진심은 다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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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한다고 상처를 허락하지 마라 - 나를 아프게 하는 것들에 단호해지는 심리 수업
배르벨 바르데츠키 지음, 한윤진 옮김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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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한다고상처를허락하지마라

#배르벨바르데츠키 #다산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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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22. 아빠와 리자를 잘 부탁한다고도 했죠. 엄마는 아빠가 혼자서는 살 수 없는 사람이라 언젠가 재혼을 할 거라고 했어요. 그래서 아빠가 재혼하면 새엄마를 받아들이고 절대로 그 사이에 끼어들지 않겠다는 약속을 해달라고 부탁했습니다. 그 순간 내 어깨에 놓인 짐이 무엇인지도 모른 채 난 엄마와 손가락을 걸고 약속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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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소냐. 엄마가 너무 일찍 돌아가셨다. 엄마와의 약속으로 소냐는 집안에 신데렐라가 된다. 감정도, 어려움도, 방임도, 성추행도.. 다 감수하며 가족을 돌보는 아이였다. 그저 집과 경제력만 제공하면 된다고 생각하는 첫 번째 남편과 결혼에 실패한다. 두 아이를 데리고 집을 나오면서 인터넷으로 프랑크라는 남자를 만난다. 그렇게 이야기는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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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크와의 첫 만남은 너무 매력적이었다. 정신이 홀리고, 사랑받는 주인공이 된 것 같은 느낌. 그와의 섹스는 황홀했다. 그리고 그 짧은 만남을 시작으로 소냐는 모든걸 프랑크에서 건다. 그리고 영화같은 만남은 차차 깨져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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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16. 프랑크는 극단적인 질투심을 당당하게 드러낸다. 그는 소냐가 자신을 속이고 새로운 뭔가를 시도한다는 사실만으로 화가 나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의심이 갈 만한 상황을 조금이라도 포착하면 곧바로 부정적인 생각, 욕설 그리고 언어폭력으로 이어졌다. 극단적인 질투를 하는 사람들은 항상 마지막에 자신을 정당화하는 근거를 내세운다. 바로 상대가 비이성적이라는 것이다. 상대가 자신을 떠날 것 같은 상황에서 생긴 공포는 이런 터무니없는 근거를 진짜처럼 받아들이게 한다. 그러면 뇌는 갑자기 중독된 것 같은 상태에 빠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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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방을 통제학 위해 무섭게, 폭력적으로 화내고, 다시 어린 소년처럼 울고 매달리고, 협박하는 관계가 지속된다. 7년만에 이들의 관계는 끝난다. 무려 7년이 걸렸다. 소냐가 자신의 바닥을 알게 되고, 자신의 부족함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며, 상대의 어리석음을 통찰할 때까지 걸린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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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약한 두 사람이 병리적인 관계를 시작하고, 지속하는 과정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그리고 소냐의 고백에 맞춰 왜 그렇게 되어가는지 심리적인 해석이 덧붙여 있어 그들의 마음과 상태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이해할 수 없는 관계를 이어가는 그들은.. 다 자신들만의 이유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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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태어났으니 산다 - 열심히 살기는 귀찮지만 잘 살고는 싶은 나를 향한 위로의 한마디
해다홍 지음 / 놀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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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제목을 보고 든 생각. 이런 무기력한 제목의 책이 독자들에게 어쩔 수 없는 무기력만 전달하지.. 위로를 줄 수 있어? 라는 생각이었다. 그런데 다시 보면.. ‘산다’라는 단어를 붙였다. 산다라는 말은 에너지가 많이 필요한 단어다. 그리고 책을 읽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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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보면 체념에 찬 볼멘소리 같기도, 한편으로는 그래도 살아야겠다는 의지의 말 같기도 하죠. 이 책의 내용도 그렇습니다. 어떤 날은 우울해하다가도 또 다른 하루는 무난히 살아내는 일상을 쓰고 그렸습니다
<프롤로그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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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의도도 그랬다. 그래서 좋았다. 그냥저냥 느끼는대로, 아무것도 하지말라고 하면, 태었났으니 애쓰지말라고 하면.. 그런 말들이 현실을 살아가는 나에게, 그리고 누군가에게 그저 공감만 주는 것 같겠지만, 결국 삶을 살아야 하는 내게 필요한건 공감과 힘이었다. 그래야 우리는 오늘을 또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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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든 과한건 힘이 든다. 나를 이해하고 이해한만큼 움직일 수 있다면.. 그래서 어떤날을 힘이 빠지고 우울하지만, 어떤 날은 또 즐겁게 살아간다면 잘 살고 있는게 아닐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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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그런 책이다. 위로도 주지만, 살아가는 법도 전달하는 그런 책. 그래서 쉼도 되지만 나아갈 수도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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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명의 독립출판물이었던 책이 많이 팔려 정신 출간된 책.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는건 그들도 나같은 마음 때문이 아니었을까?게다가 만화다. 읽기도 편하다. 딱 그만큼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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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 어디에도 없었던 방법으로
테라오 겐 지음 / arte(아르테)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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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라오 겐과 발뮤다. 그의 일생과 발뮤다의 창업과 성공까지의 삶이 들어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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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은 겐의 어린시절부터다. 부모님의 만남과 사랑, 사고방식, 교육방식. 그 안에서 겐 형제의 성장배경을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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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55. 나를 낳아준 아버지와 어머니에게 나는 정말 많은 것를 배웠다. 어머니는 일상 속에서 우리와 대화를 나누며 자신의 독자적인 가치관을 나와 동생에게 전했다. 타인과 말하는 방법을 알려주고, 공부하는 방법도 알려줬다. 자신이 원하는 것이 있다면 확실하게 그것을 상대에게 전해야 한다는 것과 사람과 이야기할 때는 반드시 상대방의 눈을 보고 해야 한다고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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겐에게 부모님의 가르침은 큰 영향을 미친다. 그가 성인이 되어 방황 중일때도 아버지의 무심하지만 속 깊은 교육은 그에게 통찰을 가져오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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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의 이혼, 엄마의 죽음. 그리고 달라지는 삶. 문제 학생에서 폭주족, 17세에 아버지의 허락 아래 엄마의 보험금으로 떠난 1년의 여행, 락 음악을 하고 지낸 시간, 아르바이트, 결혼, 그리고 다시 새로운 시작으로 이뤄낸 발뮤다까지. 발뮤다라는 1인 기업을 세우고도 반복되는 좌절과 기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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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프고, 어렵고, 힘든 시간들을.. 그리고 답답하리만큼 도전하고 무너지는 반복되는 인생을 무던하게 써내려갔다. 감정이 드러나지 않게 쓰여진 글을 쭉 읽어나가는데 그의 심리적 성장을 볼 수 있었다. 삶의 관점에서 본다면 그가 보낸 시간들이 아까울 수 있지만 성장의 관점에서 본다면 어떤 경험이든 다 의미가 있다. 참으로 솔직하고 직설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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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보다는 안정성을 추구하는 내 삶과는 전혀 다른 삶을 살고 있다. 시도하고, 생각하고, 실패하고, 다시 일어서고, 능동적으로 방법을 찾고, 분석하고, 부딪치는 그의 삶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그 곁을 지켜주는 아내와 사람들. 그리고 결국엔 성공까지. 그의 치열함에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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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을 찾아가는데 꽤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그 시간을 견뎌냈기에 자신을 이해하고 결국엔 나에게 맞고, 내가 좋아하고 해 낼 수 있는 일을 찾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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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65. 야마구치현에서 돌아온 나는 스물다섯 살이 훌쩍 지나 있었다. 더는 성급하게 행동하지 않기로 했다. 이번이야말로 음악으로 펼치는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했다. 가만히 있어도 시간을 흘러간다. 가장 좋은 방법을 찾아내야 한다. 실패는 우리에게 많은 것을 가르쳐준다. 그 방법은 잘못됐다든지, 이 방법이 더 좋았다든지. 그러나 실패를 통해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사실은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게 무엇인지 알게 된다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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