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다 삼촌 느림보 그림책 38
윤재인 글, 오승민 그림 / 느림보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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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일민족이라는 자부심을 가진 우리나라이다. 그런 민족적 단결력이 때로는 부정적 결과로 나타나는 경우가 있는데, 우리 나라에 들어와서 살고 있는 외국인에 대한 배타적 시선과 차별이 바로 그것이다.

최근 농어촌 지역의 국제결혼의 증가와 우리 산업 각층의 일꾼으로서 일하고 있는 사람들 중 많은 사람들이 외국인이다. 흔히 다문화 가정이라고들 말하는데, 이렇듯 따로 구분짓는 표현이 있다는 것이 오히려 배려가 아닌 차별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솥을 만드는 아빠와 단둘이 사는 아이는 혼자 있는 게 무서워 텔레비전을 크게 틀어 놓는다. 외로움과 무서움으로 부터 보호받지 못하는 아이는 텔레비전을 대용품으로 삼고 있는 것이다.

 

 

그러던 어느날 프라 찬다라는 네팔 사람이 나타난다. 아빠와 솥을 만들기 위해서 우리나라에 온 사람인 것이다. 아이는 찬다 삼촌이라고 그를 이름 붙이며, 그날부터 함께 생활하게 된다.

 

 

아이와 아빠와 달리 손으로 밥을 먹는 모습이 마냥 신기해서 쳐다보는 아이의 모습에서 이국적 모습에 대한 순수한 호기심을 엿볼 수 있다.

 

 

엄마가 없어서 보살핌을 받지 못했던 아이는 찬다 삼촌의 관심과 보살핌이 좋기만 하다. 그래서 매일 매일 아빠에게 묻는다. "아빠, 찬다 삼촌 오늘 집에 가?" 하고 말이다. 가지 말았으면 하는 간절한 마음을 담은 질문일 것이다. 그러면서도 찬다 삼촌이 마음에 든 것이 아니라, 이름이 웃기니까라고 말하는 아이의 말투에서 이미 자신의 마음을 들켜버린, 혹은 마음을 들킬까 싶은 수줍음까지 느껴진다.

 

 

 

할머니 생신으로 집을 비우기는 날 혼자 집을 지키는 찬다 삼촌이 무서울까봐 아이는 자신이 아끼는 곰인형을 건넨다. 그리고는 살며시 무서움을 떨쳐낼 수 있는 텔레비전을 크게 틀어 놓은기 방법도 전수해 준다. 아이가 찬다 삼촌을 얼마나 생각하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 아닌가 싶다.

 

 

시간이 지나면서 아이와 찬다 삼촌은 조금씩 대화를 하고, 서로의 이야기를 들려 주고 들어 준다. 여전히 완전하게 말이 통하진 않지만 서로를 생각하는 그 마음은 충분히 통함을 느낀다. 이제는 하루의 일상처럼 되어버린 아빠와 나, 찬다 삼촌의 하루는 그렇게 밤이 깊어 간다.

 

더이상 우리나라에서 외국인은 보기 힘든 사람이 아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 들어 온 많은 외국인들이 의도하지 않게 상처받는 경우도 많은 것이 사실이다. 외롭던 아이에게 찬다 삼촌은 이미 가족이 되어버렸다. 아이의 순수한 호기심과 아직은 세상에 때 묻지 않은 마음이 찬다 삼촌을 가족으로 받아 들이는데 긍정적 작용한 것은 틀림없다.

 

비록 피를 나눈 가족이 아니라 할지라도, 이 세상에는 서로의 외로움을 보듬어 줄 또다른 가족이 있음을 알게 해주는 그런 따뜻한 동화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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