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의 계곡
스콧 알렉산더 하워드 지음, 김보람 옮김 / 다산책방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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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시간의 계곡』이라는 제목만 보고선 도저히 그 내용을 짐작하기 힘든 작품인데 이 작품을 쓴 작가에 대한 평가를 보면 “가즈오 이시구로, 테드 창, 무라카미 하루키를 잇는 놀라운 데뷔작.”라고 표현하고 있다. 데뷔작에 이런 평가를 받는 작가라니, 게다가 주요 내용이 시간여행을 통해 상실과 재회를 그려내고 있는 장편소설이라고 한다면 더욱 기대될 수 밖에 없는데 이미 유니버설 스튜디오를 통해 영상화가 예정된 작품인만큼 원작소설로서 읽어두면 더욱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작품 속에선 참 묘한 마을이 등장한다. 동서를 양분해서 각각 20년이라는 시간의 미래와 과거로 갈 수 있는 곳이다. 만약 이런 곳에 산다면 과연 나는 어디로 향할 것인가하는 생각을 절로 해볼 수 밖에 없는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만약 이런 곳이 존재한다면 그래서 아무나 왕래와 출입이 자유롭다면 분명 미래와 과거를 오가는 과정 속에서 문제가 되지 말란 법이 없을 것이고 작품 속에서는 이런 부분에 대해 가족을 잃은 사람들이 애도를 위한 목적으로만 일종의 국가 허가를 받아 아주 소수만이, 그리고 비밀리에 방문할 수 있다는 장치를 두고 있다.
이런 설정은 바로 이 마을을 방문하고자 하는 일종의 청원인들에 대한 허가를 결정하는 일을 하는 자문관이 되기 위해 실습을 하고 있는 오딜이라는 인물이 등장할 수 있게 만든다. 

이런 자문관의 자리에 있다면 한편으로는 굉장한 권력인가 싶기도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청원인이 누구인가에 대해 알게 되고 그 과정에서 누군가의 인생이 앞으로 어떻게 되는지도 자연스레 알게 되니 막상 좋기만한 것은 아니겠구나 싶은 생각도 드는데 아니나 다를까 오딜은 어느 날 에드메의 부모님이 방문객임을 알게 되고 그들을 통해 자신이 사랑하는 에드메의 죽음을 미리 알게 된다.

사실을 알게 된다고 해서 자신이 무엇인가를 바꾸려 하는 등의 그 어떤 것들에도 개입해서는 안되며 그럴 경우 반대의 마을에 심각한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는 설정이 과연 오딜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를 지켜보는 입장에서는 굉장히 흥미롭게 펼쳐진다. 

보통의 경우에는 과거로 가거나 미래로 가는 시간 여행을 소재로 하는 작품은 많지만 마치 우리가 살아가는 현재를 기점으로 미래와 과거가 연속선상에 놓여 있는 마을을 등장시켜 그 둘의 시간(마을)에서 벌어질 일을 짐작케 하고 내지는 과거를 알게 하는 등의 이야기는 굉장히 신선한 설정이라 책을 보면서 왜  유니버설 스튜디오가 영상화를 결정했는지를 알 수 있었던 작품이기도 하다. 

흔히들 과거는 지나간 역사고 미래는 오지 않은 불확실함이라고 하기에 현재에 충실해야 한다고들 하지만 만약 과거와 미래를 알 수 있게 된다면 현재는 또 어떻게 느껴지며 우리는 이 세 개의 시간을 통해 무엇을 느끼게 될 지를 생각해보게 만들었던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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