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호 - 제26회 창비 ‘좋은 어린이책’ 원고 공모 대상작(고학년) 창비아동문고 323
채은하 지음, 오승민 그림 / 창비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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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주변에 사람으로 변신한 호랑이가 살고 있다면 어떨까요?

변신한 호랑이를 알아보는 눈을 가진 사람이 있다면 어떨까요?

이런 상상을 바탕으로 쓰여진 책입니다.

 

루호는 사람으로 변신해서 살고 있는 호랑이입니다.

사람으로 변신한 또 다른 호랑이 구봉을 삼촌이라 부르며 사람으로 변신한 토끼 달수와 가치 희설과 함께 한적한 시골 마을에 살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마을에 사람으로 변신한 호랑이를 알아보는 사냥꾼 강태와 그 가족이 이사를 옵니다.

강태는 사람으로 변신한 호랑이를 괴물이라고 부르며 호랑이가 사람을 해칠 것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사람들 속에서 어울려 살고 있는 호랑이와 동물들이 사냥꾼 강태에게 잡히지 않고 잘 살 수 있을까요?

 

그들은 스스로 선택했어. 용기를 내어 어떻게 살지 결정한 거야. 우리 자신을 만드는 건 바로 그런 선택들이야. 오랜 시간을 살아온 나도, 호랑이이자 사람인 너도 그렇지. 우리는 언제든 우리의 길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어. 그걸 잊지 마. (p.60)

 

호랑이가 왜 사람으로 변신해서 살아야만 하는지에 대한 의문을 가지고 있는 루호, 그리고 변신한 호랑이를 알아볼 수 있는 눈을 가지게 된 강태의 딸 지아도 자신이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를 고민합니다.

이들의 모습을 통해 삶에 대한 고민과 그 고민을 통한 선택에 대해 생각해보게 됩니다.

그리고 그 속에서 사람이든 호랑이 든 토끼든 서로 마음을 나눌 수 있으며 위기에서 가족이나 친구를 구하려는 마음은 같다는 것을 깨닫게 합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금강산호랑이>의 유복이가 사냥꾼 강태의 조상이라는 설정으로 변신한 호랑이를 볼 수 있게 되는 사연과 호랑이가 사람으로 변신하게 된 사연까지 옛이야기에 상상력을 더해 흥미롭게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이 책은 제26회 창비 좋은 어린이책원고 공모 대상작(고학년)으로 한국적 판타지에 .

대한 고민 속에서 탄생한 동화다. 푸른 산하를 호령하던 호랑이의 기상을 이어받은 이 새로운 이야기가 서가를 뒤흔드는 동화가 되리라 믿는다.” 는 심사평을 받았습니다.

 

*출판사로부터 가제본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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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속 수의사의 자연일기
다케타즈 미노루 지음, 김창원 옮김 / 진선북스(진선출판사)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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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이면 바다에 유빙이 몰려오고 울창한 자연림에는 야생동물들이 살고 있고 호수에는 철새가 날아오는 곳, 홋카이도,

저자인 다케타즈 미노루가 홋카이도 동북쪽 고시미즈에서 40여 년간 숲속 수의사로 일하며 홋카이도의 특색 있는 자연과 생활상을 4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계절의 흐름에 따라 월별로 일기를 쓰듯 진솔하게 써 내려간 책입니다.

 

이 책을 왜 4월부터 시작할까 생각하며 책장을 넘겼습니다.

북쪽지방에서는 복수초가 가장 먼저 피는 꽃이어서 아이누족은 복수초가 피는 것을 보고 한해가 시작된다고 생각했다고 합니다.

4월이 되면 꽃이 피었군.”이란 말을 하며 머위 새순을 들고 집을 방문하던 O씨의 덕분에 봄을 실감했고 그것이 저자에게도 새해의 시작이 되었다고 합니다.

 

저자가 홋카이도의 자연과 야생동물을 사랑한다는 것이 곳곳에서 느껴집니다.

사람들이 다친 야생동물들을 저자에게 데려오면 저자는 망설임없이 그 동물들을 치료해주고 입원하고 있는 야생동물들의 먹이를 찾아 숲을 돌아다니기도 합니다.

자연 속에서 낮잠도 자고 낚시도 하며 자연을 오롯이 즐기기도 합니다.

자연과 자연에서의 삶을 즐기는 저자의 모습이 부럽기만 합니다.

 

저자는 자연을 즐기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고시미즈의 자연과 이야기하는 모임이라는 재단을 만들어 인공림을 80년에 걸쳐 천연림처럼 만들어보자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그곳에 찾아온 외지인에게 한나절은 숲속을 즐기고 나머지 반나절은 숲을 위해 무언가를 하도록 부탁한다는 부분이 인상 깊었습니다.

 

웬일인지 평범함이 우리 삶에서 잊혀 가고 있다. 평범한 일, 둥우리 상자를 걸어 주는 평범한 일은 찾아온 가족의 환성 속에서 끝이 났다. 둥우리 상자에는 만든 사람과 걸어 준 사람의 이름이 친필로 적혀 있다. 가끔 내가 만든 집에는 지금 누가 사나요?” 하며 자기가 건 둥우리 상자에 누가 사는지 묻거나 직접 찾아오는 아이들도 있다. 그런 면에서 비록 작은 일이지만 자기가 한 일을 즐거워하는 사람들은 또 하나의 고향을 갖게 되는 것이다. 이 성긴 숲도 마침내 우거질 것이다. 그런데 아쉽게도 숲을 만드는 데 참가한 사람들은 숲의 완성을 보지 못하고 세상을 떠난다. 그러나 누구도 이 사실을 화제로 삼지 않는다. 다들 그래도 괜찮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p.265)

 

우리는 만들어진 숲을 즐길 줄만 알았지 숲을 위해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생각은 해보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자연을 즐긴 만큼 가꾸고 돌봐야 오래도록 그 아름다움을 보고 즐길 수 있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습니다.

 

글 사이사이에 사진으로 보여주는 풍경과 동물들 그리고 식물들의 모습이 너무 아름답습니다.

이 책이 홋카이도를 꼭 한번 가봐야 할 곳으로 만들어버렸습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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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프 미 시스터
이서수 지음 / 은행나무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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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경은 열다섯 평 낡은 빌라에 살고 있습니다.

전업투자자인 남편 우재, 사기로 집을 날리고 수경의 집으로 온 부모님, 남편 형 주재가 잠적하고 오게 된 조카 준후와 지후까지 여섯 명이 함께 살고 있습니다,

수경은 사실상 집안의 가장입니다.

수익을 내지 못하는 남편과, 사기범을 잡으러 다니는 아버지는 벌이가 없었고 어머니 여숙만 청소일을 하며 돈을 벌어왔습니다.

어느 날, 수경이 새로운 거래처와의 계약을 성사시키고 그것을 축하하는 회식을 하게 됩니다.

회식을 하던 동료가 수경의 음료에 졸피엠을 넣고 잠든 수경을 모텔로 데려갑니다.

수상히 여긴 모텔 사장의 신고로 미수에 그치지만 수경은 그 트라우마로 사직서를 냅니다.

수경이 퇴사하고, 수경을 돌보기 위해 엄마마저 일을 그만두게 되자 집안에 돈을 벌어 오는 사람은 아무도 없게 됩니다.

방황하던 수경은 상처를 극복하고 일상으로 돌아가기 위해 택배 배송일을 시작하고 가족들도 그런 수경을 돕습니다.

 

극복은 영화에서나 나온다. 현실에선 불가능하다. 극복이 아니라 참는 것이다. 이를 악물고 참는 것이다. 그 일에 매몰되어 생계를 내팽개칠 수 없으니까 잊은 척하는 것이다. (p.21)

 

노동현장에서 수경과 비슷한 일을 겪는 여성은 많습니다.

이런 일들은 당사자뿐만 아니라 그 가족까지도 무너뜨립니다.

그 상처 속에서 빠져 나오기 위해 애를 쓰는 수경의 모습과 함께 플랫폼 노동자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현실적인 어려움을 함께 보여주고 있습니다.

제목인 헬프 미 시스터는 오직 여성들만 사용할 수 있는 심부름 앱입니다.

수경과 어머니가 일하는 헬프미 시스터’. 아버지 천식의 뚜벅이 음식배달, 우재의 대리운전 모두 플랫폼 노동을 합니다.

이들의 모습을 통해 플랫폼 노동자들의 현실적인 문제와 제도적인 문제점을 알 수 있습니다.

 

세상은 너무나 빨리 변해서 변화를 따라가기가 버겁다고 느낄 때가 있습니다.

천식과 여숙이 키오스크 앞에서 쩔쩔 매던 모습은 아마도 어른들의 흔한 모습일겁니다.

그런 천식과 여숙이 앱을 이용해 일을 배당받고 직원의 도움 없이 키오스크에서 음식을 주문하게 되는 모습은 세상 앞에 무너지지 않고 한 걸음씩 나아가는 수경 가족이 모습 같아 마음이 따뜻해져 옵니다.


그들 모두 이렇게 한마음으로 함께 있다는 것이 기적.

그들 모두 포기하지 않고 다시 해보기로 결심했다는 것이 기적.

그들 모두 웃고 있다는 것이 기적.

기적이라고 생각하면 정말로 모든 게 기적이 되는 건지도 모른다. (p.338)

 

황산벌청년문학상, 이효석문학상을 수상한 이서수 작가의 두 번째 장편소설입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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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사랑 바이러스 킨더랜드 이야기극장
최형미 지음, 이예숙 그림 / 킨더랜드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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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학년이 된 첫날, 담임 선생님은 친구들과 더 빨리 친해지라는 의미로 함께 앉고 싶은 친구와 짝꿍을 하라고 이야기 합니다.

연서는 선우가 짝꿍을 하자고 하자 마음이 놓입니다.

그런데 선우랑 미루가 사귀는 사이라네요.

여자 친구인 미루를 두고 왜 자기와 짝꿍을 하자고 했는지 알 수 가 없습니다.

그러던 중 은성이가 친구인 나나에게 고백을 하고 커플이 됩니다.

누가 먼저 시작했는지 모르지만 커플은 바이러스처럼 빠르게 퍼져나가기 시작합니다.

그 속에서 커플이 되지못한 연서는 자신이 인기가 없는 것 같아 걱정이 됩니다.

그러던 어느 날 연서네 반에 진한이가 전학을 옵니다.

연서는 진한이에게 고백을 하고 얼렁뚱땅 커플이 됩니다.

연서와 진한이 커플은 잘 지낼 수 있을까요?

 

 

다른 사람을 좋아하는 마음은 너무도 자연스러운 감정입니다.

그런데 그 속에서 화를 내기도 하고 다투기도 합니다.

상대방이 내 마음 같지 않아서, 내가 기대 했던 것과 달라서...

생각해보면 상대방과 상관없이 나의 마음 때문에 화가 나는 것이겠지요.

좋아하는 감정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을 존중하고 이해하는 마음이 있어야 사랑을 이어 나갈 수 있습니다.

사랑이라는 것이 참 어렵네요.

 

이런 사랑을 아이들은 어떻게 시작하며 어떤 경험을 하게 될까요?

처음이라 더 설레고 어려운 첫사랑.

서툴지만 자신의 감정을 올바르게 표현하고 상대방을 이해하는 건강한 마음의 아이들로 자랐으면 좋겠습니다.

 

<소문 바이러스> <행운 바이러스>에 이은 최형미 작가의 바이러스 시리즈 세 번제 작품입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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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간을 배달하기 위하여
박애진 외 지음 / 사계절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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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 이야기 속 인물들이 먼 미래에 다시 태어난다면?’

이 책은 정명섭 작가의 ‘옛이야기를 SF로 재해석한다.’는 한 줄 기획에서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옛이야기와 SF라는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이야기가 박애진, 임태운, 김이환, 정명섭, 김성희 작가들에 의해 새로운 소설로 다시 태어났습니다.


박애진 작가의 <깊고 푸른>은 심청전, 임태운 작가의 <당신의 간을 배달하기 위하여-코닐리오의 간>은 별주부전, 김이환 작가의 <밤의 도시>는 해님 달님, 정명섭 작가의 <부의행성-홍련의 모험>은 장화홍련전, 김성희 작가의 <흥부는 답을 알고 있다>는 흥부전을 모티브로 하고 있습니다.

.

5편 모두 어릴 때부터 많이 들어오던 이야기를 모티브로 하고 있어 무엇이 같은지 무엇이 다른지 비교해 보는 재미를 느낄 수 있습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옛이야기와 비슷한 것 같으면서 완전히 새로운 이야기처럼도 느껴집니다.

옛이야기를 알고 있으면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고 혹시(?) 옛이야기를 모르더라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SF소설입니다.


‘여자아이에게 착하고 순종적이고 희생적인 성품을 요구하던 시대가 저물어가고 있으며, 그만 지난 시대로 떠나보낼 때도 되었다.’는  박애진 작가의 말처럼 옛이야기에서는 수동적이던 인물들이 자신의 운명을 개척해 나가는 인물들로 그려지고 있습니다.

자신의 목소리를 당당하게 내는 모습은 미래에서 만난 옛이야기의 주인공이 멋지게 보이는 이유입니다.


옛이야기를 모티브로 이렇게 재미있는 소설을 탄생시킨 작가들의 아이디어에 감탄하게 됩니다.

엣이야기를 좋아한다면, 그리고 SF 소설을 좋아한다면 꼭 읽어보길 권합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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