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섬이었을 때 - 2025 경남독서한마당 수상작
조경숙 지음 / 월천상회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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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위에 떠 있는 섬들.

혼자인 것 같다고 느낀 섬들은 다리를 놓기 시작합니다.

 

내가 다리를 놓는다고 해서

저쪽에서도 다리를 놓는 것도 아니고

마주 놓아간다고 해서 맞닿는 것도 아닙니다.

 

한꺼번에 다리를 놓으니 튼튼하지 않고

튼튼하게 놓으려니 너무 오래 걸립니다.

 

저쪽에서는 느리다고 불평을 하고

다른 쪽에서는 다리가 마음에 안 든다고 합니다.

 

점점 지쳐가는 섬은 더 이상 다리를 놓지 않기로 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메마른 섬에서 모래가 날아옵니다.

섬은 몹시 지쳐 보이는 섬을 바라보다 다시 다리를 놓기 시작합니다.

 

섬의 다리는 메마른 섬에 닿을 수 있을까요?

 

섬의 마음이 사람의 마음이네요.

사람은 혼자 살 수는 없습니다.

끊임없이 관계를 맺으며 어울려 살아갑니다.

 

하지만 가끔 외롭다고 느끼고

주변에 사람은 많지만 나만 혼자 떨어져 있는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혼자라는 사실이 불안해지면

다른 사람과 관계를 맺어보려 애를 씁니다.

 

그러나 그것조차 뜻대로 되지 않고 상처받는 일이 생기면

그냥 혼자 있고 싶어지기도 합니다.

 

우리는 관계 속에서 상처받고 힘들어지지만

또 그 관계를 통해 치유 받고 위로와 용기를 얻기도 합니다.

 

이 그림책은 이런 마음과 관계 맺음에 대해 너무 잘 표현했네요.

 

우리는 모두 다른 모습을 가졌습니다.

서로를 인정하고 서로를 돕고 지지해 준다면

자신만의 향기를 가진 멋진 섬들이 되지 않을까요?

 

힘든 삶 속에 따뜻한 용기를 전하는 그림책입니다.

 

*<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고 쓴 주관적인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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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비 북극곰 꿈나무 그림책 119
최영아 지음 / 북극곰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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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글입니다.

 

하늘에 해가 쨍하고 맑은데 비가 올 때가 있지요.

그럴 때 어른들은 여우가 시집간다고 하거나

호랑이가 장가간다고 말합니다.

 

이 말은 동양문화권에 퍼져있는 민간 설화에서 비롯되었다고 합니다.

여러 가지 버전이 있는데요.

이 책은 그중에 구름의 짝사랑 이야기를 바탕으로 그려진 그림책입니다.

 

하늘을 두둥실 떠다니던 커다란 구름이

꽃향기가 솔솔 실려오는 산골마을에 살고 있는

예쁜 여우를 만납니다.

 

여우를 보고 마음이 설레는 구름은

여우를 위해 그늘도 만들어주고 아름다운 눈도 선물합니다.

 

여우에게는 소중한 친구 호랑이가 있었는데요.

그런 둘의 모습을 보며

구름도 여우의 소중한 친구가 되고 싶어 합니다.

 

어느 날 산골마을에 불이 납니다.

구름은 온 힘을 다해 비를 뿌립니다.

 

그 사이 여우와 친구들은 모두 마을을 떠나고

기운이 빠져 작아진 구름은 여우를 찾아가지요.

 

그런데 그날이 바로 여우와 호랑이가 결혼을 하는 날이네요.

둘의 결혼을 지켜보던 구름은 가슴이 찌르르 아파집니다.

그리고 자신도 모르게 눈물을 뚝뚝 흘리지요.

구름의 짝사랑 이야기가 슬프면서도 너무 아름답네요.

 

그림도 정말 예쁜데요.

여우가 금박댕기를 늘어뜨린 모습의 표지부터

제 마음을 확 끌어당기더라고요.

 

꽃이 피고 석류가 달리고 눈이 온 동네의 사계절 모습.

수박을 먹고 썰매를 타는 모습

혼례복을 입은 여우와 호랑이의 모습....

작가님이 우리나라의 민화에서 영감을 얻어 그렸다고 하는데

어느 한 장면도 예쁘지 않은 장면이 없습니다.

 

여우비에 대한 슬프고 아름다운 이야기와

그보다 더 아름다운 그림을 감상할 수 있는 예쁜 민화 그림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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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의 고물 재봉틀 아이스토리빌 57
이규희 지음, 나오미양 그림 / 밝은미래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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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수네 반에서는 다음 달에 있을 특별활동 발표회에서

모둠별 연극을 하기로 합니다.

 

무대의상을 어떻게 할까 의논하던 중

미수는 자신의 집 창고에 있는 재봉틀을 떠올리고

무대의상을 자신이 맡겠다고 말하고

집으로 돌아와 무대의상 이야기를 꺼냅니다.

 

재봉틀의 주인은 할머니였는데요.

미수가 졸라대자 할머니는 무대의상을 만들어주기로 합니다.

 

오랜만에 재봉틀을 꺼낸 할머니는 옛 기억을 떠올리고

할머니는 미수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어린 나이에 서울에 올라온 할머니는

봉제공장에서 시다를 시작으로 재봉을 배우게 되었답니다.

재봉틀은 할머니의 어려웠던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물건이었지요.

 

하지만 할머니는 미수의 무대의상을 만들며

재봉질이 돈벌이가 아닌 즐거움으로 다가오게 됩니다.

 

할머니는 미수의 무대의상뿐만 아니라

조각 이불, 조각보를 만드는 데요.

이것으로 전시회도 하게 되고 조각보 강의까지 하게 되며

노동의 기쁨과 돈 버는 즐거움을 알게 됩니다.

 

요즘은 집에 재봉틀이 있는 집이 잘 없지만

예전에는 집집마다 재봉틀이 있던 시절도 있습니다.

 

지금은 잘 쓰지 않는 물건이라고 해서 고물은 아닙니다.

고물처럼 보여도 그것만의 가치가 있는 것이지요.

 

이상하게 저는 할머니의 모습이 재봉틀과도 겹쳐 보이더라고요.

대한민국 산업을 이끈 재봉틀이나 할머니 모두

현재의 우리를 있게 한 원동력이었습니다.

 

이야기 속에서는 열악한 노동환경을 위해 투쟁한

전태일 열사의 이야기와 함께

힘든 근무환경을 개선하려는 미수 엄마와

그런 엄마에게 힘이 되어주는 할머니의 모습이 그려집니다.

 

학교 청소 아주머니의 휴식공간 마련을 위해

학급회의에서 의견을 내는 미수의 모습은

어떤 사회가 좋은 사회인가를,

우리가 아이들에게 어떤 모습을 보여주어야 할지를 생각하게 하네요.

 

*<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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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고물상
현지영 지음 / 비엠케이(BMK)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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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집에 낡은 물건이나 고장 난 물건이 있으면

재활용 수거함에 넣거나 분리수거함에 넣습니다.

 

제가 어린 시절에는 달랐습니다.

고물장수가 리어카를 끌고 동네를 다녔거든요.

못쓰는 물건들을 잘 모아두었다가 고물장수가 오면

강냉이나 엿으로 바꿔 먹었습니다.

 

지금은 고물장수를 보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고

고물상을 보는 것도 쉽지는 않은 일이지요.

 

"뒀다가 엿 바꿔 먹어라!"

고물상에 대한 그림책을 읽고 나니 이 말이 갑자기 떠오르네요.

 

레코드판, 주전자, 고무신...

삐쭉삐쭉한 철근과 녹슨 고철....

바람에 나부끼는 헌 책과 폐지 한 무더기.

죄다 낡고 망가진 것들뿐인 이곳은 엄마의 고물상입니다.

 

하지만 이런 것들만 있는 것은 아니고요.

대문 옆에는 누렁이가,

마당에는 암탉과 병아리들,

그리고 병아리를 못살게 구는 고양이가 있고요.

담장 밑에는 포도나무와 꽃나무가 있습니다.

 

고물상 한쪽에는

갈 곳 없는 사람들이 머물며 살 수 있도록 만들어 놓은 방과

엄마와 아이들이 함께 사는 방도 있습니다.

 

아이들은 고물속에서 주은 장난감을 가지고 놀기도 하고

폐지 더미 속에서 골라온 동화책을 읽고

누군가 쓰다 버린 종이에 그림도 그립니다.

 

누구에게나 친절했던 엄마,

아이들을 엄마가 운영하셨던 고물상

그곳에서 아이들은 꿈을 꾸고 꿈을 키우며 자랍니다.

 

이 책의 저자는 부산시 공무원으로 재직중입니다.

고물상에서 나고 자란 자신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그림책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고물을 모으고 팔며 살았던 사람들의 모습과 풍경을 보며

예전의 기억들을 떠올리게 됩니다.

 

어렵고 힘든 시절을 보내며

다른 사람에게 친절함과 배려를 베풀었던 엄마의 모습은

정말 따뜻하고 정겹습니다.

 

자식을 위해 애쓰는 엄마의 모습을 보며

시대가 달라져도 변함이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되네요.

 

엄마의 사랑과 함께 옛 추억을 떠올리게 한 그림책입니다.

 

*<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고 작성한 주관적인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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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의 영화 레시피 - 10대의 고민, 영화가 답하다 특서 청소년 인문교양 19
김미나 지음 / 특별한서재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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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글입니다.

 

한 권의 좋은 책이 인생을 바꾸는 것처럼

한 편의 좋은 영화가 인생을 바꾸기도 합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책을 보라고 잔소리는 해도

영화를 보라는 보라는 잔소리는 하지 않습니다.

 

영화도 책처럼 다른 삶을 간접적으로 경험해 볼 수도 있고,

깨달음을 얻기도 하기에

좋은 책만큼이나 좋은 영화를 보는 것은 삶의 자양분이 될 수 있지요.

 

그래서 누군가 좋은 영화를 추천해 주면 참 반갑고 좋더라고요.

하지만 영화를 추천해 주더라도

'그냥 좋더라'보다 '이래서 좋더라'라고 해주면 더 좋겠지요?

 

그런데 딱 그런 책이 나왔습니다.

좋은 영화를 나열해서 소개해 주는 소개서가 아니고요.

소설 속에서 이야기를 풀어나가면서

상황에 딱 맞는 영화를 소개해 줍니다.

 

중학교 3학년이 준희는 우연히 들른 편의점에서 마녀 언니를 만납니다.

진짜 마녀는 아니고요.

준희가 언니를 처음 본 느낌이 그랬던 거지요.

 

마녀 언니는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늦깎이 대학생이고요.

준희는 공부 잘하는 언니, 오빠 틈에서

부모님의 기대에 부응하는 것이 버겁고

그 또래의 아이들처럼 친구 문제로도 고민이 많은 아이입니다.

 

준희는 이상하게 마녀 언니에게 이런 고민을 불쑥불쑥 말하게 됩니다..

준희의 고민을 들은 마녀 언니는

영화 보기를 권하며 영화도 추천을 해줍니다.

 

이 책에서 추천된 영화는 총 25편인데요.

 

자신감이 필요할 때 알라딘, 아이 필 프리티, 위대한 쇼맨, 원더

용기가 필요할 때 빌리 엘리어트, 헬프, 옥토버 스카이, 주토피아

깨달음이 필요할 때 히든 피겨스, 아이 캔 스피크, 조커, 모던 타임즈

친구가 필요할 때 우아한 거짓말, 우리들, 포레스트 검프, 플립

위로가 필요할 때 인사이드 아웃, 월플라워, 굿 윌 헌팅, 겨울왕국

미래의 꿈이 필요할 때 변호인, 파이널리스트, 그래비티, 스포트라이트, 아이, 로봇

 

제가 본 영화도 있고

아직 못 본 영화도 있더라고요.

못 본 영화들을 챙겨봐야겠다는 생각과 함께

본 영화는 한번 다시 봐야겠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목록을 저장해두었다가 필요할 때 찾아봐도 좋을 것 같고요.

 

소설과 영화 소개가 함께라서

영화의 주제와 생각거리를 더 쉽고 이해할 수 있어 좋았고요.

 

청소년 아이들이 이 책과 함께 영화도 본다면

스스로 자신의 고민을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아요.

또 부모가 함께 보고 이야기를 나누면

아이들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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