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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덩이 물고기 - 다른 시선으로 보는 힘
폴린느 팡송 지음, 마갈리 르 위슈 그림, 윤여연 옮김 / 아름다운사람들 / 2024년 11월
평점 :
아름다운사람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쓴 리뷰 입니다.
타고난 선천적인 나의 외모는 내 선택이 아니지만
그 현실이 나에게 큰 고통과 자괴감을 불러 일으킨다면
과연 그 당사자는 어떻게 행동하고 어떤 생각을
할 수 있을지를 재미있는 이야기로 접근하고 있답니다.
사랑스러운 색감과 귀여운 삽화와 함께 전개되고 심지어
제목까지도 엉덩이 물고기라는 기발함을 갖추었고
간결한 일러스트에 생각할 수 있는 주제를 담고 있어요.
아름다운사람들 출판사의 신간도서 엉덩이 물고기 그림책은
얼굴이 엉덩이처럼 생긴 물고기가 살아오면서 경험한
부당한 기억과 아픔 그리고 상처를 동화로 풀어내고 있답니다.
지금 청소년기에 접어 들고 있는 우리 맏이는 지금보다 훨씬
이뻐지고 싶고 사랑 받고 싶다는 바램을 갖고 있었는데
작품 속 엉덩이 물고기는 그냥 평범해지고 싶었다는 사실에
마음이 안쓰럽기도 하고 스스로를 돌아보게 만들었다면서...
내가 갖고 있던 평범함에 대한 소중함을 깨닫지 못했는데
엉덩이 물고기의 바램을 읽는 순간 나는 결핍을
모르고 지금까지 살아왔던 것은 아닌가를 반성했다더군요.
사실 우리 아이들은 동화책을 보면서 엉덩이 물고기가 그냥
귀엽다고만 생각했는데 당사자는 전혀 다른 시선으로
거울 속의 나를 보는 그 마음을 인지하니 함부로 무례한 질문들을
던지는 것과 같은 무심함이 가진 폭력성을 인지하기 시작했죠.
솔직히 말하면서 저도 다름에 대한 열린 생각을 갖기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았고 지금도 부족하며 더군다나 우리 아이들의 나이대를
지나올 때는 지금 내 딸보다 더 편협한 사고 방식으로 살았어요.
하지만 그 누구도 나에게 세상을 새로운 관점으로 봐야할 필요성에
대해서 말해주지 않았고 내적으로 성숙하지 못했고 2차 성징과 사춘기
폭풍을 지나오던 저는 그 부분까지 들여다볼 여유가 없었던 것이
핑계라면 핑계겠지만 최소한 우리 아이들은 기회를 주고 싶었답니다.
확실히 현재 세대를 살아가는 우리 아이들은 과거의 나와 달리 더욱
개방된 사회적 분위기와 개인 존중의 배려와 의식 수준을
강조하고 있긴 하지만 좀 더 좋은 세상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 세상 모든 이들이 상처 받지 않길 염원하며
애들과 이 책을 읽었는데 내 자식도 피해자가 될 수 있고
옆 집 아이가 고통 받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면
현실 속 이 모든 편견과 억압을 멈추라고 소리치고 싶어졌고 또한
이 작품을 더 많은 사람들이 함께 독서하기를 꿈꾸어보았네요.
정말 아이러니한 것이 제가 지금까지 살아보니 서로
모두 다름이 생존에는 얼마나 절실한 것인지는 앞으로 남은
긴 삶을 이어나가다 보면 저절로 깨닫게 되겠지만 지금 당장
눈 앞의 현실이 나를 괴롭히고 그것을 그냥 벗어나고만 싶은
아이들의 입장에서 보면 자존감이 바닥을 친 엉덩이
물고기처럼 이런 내 모습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지가 다소
의문일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기에 이 작품이 반가웠답니다.
왜냐면 더 이상 남들을 웃기고 싶지 않아진 엉덩이 물고기가
깊고 넓은 바다로 떠나 다른 세상을 직접 경험하고
그 과정에서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새로운 도전을 하는 모습은
아무리 안온한 삶을 살아가는 이라고 하여도 언젠가는 부딪치게
되는 수많은 삶의 문제들에 대한 해결법을 독서라는
간접적인 경험으로 제시하여 세상을 새로운 관점으로 보게
되면 전혀 다른 가치를 발견할 수 있음을 알려주고 있는 동화였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