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 전부터 이 사진집이 갖고 싶었는데 참고 또 참다가 중고 구매했다.
이사 다닐 때마다 종이책이 많으면 힘드니까 안 사려고 했는데 이 표지 사진이 자꾸만 아른거리는 거다.
중고 도서 판매자분이 책을 너무 예쁘게 포장해 보내주셔서 선물 받는 기분이었다(포장재도 충전재도 전부 환경을 고려한 종이). 감사합니다!
엄마가 이 사진의 어디가 그렇게 좋으냐고 물어서 함박눈이 펑펑 쏟아지는 날에 사람들의 온기로, 발자국이 만든 길을 조심조심 밟으면서 앞으로 나아가고 있는 인물의 운동감이 고스란히 담겨 있어 참 좋다, 보통은 인물을 한가운데에 찍을 거 같은데 이 사진가는 인물을 오른쪽 위에 배치하고 운동 방향도 대각선으로 포착해서 정지되어 있는데 움직이고 있다는 느낌이 들고 그 시간을 사진에 붙잡아 두었단 게 좋다고 했다.
옛날엔 염화칼슘이 없어서 눈이 오면 길이 꽁꽁 얼어붙곤 했고 아무리 조심해도 꼭 한 번은 넘어졌다. 이제 다시는 못 볼 눈 오는 날의 풍경일지도. 불편하고 힘들었지만 옛날이 그리운 건 어째서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