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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그림이 들려주는 사람 이야기
박영대 지음 / 현암사 / 2011년 12월
평점 :
품절
사극을 보면 가끔 궁 안 모든 대소사를 그림으로 남기는 화공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사진기가 없던 시절이었기에 직접 보고 그린 그림들이야 말로
'현재'의 것을 남길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을 것이다.
그러한 기록들이 있었기에, 또 잘 보존되었기에
좀 더 생생하게 그 때를 들여다보고 나름 상상의 나래를 펴보기도 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길쌈(김홍도)
여인들이 베를 짜는 모습이다.
지금은 손쉽게 살 수 있는 옷가지와 이불 등을 그 당시엔 손수 만들어 사용했다.
신라 유리왕 때 왕녀들을 두 편으로 갈라 길쌈을 시키고
8월 15일에 더 많이 길쌈을 한 편을 가렸다고 한다.
진 쪽은 탄식 소리를 내며 슬픈 노래를 부르고
이긴 쪽은 극진한 대접과 함께 가무와 더불어 온갖 놀이를 즐겼다.
이것이 '가베' 또는 '가위'라 일렀던, 오늘날 큰 명절인 '추석'이다.
베틀 뒤에 구경꾼도, 할머니 등에 업혀 신기한 듯 고개를 삐죽 내밀고 있는 아기의 모습도...
김홍도의 그림에선 늘 정겨우면서도 사람냄새나는 우리내 모습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
황현 초상(채용신)
동그란 안경테 속의 두 눈을 보면 오른쪽 눈동자가 약간 한쪽으로 쏠려
더 예리하게 보이는 것을 알 수 있다.
손에 들고 있는 책을 보아 이 사람은 선비라는 걸,
부채를 거머쥔 손동작에서 강한 의지를 느끼게 하는데
이 초상화의 주인공은 1910년 일본에 나라를 빼앗긴 울분을 참지 못하고
음독 자결한 시인이자 역사가인 황현 선생이다.
황현 선생이 순국한 후 뛰어난 초상화가인 채용선이 그린 그림으로
그야말로 애국지사의 모습이 한치의 흐트러짐도 없이 잘 표현된 그림이 아닐 수 없다.
신윤복, 윤두서, 김명국, 장승업 그 외 여러 화가들에 의해 그려진
40여 편에 가까운 옛 그림들을 만나볼 수 있다.
미인도나 달마도, 오륜행실도와 같은 조금은 익숙한 그림에서부터
낯선 그림이지만 그림에 얽힌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읽어가다 보면
어느새 박물관이나 미술관을 찾아야 볼 수 있었던 우리 조상들의 삶의 모습을
재미있게 그릴 수 있게 된다.
그림을 감상하며 한 시대의 삶을 들여다 본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우리 그림을 통해 당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상상해 보는 것은 정말 즐거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풍속화나 초상화 등 옛그림 하면 떠오르는 어려움과는 거리가 먼
아주 쉽게 읽히고 보이는 책이라 아이들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