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도 처음이라 그래
이승한 지음 / 메이킹북스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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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응답하라 1988을 보면서 서러워하는 주인공 덕선이에게 아버지가 '아빠도 아빠가 처음이니까... 우리 딸이 좀 봐줘' 하던 대사가 참 인상 깊었는데요. 아이 둘을 키우다보니 잠든 아이들 얼굴을 보면서 참 자주 그 말을 떠올리고 되뇌이게 되네요. '오늘도 미안해. 엄마도 엄마가 처음이라서......'


육아와 자녀 교육은 부모가 되기 전 상상했던 것보다 어렵고 막막하기만 합니다. 그런데 육아문제로 힘들어하고 고민하는 건 엄마들만은 아닌 것 같아요. 요즘은 육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아빠들도 많이 늘고 있죠. 우리 남편도 이런저런 이유로 짧은 육아휴직을 하게 되어 아이를 키우는 데에 많이 참여하는 편인데요. 그런 남편과 함께 읽고 싶었던 책이 이승한 작가님의<아빠도 처음이라 그래>입니다. 저자는 평범한 회사원이자 아빠로서 두 아이들을 키웠는데요. 아이를 키우면서 경험한 내용을 수필, 에세이 형식으로 엮었습니다.



이 책은 육아 지침서라기보단 에세이 성격이 더 강한 것 같습니다. 총 5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육아에 가이드라인을 제시해 주거나 하는 내용이 아니라 작가가 육아 현장에서 고뇌하고 직접 아이를 키우며 아빠의 입장을 솔직하게 표현하였습니다. 물론 그 과정을 따라 읽으며 배워야 할 점들이 참 많지만, 기본적으로는 깊이 공감하게 되는 내용들이 많아서 딱딱하지 않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아이들을 키우며 느낀 것들, 아이들과의 갈등, 부부싸움 등 작가의 일상이 약간의 유머코드를 섞어 생생하게 적혀 있어서 재미있었어요. 사교육에 대한 고민이라든가 게임으로 인한 부모와 아이간의 갈등은 어느 집에나 있을 법한 이야기들이어서 더욱 몰입해서 읽었네요.

기본적으로 작가님은 참 자상하고 아이들을 잘 이해해주는 아빠인 것 같아요. 다양한 방법으로 아이들의 마음을 읽으려고 노력하는 모습은 저도 남편도 본받아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육아 성공사례만 보여주는 게 아니라 작가님이 직접 경험해보고 솔직하게 반성하고, 거기에 피드백이 더해져 읽는 초보 아빠 엄마에게 더 나은 길을 보여주는 책이라 좋은 아빠가 되고 싶은 초보아빠들에게 추천합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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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에게 행운을 줄게 스토리블랙 4
방미진 지음, sujan 그림 / 웅진주니어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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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이고 아이고 할 것 없이 무서운 이야기를 참 좋아합니다. 그래서 공포영화나 소설도 꾸준히 인기를 얻는 것이 아닐까 싶은데요. 방미진 작가님의 <너에게 행운을 줄게>는 학생들을 주인공으로 하는 괴담 이야기 다섯 편을 엮은 호러 단편 동화집입니다.


이 책에는 총 다섯 가지 이야기가 실려 있습니다. 인형이 빙글빙글, 차랑 차랑 차랑, 빨간 단지, 우산 자리, 진짜 행운의 편지. 다들 어디서 들어보았을 법한 학교괴담을 모티브로 하고 있는 듯해요. <인형이 빙글빙글>은 빈 교실에서 춤을 추면 소원이 이뤄진다는 소문을 듣고 자신의 욕망을 이루기 위해 빈 교실에서 춤을 추게 되는 유민이라는 아이의 이야기인데요. 초반에 읽다보면 어디서 들어본 듯한 학교괴담 느낌이라 결말은 쉽게 예상할 수 있습니다. <차랑 차랑 차랑>은 분신사바를 하다 귀신의 소리를 듣게 되면서 귀신 소리를 쫓아내기 위해 방울을 흔드는 소녀와 친구에 얽힌 이야기입니다. 역시 분신사바라는, 우리가 잘 아는 괴담을 소재로 했어요. <빨간 단지>는 귀신을 가두는 할머니의 단지를 몰래 훔친 소녀의 이야기인데요. 요건 일본 괴담에서 들어본 것 같기도...... <우산 자리>는 빨간 단지의 주인공이었던 승애라는 아이가 전학을 가면서 친구들에게 소외되자 귀신이 서 있는 자리에는 비가 안 온다는 소문을 아이들에게 퍼뜨리는데요. 이 괴담은 전 초면이네요. <진짜 행운을 줄게>는 행운의 편지 문자 버전으로, 근거 없는 공포가 아이들을 얼마나 이기적으로 만들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예전에 영화 '여고괴담'을 봤을 때 느꼈던 으스스한 공포가 느껴지는 책입니다. 괴기스러운 느낌보다 여자아이들 사이의 미묘한 감정싸움, 심리묘사가 더 소름돋게 하는 것 같아요. 색채감있고 감각적인 삽화가 중간에 많이 샂입되어 있는데 그 그림들이 아름다우면서도 이야기를 더 오싹하게 만들어주는 매력이 있네요. 장르동화, 특히 호러동화는 어쩌면 엄마들 입장에서는 달갑지 않을 수도 있는데요. 사실 아이들도 무서운 이야기 좋아하잖아요. 학교라는 익숙한 공간을 배경으로 또래 아이들이 겪는 무서운 이야기는 아이들에게 몰입감을 주고 재미를 느끼게 해줄 것 같네요. 그래도 너무 무서워할 수 있으니 저학년보단 고학년 이상에게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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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짜고짜 맹탐정 책고래아이들 29
김근혜 지음, 한담희 그림 / 책고래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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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리동화를 참 좋아해서 탐정이라는 단어가 제목에 들어가면 반가운 마음으로 읽어보곤 하는데요. '다짜고짜 맹탐정'이라는 제목은 뭔가 어리숙하고 믿음직스럽지 못한 탐정의 모습이 떠올라 고개를 갸웃했어요. 맹이라는 글자가 주는 이미지 때문인 것 같아요. 그런데 맹탐정의 맹은 주인공 소년의 성이더라고요.

주인공 맹탐은 세상에 별 관심이 없는 조용하고 자존심 강한 성격의 소년입니다. 부모님이 이혼해 엄마와 외할머니와 함께 살고 있던 탐이에게 어느 날 엄마는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서 러시아로 유학을 가겠다고 합니다. 아직은 엄마의 손길이 필요한 초등학생 아들을 두고 배움을 차자 떠나는 엄마의 용기와 삶에 대한 열정이 참 대단하다 생각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엄마를 그리워하는 탐이의 마음이 너무 안쓰러웠어요. 엄마가 러시아로 떠나고 외할머니와 조금씩 갈등을 겪는 탐이. 엄마에게 버림받았다 생각하며 힘든 나날을 보내던 탐이에게 어느날 특별한 일이 일어납니다. 교실에서 화재사건이 일어나고, 담임 선생님이 탐이에게 사건을 해결하는 탐정 역할을 맡기게 되는데요. 선생님의 부탁으로 범인을 찾기 시작하는 탐이. 친구들에게 무관심했던 탐이는 친구 상철이와 방화사건을 조사하면서 반 아이들에 대해 조금씩 알게 되고, 친구들과 점차 우정을 쌓아가기 시작합니다. 삐걱거리기만 하던 외할머니와도 관계를 조금씩 회복해나가지요.

단순히 추리동화라고 생각하고 읽기 시작했던 '다짜고짜 맹탐정'은 맹탐이라는 소년의 성장동화였네요. 동시에 다양한 가정 형태와 사회적 문제들을 함께 보여주기도 합니다. 이혼가정에서 자라다 엄마의 유학으로 조손가정이 된 탐이, 알코올 중독자 아빠에게 아동 학대를 당하는 소정이, 바쁜 부모님 대신 다운증후군 동생을 돌보며 지내는 상철이. 각자의 고민을 가지고 있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며 한창 성장하는 우리 아이들도 많은 생각을 해볼 수 있을 것 같아요. 내 친구가, 또는 내가 책 속 친구들과 같은 상황이라면? 아마 내 고민이 제일 힘들다 생각하는 사춘기 아이들에게 한층 더 성숙해지고 주변을 바라볼 줄 아는 힘을 길러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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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탐정 닭다리 탐정 3 - 로마에서 사라진 반지 명탐정 닭다리 탐정 3
정인아 지음, 정예림 그림 / 모든북스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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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리소설을 좋아하는 저에게 탐정이야기는 아이들 동화라고 해도 관심의 대상입니다. 명탐정 닭다리탐정 1, 2권을 재미있게 읽고 3권도 기다리고 있었는데요. 3권의 부제는 '로마에서 사라진 반지'입니다. 이제는 세계로 뻗어나가는 닭다리 탐정이네요.



닭다리탐정은 진짜 닭이라서 닭다리 탐정이 아니지요. 아닙니다. 박조수가 만드는 특별한 닭다리 튀김을 먹으면 특별한 능력을 발휘하여 사건을 해결하기 때문에 닭다리 탐정이라 불리는데요. 하늘을 나는 기능이 숨겨진 망토를 걸치고, 먹으면 눈이 10배 좋아지는 초능력 닭다리 튀김을 먹는 등 재미있는 설정이 가득해서 아이들이 좋아할 것 같은 이야기입니다. 이번 책에서는 피자가게의 지오반니씨가 페퍼로니 피자를 갖고 닭다리 탐정을 찾아옵니다. 로마에 살고 있는 여동생 지오리따의 결혼식에 참석해달라고 부탁을 하는데요. 부탁을 받아들여 머나먼 이탈리아에 가게 된 닭다리 탐정과 박 조수. 지오리따의 결혼식장에 도착하지만 결혼반지가 사라지는 사건에 휘말리게 됩니다. 범인이 남긴 편지를 따라 이탈리아 곳곳을 누비며 범인을 찾는 닭다리 탐정. 피사의 사탑, 곤돌라, 트레비분수, 콜로세움 등 닭다리 탐정 일행을 이리저리 옮겨다니게 만든 범인은 과연 누구일까요?

이번 3권은 이탈리아가 책의 배경인만큼 이야기 곳곳에서 이탈리아의 유명 관광지를 소개해주는 재미가 있네요. 직접 가보기 힘든 이탈리아의 관광 명소를 닭다리 탐정과 함께 여행하는 기분이 듭니다. 뿐만 아니라 이야기 중간중간 숨은그림찾기나 미로찾기, 암호풀기 등 퀴즈도 실려있어서 다양한 재미를 느낄 수 있습니다. 그냥 추리동화에서 끝나지 않고 아이들이 다양한 방법으로 즐길 수 있는 놀이북 역할도 해주어서 즐거움이 두 배 입니다. 동화도 읽고 퀴즈도 풀고 일석이조네요. 게임이 다양해서 어린이 독자들이 이 책을 더 몰입해 읽을 수 있을 것 같아요. 더군다나 게임이 많이 어렵지 않아서 저학년 아이들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겠어요.

지오반니의 초간단 페퍼로니 피자나 박 조수의 초능력 닭다리 튀김 등 이야기 속 레시피, 재미있는 게임들, 닭다리 탐정과 박조수의 모험 이야기 등 많은 재미를 주는 '명탐정 닭다리 탐정 3'. 추리물이나 다양한 게임을 좋아하는 어린이 독자들에게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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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속의 시계탑
니시노 아키히로 지음, 노경실 옮김 / 소미아이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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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뚝마을의 푸펠' 애니메이션을 기억하는 분들이 정말 많을 듯한데요. 이 감동적인 애니메이션에 원작이 있다고 하더라고요. 굴뚝마을 푸펠의 원작 작가인 니시노 아키히로. 이번에 신작이 출간되었다고 합니다. 'Tick-Tock 약속의 시계탑' 이라는 책으로, 굴뚝마을의 푸펠 감성을 잊지 못하는 분들에게 또다른 감동을 줄 수 있는 책입니다. 저도 기대를 하며 읽어보게 되었어요. 



이 책은 11시 59분에 멈춰 있는 시계탑과 이 시계탑을 오래도록 관리하고 있는 틱톡이라는 인물의 이야기입니다. 반딧불로 가득한 숲속에 있는 '약속의 시계탑'. 그 시계탑의 시계는 어디 부서진 데도 없고 고장나지도 않았지만 이상하게도 11시 59분에 멈춰져 있습니다. 여기에는 사연이 있는데요. 과거의 어느 날, 틱톡은 시계탑에 놀러 온 니나를 만나게 됩니다. 틱톡은 시계탑 안에 살며 시계 관리를 하지요. 성실한 틱톡은 시계박사입니다. 니나는 고아원에 살고 있지만 마을 사람들 모두에게 사랑받는 인기녀입니다. 니나와 틱톡은 서로에게 호감을 느끼고 사랑하는 사이로 발전하게 되고, 날마다 시계탑 안에서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지냅니다. 그런데 니나의 팔에는 저주에 걸린 '드럼 섬'에서만 자라는 불꽃나무가 자라고 있었어요. 니나의 엄마도 같은 병에 걸려 불꽃나무에 몸이 먹혀 결국 한 그루 나무로 변해버리고 말았지요. 우울해하는 니나를 위해 틱톡은 니나와 시계탑에서 자정을 알리는 12시 종소리를 함께 듣기로 약속합니다. 하지만 그 약속은 지켜지지 못했어요. 마을에 불의 비를 퍼붓는 무서운 구름인 불새가 침범하여 온 마을이 불길에 휩싸이게 되고, 니나의 행방이 묘연해진 것입니다. 틱톡과 사람들은 사흘 내내 니나를 찾았지만 아무 종적도 찾을 수 없었습니다. 니나는 불새가 일으킨 화재로 죽은 것일까요? 니나와의 약속을 지킬 수 없게 되자, 시계는 12시 종소리를 울리지 않고 11시 59분에 멈춘 채 움직이지 않게 됩니다. 마치 틱톡과 니나가 만나기로 한 12시가 되기를 거부한 것처럼요. 니나와의 약속을 지키고 싶은 틱톡의 소망을 알고 멈추어 준 것일까요. 니나는 정말 죽은 걸까요? 틱톡은 과연 니나를 만날 수 있을까요?

정말 독특하고 환상적인 이야기입니다. 판타지 소설이나 동화를 보면 사람들에게 사랑을 많이 받고 아껴주는 물건들에 정령이 깃들거나 인격이 생기는 설정을 많이 볼 수 있는데요. 이 책의 시계도 그런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틱톡의 관심과 보살핌을 받은 신비한 시계탑은 스스로의 인격을 가지게 되어 틱톡의 소망을 지켜준 것 같습니다. 틱톡과 니나가 서로 사랑하고 간절히 만나기를 바랬던 만큼, 틱톡과 시계탑 사이에도 깊은 신뢰와 믿음이 생긴 것은 아닐까요? 틱톡도, 시계탑도, 진정한 사람과 믿음에 대해 잘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나라면 누군가를 그렇게까지 믿고 기다릴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어요. 틱톡과 니나의 사랑 이야기를 통해 아이들도 어른들도 마음 속에 깊은 울림을 느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일본인 작가의 책인데, 한글과 영어가 함께 적혀 있는 독특한 구성을 보여주네요. 아름답고 신비한 그림에 깊은 감동을 주는 스토리, 영어까지 공부할 수 있는 독특한 그림책이네요.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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