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지 않는 사람들, 사회적 기업 만들기>를 읽고 리뷰해 주세요.
사회적 기업 만들기 - 무함마드 유누스의
무하마드 유누스 지음, 송준호 옮김 / 물푸레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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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처음 사회적 기업을 알게 된 건 2006년 여름, 지금부터 5년전으로 기억한다.
그땐 이 '사회적 기업'이라는 개념이 굉장히 생소한 개념이었다.
인턴시절, 서울대 다니던 친구가 '요즘 하버드에서 강의하고 있는 가장 주목받는 비즈니스 모델'이라면서 사회적 기업을 주제로 프레젠테이션 프로젝트를 하자고 했었는데 당시엔 자료를 조사하고, 발표를 하면서도 개념을 제대로 잘 이해하지 못했던 것 같다. 게다가 국내엔 생소한 개념이라 한국자료도 별로 없었다ㅠㅠ

 

그런데 2011년인 지금, 사회적 기업은 하나의 트렌드가 되어버렸다.
대학원에서도 사회적 기업에 대해서 엄청(?) 공부했더랬다.
그런데 그 와중에서도 늘 헷갈리는게 있었으니 사회적 기업과 기업의 사회적 책임, 비영리 조직과 어떻게 다른가 였다. 분명히 달랐는데 접점이 모호했다.
그 밖에도 사회적 기업에 대해서 겉핥기만 알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을 떨칠 수 없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사회적 기업'에 대해서 정확히 알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이 책은 쓴 사람은 사회적 기업의 창시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무함마드 유누스 선생님.
2006년 노벨 평화상을 수상했고, 그라민 은행을 세우고 현재도 사회적 기업모델을 전파하는데 여념이 없는 사람이다.

 

글로벌 경제 위기 이후로 많은 것이 달라진 걸 느낀다.
물론 우리나라는 빠른 위기대처 능력으로 위기상황을 빨리 대처해서 IMF때보다 참담하거나 하진 않았다지만 전세계적으로, 특히 사회적인 부분과 경제적인 부분에서 출간되고 있는 책을 보면-
책이 사람들의 생각과 사고를 반영한다고 가정해볼 때, 지금 사람들은 실패하고 실망한 자본주의 대신 대안이 될 만한 시스템, 무언가를 찾고 있고 있는 것 같다.
이 책 역시, 자본주의의 반성과 대안의 시도로 주목받고 있기 때문에, 작년에 출간되었지만 우리나라에는 올해 번역본이 나온거 아닐까 싶다.
대세는 포스트 자본주의 인듯 싶다.

 

이 책은 '효율'과 다른 '행복'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사실 사회적 기업자체가 그렇다.
사회적 기업은 기본적으로 사람의 이기심과 창의성을 존중한다. 그러나 동시에, 인간은 이타적인 존재라는 것도 인정한다.

책은 마이크로크레딧을 시작하게 된 계기로부터 출발한다. 오늘날의 BOP개념과도 맞닿아있는 사업.무함마드 유누스는 그라민 은행을 통해서 가난한 사람들이 무능력해서가 아니라, 시스템에 의해서 가난이 외부적으로 한 개인에게 지워진 것이라는 사실을 발견한다.
가난은 외부적인 것이므로 제거도 가능하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이 책은 사회적 기업의 이론, 이미 활동 중인 여러 사회적 기업의 사례, 사회적 기업의 실천방안 순서로 내용이 담겨있다.

이 책에서 이야기 하는 사회적 기업이란.. 완전히 새로운 형태의 기업이다.
일반적인 기업의 목표는 이윤 극대화고, 비영리 조직은 자선과 기부에 의존하지만
사회적 기업은 재정적, 경제적 지속가능성을 달성하면서 사람들과 사회를 위협하는 문제를 극복하는데 목표를 둔다.

이 두 가지를 동시에 이루는 것이 가능한가? 사회적 기업은 '가능하다'고 말한다.
물고기를 잡아주는 것이 아니라 물고기를 잡는 법을 사람들에게 가르쳐 준다면.

 

누군가는 마이크로 크레딧을 고리대금업자라고 간주하며 사회적 기업을 일그러뜨리려고 하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회적 기업이 앞으로 사회에 보편타당하게 자리잡을 것이라고 저자가 주장하는 이유는 이 비즈니스 모델 속에 '이상적인 사회를 현실로 만들고자 하는 진정성이 담겨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나는 이 부분이 제일 마음에 들었는데-
매일 불평만한다고 해서, 키보드에 손을 얹고 힘든 사람들에게 응원만 보낸다고 해서 세상이 달라지진 않는다고 생각한다.
세상을 바꾸려면 개인 스스로 먼저 행동해야 하고, 바꾸어 나가는 '실천'을 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이런 일이 쉽진 않다.
쉽지않은 실천을 위한 배경이랄까, 받침대 같은 것이 바로 사회적 기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많은 예시로 모델의 논리성이나 적합성이 이미 검증이 되었으며- 현재 진행형으로 지구 반대편에서 계속 사회를 바꿔나가고 있으므로.

 

그래서 보란듯이 이 책의 두 번째 챕터에서는 현실속에 자리잡은 '그라민 다농'케이스를 다루고 있다. 누군가의 이상이 현실에 실현되기 까지 생겼던 문제들과 이를 극복하면서 배운 교훈들을 담고 있다.
그래서 배운 교훈들은 이런 것들이었다.
- 유연성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 가장 중심 목표는 잊지 말라
- 도움을 주고자 하는 사람들의 문화에 젖어들어라
- 협력업체의 도움을 활용하라
- 다른 시장에서 다른 기회를 이용하라
- 자신의 생각에 의문을 제기하라

 

이 책에서는 친절하게 사회적 기업을 시작하는 방법도 알려주고 있는데 역시 중요한 것은 이타심과 창의성, 그리고 지속가능한 실천이다.
그리고 사회적 기업은 사실 대안적인 시스템, 그 자체가 해답이라기 보다는 사회적 기업을 받아들이는 문화 자체도 함께 변화해 나가야, 사회적 기업이 지속가능하게 된다는 것은 이번에 새롭게 알게된 사실이다.
그리고 너무 당연하지만, 사회적 기업에서 가장 핵심은 '사람'이라는 것.

 

의료분야의 사회적 기업 케이스와 워터 프로젝트도 흥미로웠고,
사회적 기업을 운영하기 위해 어떻게 사업계획서를 작성하고 투자자를 모집해야 하는지에 대한 내용까지 담겨 있어 읽으면서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정말 사회적 기업을 운영해본 사람의 노하우가 축적되어 있었다고 할까.

 

무엇보다 이 책이 괜찮다라고 생각되었던 이유는 사회적 기업의 과거 뿐 아니라, 끝부분에 사회적 기업이 나아가야 할 미래방향까지 제시해놓았기 때문이다.
사회적 기업은 여러가지 형태와 종류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정답과 오답이라기 보다 일종의 견본 스타일의 모델을 담아놓아 보는 사람이 좀 더 다양한 측면에서 생각해볼 수 있는 여지를 준 것이, 이 책이 추상적으로 흐르는 것을 막아주어서 좋았다.

 

책 마지막 장에는 이런 말이 있다.
"우리의 소원이 실현되기를 바란다면 그 소원을 믿어야 한다.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적절한 개념, 제도, 기술, 정책을 만들어 내야 한다.
목표가 불가능하게 보이면 보일수록 일은 더욱 흥미진진해질 것이다...
..(중략).. 만일 기꺼이 이 꿈을 나와 함께 나눈다면, 그리고 사회적 기업을 통해 이미 꿈을 현실로 바꾸는 데 착수한 세계 곳곳의 사람들과 함께하기를 원한다면,
이 흥미진진한 길을 함께 가자"

 

 

이 책을 많은 사람들이 읽고,
우리나라에서도 좋은 사회적 기업이 많이 생기고, 이로 말미암아 지금보다 조금 더 좋은, 나은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무함마드 유누스가 아니라 한국에서도 한국형 사회적 기업가가 등장해서, 좀 더 한국사회와 문화에 알맞는 사회적 기업을 제시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램도 생겼다.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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