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근과 채찍>, <디퍼런트>를 읽고 리뷰를 남겨 주세요
-
-
당근과 채찍 - 목표로 유인하는 강력한 행동전략
이언 에어즈 지음, 이종호.김인수 옮김, 최정규 감수 / 리더스북 / 2011년 1월
평점 :
절판
너무 읽고 싶었던 책이었다.
이 책의 부제는 '목표로 유인하는 강력한 행동전략'
그리고 '넛지에 이어 전세계가 주목한 행동경제학의 실천편'
도대체 어떤 내용이 있을까 궁금했기 때문이었다.
살 빼자, 공부하자, 고 생각하고 번번히 작심삼일이 아니라 작심 세시간도 못채우고 포기해버리는 나에게 뭔가 특별한 반짝반짝한 비법을 줄 것만 같았기 때문이다.
책은 무려 362페이지에 달해 꽤 두꺼운 편이었지만 열심히 읽어나갈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이런 의지박약 나를 구원해줄 무언가가 있을까 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결국 나는 나를 달리게 할 '당근과 채찍'을 찾았는가? 하하, 글쎄...^^;
나는 개인적인 문제에서 책을 펼쳐들었지만, 사실 당근과 채찍은 여러곳에서 필요하다.
특히 기업같은 대규모 공동체를 이끄는 사장들은 직원들의 동기유발을 위해서 여러가지 다양한 이벤트를 하기도 하고,
공공정책 분야에서는 사람들이 효과적으로 목표로 이끌기 위해서 벌금을 많이 매기기도 한다.
당근과 채찍을 어떻게 잘 설계해서 목표를 달성하게 할 것인가, 가 이 책을 쓴 이언 에어즈(예일대 법대교수이자 경영대 교수)의 목표다.
이 책에서는 '약속실천계약'을 당근과 채찍의 실천전략으로 제시한다.
뭐랄까 안철수교수님의 공부법과 비슷했다. (안철수 교수님은 책임감이 강한 사람이고 스스로 그 사실을 잘 알기 때문에, 잘 모르는 분야를 공부할 때는 어떤 잡지에 칼럼을 기고하겠다고 약속을 해버렸다고. 그러면 약속을 지키기 위해 공부를 해서 칼럼을 쓰고야 말았다고. 자기자신을 그럴 수 밖에 없는 상황으로 내모는 거다)
그런데 단순히 약속실천계약을 세우는 게 아니라, 실제로 어떻게 계약조건을 만들것인가,에 대해서 이책에서는 여러가지 실험들을 하고 분석을 해 합리적인 방식을 찾아내기 위해 노력하는 내용이 나온다.
1. 사람들은 '현재'에 중독되어 있다. 시간이 닥칠수록 인내심을 잃는다. 지금 당장 만족이라는 유혹에서 벗어나질 못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보상이 눈앞에 가까워질수록 작더라도 더 빨리 받는 쪽을 선택한다.
이를 저지할 수 있는 방법은 오디세이에 등장하는 '오디세우스' 방법인데, 사이렌의 유혹을 피하기 위해 기둥에 자신을 묶으라고 선원들에게 명령하는 방법이 그것이다.
그 전에 먼저 약속실천계약의 혜택을 인지하고 있어야 하는데, 기본적으로 사람들은 일시적 선호에 따라 선택을 할 수도 있음을 인정해야 한다.
사람들은 과거를 무시하고 이번에는 다를 것이라고 손쉽게 믿어버리기 때문이다.
2. 행동 제한 약속을 한다. 이 약속의 핵심은 미래에 할 선택의 폭을 축소시키는 것이다.
p98에 이런 내용이 나와 있다. '초콜릿 케이크를 더 먹지 말라고 격려하기만 하는 전통적인 당근과 채찍으로 해결하기 힘들다면 말 그대로 미래에 자신이 아무런 선택도 할 수 없도록 만들어야 한다. 아니면 가장 인내심이 부족한 미래의 자신마저도 무시할 수 없는, 엄청난 금액이 걸린 약속으로 선택을 봉쇄하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
이 것을 시작으로 '어떤 것으로', '누구에게', '어떤 결과를'에 관한 약속의 세부사항을 정해야 한다.
(물론 완전히 모든 걸 한번에 해결하는 맞춤식 약속은 존재하지 않는다)
3. 너무 강한 채찍은 참여제약을 부른다. 채찍의 크기를 정할 때는 장기적이거나 혹은 평생 지속가능한 실천 약속인지를 고려해야 한다.
(너무 강한 채찍일 경우, 행동제한약속기일이 끝나면 다시 원상태로 되돌아갈 수 있으니)
채찍>당근. 대부분의 사람들은 당근을 얻기 위해 노력하기 보다는 채찍의 고통을 피하기 위해 두 배 더 열심히 일한다. 게다가 당근은 비용이 너무 많이 든다;;
4. 당근을 줄때는 무지 많이 주거나 아예 주지 말아야 한다. (당근의 효과는 액수가 커야 나타난다) and 채찍의 역효과도 존재(ex. 난 벌금냈으니까 무단횡단해도 돼)
그리고 다른 사람을 따라하게 되는 또래압력이 존재하며(다른 사람들이 다 다이어트를 하고 마르면 나도 동조하게 되는;;;)
행동제한약속을 성공하기 위한 한가지 방법 중 하나는 자기협박인데, 약속을 공헌한다. 그러면 '창피'를 피하기 위해 노력하게 된다.
(특히 과시욕이 강한 사람들에게 더 잘 먹히는 방법!)
5. 그렇다면 약속하고 난 뒤 어떻게 그 약속을 계속 지켜나갈 수 있는가? 다이어트 후 오는 요요현상은 어떻게 막을것인가?
여기에선 마음다잡기약속이 필요하다. 즉 규칙적으로 다시 자기감시를 하는 것인데 이를테면 매일 체중을 재는 일을 하는 것 같은 것이다.
그리고 현실적인 계획이 필요한데, 여기에는 재미있는 실험케이스가 하나 나온다. 사람들을 3그룹으로 나누어, 3주동안 에세이 3편을 마감하는 것인데 첫번째 그룹은 일주일에 한편씩 마감, 두번째 그룹은 3주후에 3편 모두 마감, 마지막 그룹은 자발적으로 3주 안에 언제 끝낼지 스스로 정해서 보고하도록 하는 실험이었는데- 가장 효율적이고 퀄리티가 좋았던 그룹은 역시 첫번째 그룹이었다!(닥치면 하게 되는게 인간의 심리!!인가 싶었다,ㅋㅋ)
또한 너무 칼같이 성공여부를 나눠놓지 말고 목표치에서 플러스, 마이너스 만큼 완충지대를 만들어 놓아 성공을 누릴 수 있게 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결국 결론은 목표를 잘게 쪼개 단기 목표를 세우라는 것이었다.
6. 약속실천계약의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에 대한 내용도 나와있다.
사람의 욕구는 풍선같아서 한쪽을 누르면 다른 쪽에서 부풀어 오르기도 한다. 중독전이 현상이라고 소개된 건데 비만을 해결한 환자들 중에 도박이나 쇼핑중독같은 다른 강박증세를 겪는 것이다. 자제력이 고갈되버리는 것인데, 이걸 어떻게 해결하는가? 책에서는 이런 자율규제능력도 훈련을 통해서 강해질 수 있다고 한다. 마치 근육처럼 훈련을 통해서 인생의 한부분에서 자기조절훈련을 하면 당장은 자제력고갈 현상이 생길지 몰라도 길게 보면 인생의 다른 부분에 도움이 되는 자제력을 키울 수 있다고 한다.
(마시멜로우 책에 나온 사례를 들었다. 눈앞에 있는 머쉬멜로우를 참은 4살짜리가 나중에 대학입시 성적이 더 좋았다는)
그렇지만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를 놓치지 않고 들고 있는데- 약속실천계약을 달성했다고 해서 이것이 곧장 행복으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었다.
이 책의 마지막부분에서 나온대로 유인이나 약속실천계약, 반대 유인등이 등장하는 행동경제학과 심리학은 아직 걸음마 단계에 있다는 걸 저자도 명시했고
이 약속실천계약 자체도 사람마다 다 달라지기 때문에 행동경제학의 특정 논리로 일반화 시키기엔 다소 무리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에 있는 내용들은 여러케이스들을 통해 보편적인 사람 훈련법(?)을 계획하는데 많이 도움이 된다.
책 뒤편에는 이 책을 감수한 최정규 교수님이 책의 줄거리를 매끄럽고 정교하게 요약해 놓으셔서 책의 내용을 깔끔하게 한번 더 정리해볼 수 있다.
오늘의 자아와 내일의 자아가 싸우는 과정, 미래보다 현재를 좋아하는 우리를 훈련하는 과정을 담은 이 책이 한 동안 스스로 어떤 약속실천계획을 할 것인지
나를 한 번 더 돌아볼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줄 수 있을 것 같다.
나는 개인적으로 생각했지만 사실 동기부여를 못해 답답해했던 조직의 장이나 공공정책을 활성화 시키기 위해 애쓰는 사람들에게도 좋은 책이 될 것 같다.
인간의 복잡함을 다 풀어낼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계속 수정에 수정을 거듭하면서 한결 더 나은 인간이 될 수 있다면
그 노력만으로도 충분히 대견해할만한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