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의 번영, 미래를 알고 싶은 욕망을 파는 사람들>을 읽고 리뷰를 남겨 주세요.
미래를 알고 싶은 욕망을 파는 사람들
윌리엄 A. 서든 지음, 최은정 옮김 / 스마트비즈니스 / 2010년 12월
평점 :
절판


내가 미래에 훌륭한 사람이 될 확률은?
50대 50이다.
모든 확률은 반반이고, 기인것과 아닌것으로 구분된다.
신문에서 빠지지 않고 나오는게 기업들이 신사업 개발을 하고, 돈벌이가 될만한 새로운 산업을 찾아다닌다는 뉴스다.
이건 몇 십년전에도 그랬고, 앞으로 몇 백년 후에도 그럴 것이다. 모든 것은 변하고 오늘의 캐쉬카우는 내일에 뭐가 되어있을지 알 수 없고, 보장되지도 않기 때문이다.

 

미래를 알고 싶은 것은 인간 고유의 본성이다. 그런 인간의 본능을 이용해 돈을 버는, 욕망을 파는 사람들에 대한 보고서가 나왔다.
단언컨데, 이제껏 읽어왔던 모든 미래예측서의 종결자 역할을 해낼만한 책이다.
왜냐하면, 이 책은 예측을 한다는 것들의 결과를 거꾸로 추적해봄으로써 실제로 '얼마만큼 예측이 맞았느냐'를 평가해보고 '미래는 예측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고, 이 결론에는 적어도 그동안 내가 봐왔던 예측가들의 근거보다는 훨씬 타당성있는 검증 사례들이 실려 있기 때문이다.

 

책은 꽤 두껍다. 477페이지짜리로, 기상학과 경제학, 투자와 기술평가, 인구통계학, 미래학과 조직기획- 7가지 예측산업에 대해 세밀히 조사해놓았다.
그렇지만 책의 내용이 꽤 재미있는 편이라 술술 읽을 수 있어서 하루만에도 읽을 수 있다.

 

전문가라는게 존재하는가?

"누군가 나에게 사람들이 가장 불안해하는 문제가 무엇인지 묻는다면, 미래의 일이라고 대답할 것이다. 우리는 미래를 끊임없이 걱정한다."
이건 단지 욕망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미래를 알게 되면 사람들이 얻는 이득이 엄청나기 때문이다.(심지어 다음주 로또 번호만 알게 되어도 게임끝-_-;; )
이렇게 극단적이지 않더라도 언제 태풍이 온다거나 언제 사업이 확장될지를 안다면 많은 이득을 얻을 수가 있다.
예측사업은 예측이 아니라 '사업'으로 존재하며 수십만명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매년 2천억 달러를 쏟아붓고 있지만 뚜렷하게 예측이 맞은 경우는 존재하지 않는다. 또한 예측이 틀려서 생기는 파급력 또한 엄청난 손실을 가져온다.
어쩌다 한번 우연히 맞을 수 있지만, 우연은 연속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왜 전문가를 믿는가? 믿는 행위는 인간의 가장 감정적인 행동이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보고 듣는 것을 믿기는 쉬워도 의심하기는 어려운게 사람이다.
따라서 우리가 취해야할 태도는 '수 많은 정보 가운데서 '반드시 일어날 일'이 아닌 '일어날 가능성이 있는 일'들을 골라내는 것'이다.라고 이 책은 말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자면, 경제예측의 경우,

경제성장과 인플레이션이 급격히 변동했던 1970년부터 1980년까지의 예측성적을 살펴보니 '어떤 예측가들도 심각한 불경기의 시작을 감지하지 못했다'
심지어 '우연히 맞출 확률'보다도 낮았다.
경제학자의 평균적인 에측 능력은 단순한 추측수준이며, 꾸준히 뛰어난 예측을 하는 경제학자는 없었고, 정교한 모델이 정확도를 상승시켰던 것도 아니었다.
합의예측도 정확성을 높이지 않았고, 지난 40년 동안 경제예측 능력이 개선되었다는 증거는 없다.
경제학 교과서에 실려 있는 필립스 곡선 역시 1960년대 이후로 전혀 다른 곡선을 보여주고 있다. 경기는 순환되지 않는다.
이렇게 써놓고 보니 암울한데, 진짜라고 되어 있었다.
왜 이렇게 오류가 많을까, 경제학의 기본 바탕이 되는 '데이터'자체가 양이 부족하고 오류가 많기 때문이다.
경제학의 제 1법칙-한 경제학자가 있으면 반드시 그에 반대하는 경제학자가 있기 마련이다.
경제학의 제 2법칙-이 둘 모두 틀릴 가능성이 높다.
잘못된 예측은 불필요한 불안감을 증폭시킨다는 것을 이야기 한다.

 

경영예측은 어떤가?
 전략기획의 기업경영모델, PPBS, BCG매트릭스... 는 극히 소수의 전략만 성공한 것을 사례들을 통해 알 수 있다. 또한 기획가가 미래에 대해 알고 싶어하는 날씨, 경제, 자본시장, 기술개발, 사회트렌드는 예측 불가능하다. 중요한 건 조직 그 자체도 예측이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조직을 복잡하고 예측 불가능하게 만드는 요인은 의사결정권자의 '비합리적인 의사결정과정' 때문이다.
조직이 어떻게 움직이는 가를 정확히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으며, 우연의 현상에도 쉽게 영향을 받는다.
성공모델이 실패모델이 되기도 했다. 전략의 성공과 실패는 전략의 우수성이 아닌 시간, 장소, 환경등 무수히 많은 요인에 의해 결정된다.
미래가 고정되있는 것이 아니라면,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가?
피터드러커는 이렇게 말했다. "전략상의 의사결정권자가 직면한 문제는 그의 조직이 내일 무엇을 해야 하느냐가 아니다. 바로 불확실한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 오늘 무엇을 해야 하는가를 고민하는 것이다."
결국 '모든 것은 변하며 사람도 변하고 환경도 변하며 아이디어도 변하므로', 리더는 조직을 통제하거나 미래를 예측할 수는 없지만 변화에 잘 적응해 나갈 유연성이 뛰어난 조직을 만들 수는 있다. 그러므로 리더는 경영과학에서 보여지는 것보다 훨씬 미묘하고 복잡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예측이 적중했을 때 가장 수익이 높은 분야, 증시예측도 역시 별반 다르지 않다.

시장의 과거 패턴은 미래에 관해 어떤 단서도 제공하지 못한다. 현실은, 기술적 분석가들은 빈번한 주식매매를 추천하기 때문에- '기술적 분석가들은 소비자들에게는 요트살 돈을 벌어주지 못하지만 정작 중개인들에게는 요트 살 돈을 벌어다 주고 있는' 상태다.
그나마 과학적 요소를 담고 있는 게 기본적 분석인데.. 이런 기본적 분석이 유효한가를 살펴보려면 투자 전문가들이 시장에서 기대수익률을 상회하는 이익을 얻고 있는가를 분석하면 된다. 살펴보면, 현실에선 시장 권위자가 출현하고 그들의 예측을 확신하는 수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부문의 주식을 사고팔며 예견된 방향으로 움직이고, 그 결과 예측을 스스로 이루는 꼴을 만들어내고 있다. 그렇지만 앞에 말한대로 계속 적중하기는 쉽지 않기 때문에 결국 시장권위자는 명성을 잃을 수 밖에 없게 된다.
월가의 전설이라 불리는 피터린치도 '시장예측이 가능하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이야기한 부분이 나왔다.
그런데 보통 투자가들이 시장의 평균수익률을 넘어서지 못한다면, 피터린치는 뭥미? 할 수 있는데... 이 경우는 스탠퍼드 대학의 교수님의 설명이 이렇게 나온다.
"동전을 던져 5번 연속으로 앞면이 나올 확률은 32분의 1이다. 피터 린치가 그 32분의 1인 것이다. 실제로 250분의 일이라 말하는 것이 낫겠다. "
그렇다면, 250분의 1이 될 수 있는 것은 그의 실력인가? 아니면 우연의 결과인가? 라는 질문에는 - 투자가의 70년간의 실적을 살펴봐야 한다는 답을 내 놓았다는 거;;
참 흥미로운 이야기였다.
게다가 증시시장은 비합리적인 군집심리와 군중심리에 따라 움직인다. 예를들면 튤립열풍...
19세기의 역사가는 이렇게 이야기 했다고 한다. "떼 지어 열광하다가 천천히 제정신으로 돌아온다"

 

기술예측은 사실상 예측이 가장 어려운 분야로 보인다.
미래기술을 예측하는 방법은 델파이,명목집단,사례분석,추세분석,s커브,상관분석,계층분석, 시스템 다이내믹스,관련수목..등등이 있다.
이 중에 가장 정확한 것은 S커브이다. 문제는.. S커브의 크기와 모양은 예측하기가 어렵다는 것...-_-;;;;;;;;;;
기술예측에서 흥미로운 건, 우리 삶을 변화시킬 기술에 관한 예측이 상당수 빗나갔다는 점을 이 책에선 지적하고 있다.
쉽게 생각해볼 수 있는데...우리는 로봇이 생기면 남는 시간을 여유롭게 쓸 수 있을거라 상상했지만 실상은 잉여인간..-_- 자동화 시스템으로 인한 실업;;;;;;;; 같은게 생긴 걸 예로 들 수 있다.
게다가 중요하고 획기적인 기술은 전문가들이 전혀 예측 못한다는 거- 컴퓨터와 전화는 발명당시 매우 부정적 평가를 받았다고 한다.
기술이 초기 실험단계에서 사라지는 이유는 컨셉이 실용성이 없기 때문이라고. 게다가 기술이란게 처음부터 용도를 계산하고 연구를 하는 것도 아니고, 사실상 기술 상태에서는 이 기술이 얼마만큼의 가치를 가지고 있는 건지 가늠하기가 쉽지 않기도 하다고 한다. 또한, 한번 기술이 발전하면 폭발적으로 발전을 거듭하기 때문에 이를 예측하기가 쉽지 않다고.
기술예측에 특히 더 회의적인 이유는 기술예측과 관련된 어떠한 학위나 기관의 인증이 없기 때문에 모두가 스스로를 전문가로 칭하며, 신기술이 상업시장에 나와 개선을 거치는데에만 엄청난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므로 기술예측에는 더욱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내용이 이 챕터에 담겨져 있었다.

 

예측의 대표, 기상예측...
기상청 운동회하는 날 비온다는거- 다들 아는 이야기다=ㅂ=;;하하
이 책은 미국인이 쓴 책이라 미국의 기상예측에 관해 썼지만, 우리나라도 실상은 별로 달라보이지 않았다. 내 친구왈  '아직도 일기예보 믿냐?-_-;'
예로부터 날씨는 역사의 방향을 바꿔놓을 정도로 중요했다. 주요 전쟁 결과에도 큰 영향을 미칠 정도니.
그러나 실제로 현대의 일기예보의 역사는 길지 않으며, 고대에서는 점성가가 이 일을 맡아 했었다.
날씨가 왜 그렇게 자주 틀리느냐면, 날씨에는 변수가 무진장 많기 때문이란다. '나비효과'가 그 대표적인 예이다.
그래도 최근에는 48시간 이내의 날씨의 정확도는 많이 높아졌다고 나와있다. 하지만 장기예보는... 돈낭비....;;;;;;
예측 분야에서 가장 성공적인 게 그래도 기상예측이란다. 입증된 자연법칙을 이용해 예측하는 유일한 예측산업이고, 아주 가까운 미래의 날씨만 알더라도, 능력이 점차 개선되고 있는 유일한 산업이라고.

 

인구예측- 빙하시대? 기근의 시대? 사회붕괴?
인구예측치를 사용하는데는 위험이 따른다. 미래의 인구를 과소평가하면 사회기반시설이 불충분해져 도시가 복잡해지고, 반대로 과대평가시엔 사회기반시설이 과잉 공급되어 낭비가 되기 때문이다. 인구통계학자들이 50년 후를 예측하는 것은 그 예측이 틀린 것으로 밝혀질 때즘이면 자신들은 어차피 죽은 후이기 때문이라는 농담이 있다는 구절을 보고는 웃음이 나왔다.
에이즈가 발생했을 당시에 그 감염자 수를 지나치게 높게 잘못예측한 사례가 있으며,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신종플루를 지나치게 의식하여 유통기한을 넘긴 타미플루의 대량처분에 관한 기사가 나온적이 있다.
인구예측의 경우, 단 한번도 전환점을 예측하지 못했다고 한다. 1945년과 1950년의 베이비붐을 예상하지 못했고, 그 뒤에는 베이비붐이 지속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파악하지 못했다.
인구예측에 관해서, 맬서스의 예측과 이스터섬의 재앙에 관한 이야기를 케이스로 담았고, 지구온난화와 식량문제 역시-언제즘 일어날지, 실제로 일어나기는 할지, 인류의 활동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알지 못한다는게 이 챕터의 결론.

 

사회예측- 사회과학이라는 용어는 모순이다.
사회가 모든 것, 그 시대에 유행하는 사고방식과 신념, 경제상황, 기술발전, 인구 추세, 정치사건, 전쟁, 날씨 등에 영향을 받는 복잡계이고 이러한 요인들이 예측 불가능한 것이라면, 사회 그 자체도 예측 불가능한 것이다. 역사는 되풀이 되지 않으며, 주기도 반복되지 않는다. 사회의 주요 경향이나 동향, 변혁은 전혀 예상치 못한 것들이다.
러시아 혁명과 공산당의 몰락이 그랬다. 동독의 붕괴가 그랬고... 사회에측은 앞으로도 빗나가게 마련이라고 이 책에서는 서술하고 있다.
미래에는 과거의 상식이 통하지 않으며, 현대판 노스트라다무스는 마케팅을 아주 잘할 뿐이다.라는게 이 책의 주장이다.

 

이 책의 결론: 이 세상에서 유일하게 확실한 사실이 있다면 우리가 끝없는불확실성으로 가득한 예측 불가능한 세계에서 살 수 밖에 없는 운명이라는 것!
예측에 대한 나의 믿음이 듣고 싶어 하는 것만을 들으려고 하진 않는가?
결국 일어날 일은 일어나기 마련이므로, 불확실성에도 우리는 변화에 유연하게 적응하며 주도적으로 삶을 이끌어갈수 있다는 것이 이 책의 최종결론이다.

 

 

이 책을 보면서 희망을 얻을 수 있을 수 있었던 건 결국 미래는 '만들어갈 수 있다'는 점 때문이었다.
미래를 예측하는 것보다 만들어가는게 더 쉽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미래란 현재가 모여서 만들어진 시간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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