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의 번영, 미래를 알고 싶은 욕망을 파는 사람들>을 읽고 리뷰를 남겨 주세요.
악의 번영 - 비판적 경제 입문서
다니엘 코엔 지음, 이성재.정세은 옮김 / 글항아리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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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에는 중국경제학자의 책을 읽었는데 그 안에 중국 특유의 '중화주의'스러운 내용이 담겨 있어서 책을 읽으면서 새로운 각도에서 금융위기를 바라볼 수 있었다.
이번에 만난 이 '악의 번영'은 프랑스 경제학자의 책인데, 또 색다르게 '유럽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경제와 인간의 시각을 읽을 수 있었다.
이렇게 보니, 경제학자가 가지는 생각이나 사상은 국적으로부터 영향력이 없진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비판적 경제 입문서'라는 부제가 붙어 있어서, 장하준 교수님과 같은 스타일의 책 내용을 상상했는데 실제로 읽어보니 '역사서'에 가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경제가 사람에겐 '생활'이므로 역사속엔 당연히 '경제적 생활'에 대한 내용이 들어갈 수 밖에 없어서 그런가.
이 책은 읽고나니 역사책+경제학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책은 전체적으로 챕터가 여러개로 분리되어 있어 읽어내려가는데 헷갈리진 않았다.
게다가 옮긴이가 나중에 옮긴이의 말에다가 책의 간략한 줄거리도 아주 정리를 쌈박하게 잘 해놓으셔서 다시한번 책의 내용을 정리해볼 수 있는 것도 좋았다.

 

이 책은 옮긴이의 말처럼 '성장'과 '위기'라는 커다란 두가지 틀을 염두에 두고 인간의 역사를 살펴보면 책을 좀 더 빠르게 이해할 수 있다.
책은 세 파트로 분류되어 있는데- 왜 서양인가? 번영과 공황/ 세계화의 시간 요렇게 3가지로 분리되어 있다.

 

책의 처음부분은 매우 충격적으로 시작한다. 맬서스의 법칙을 언급하면서 무엇이 선인가? 무엇이 악인가?에 대해 혼란을 만들기 때문이다.
경제적 번영은 인구 증가를 가져온다. 그러나 인구 증가가 1인당 소득을 감소시키고 그러다 토지가 부족해지는 순간이 온다.
결국 기아와 전염병이 발생해 인구는 굶주림과 질병으로 죽어야하는 순간이 온다.
사망은 이용가능한 토지에 대한 경쟁을 감소시키는데- 이것은 선인가? 악인가?
결국 인간은 헛된 욕망 위에서 자본주의를 운영해나간다. 는 것이 요지다.

 

책을 읽다가 가장 웃음이 나왔던 부분은..
'행복하다는 것, 그것은 매형보다 10달러를 더 버는 것이다'
이렇게 성장과 행복에 대한 인간의 욕망은 끝이 없다.

 

1부에서는 경제의 기원인 신석기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프랑스 학자인만큼 '유럽'의 시각에서 역사를 바라보고 있고, 그는 분명히 이야기 한다.
서기 1000년이 막 지났을 무렵 유럽은 중국이나 아랍과 비교해보면 기술적인 우위에서 밀려 있다고.
그러나 끊임없는 국가간의 전쟁들로 급격하게 서양은 문명화를 겪었고, 이러한 긴장관계들은 서양이 세계를 정복할 수 있는 군사적 우위와 과학혁명을 잉태하게 만들었다는 것이 책의 도입부분의 내용이다.

 

2부에서는 인간이 소득이 증가할 수록 행복해지지만, 이런 행복이 빠르게 증발해버리는 현실에 대해 논하고 있다.
산업혁명을 통해 인구가 증가했다가 비극적인 사건으로 인구가 줄어들어들고 다시 발전하면서 증가하는 멜서스의 법칙을 극복했던 서양이 왜 두 차례의 세계대전을 벌여 스스로 자멸했을까에 대해 나오는데, 저자는 '경기가 확장될 때 전쟁 발발 건수가 많았으며, 경지가 침체될 때 평화로운 시기가 많았다'고 주장하고 역사가 이를 뒷받침한다고 이야기 한다.

 

3부에서는 케인즈의 교훈과 국가의 역할과 세계화에 대해 나온다.
여기에서 특히 흥미로웠던 부분은 바로 이와 같은 질문이다.
왜 중국인은 유럽인들보다 기술같은 초기조건이 좋았는데 유럽인들처럼 성장하지 못했을까? 였는데 결론은 '안정' vs '혁신'때문이었다.
강대국 간의 경쟁이 혁신을 자극했던 유럽과 달리 중국에서는 황제가 왕권강화를 위해 '정화가 아프리카에서 기린과 얼룩말을 들여오는 일'을 때려치우고 내적 안정성에 집착하기 시작하면서 역사는 거꾸로 돌아가기 시작한 것이었다.
(상당히 일리있는 주장이라고 생각했다. 환경에 적응하지 못한 개체는 도태되기 마련이니까)
인도 역시, 향후 미래에 발전을 가로막는 것이 있는데 바로 빈곤과 불평등, 계급사회이다.
그렇지만 결국 결론이란. 세상에 고정불변인 것은 없으며 세계화의 물결속에서 아직 지구는 여전히 적응이 필요한 상태에 있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예가 기후 온난화이며 종의 소멸과 물부족 같은 문제는 인류가 앞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책의 결론은 이렇다.
인류는 계속 증가와 감소를 반복해왔는데, 물리적 번영은 결국 종교전쟁과 세계대전등을 겪으면서 잠잠하게 가라앉았고 역사는 계속 반복되어 왔다.
앞으로는 생태위기와 세계적인 낭비같은 것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에 대한 불확실성에 대처해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읽으면서 인류거시학적인 관점에서 경제를 바라볼 수 있어서 좋았던 반면에,
책의 내용이 그렇게 만만한 편이 아니어서 소화하기 힘든 부분이 많았다. 아마도 번역도 쉽지 않았을 것으로 추측된다.
(이 서평을 쓰려고 나는 이 책을 몇 번 읽었는지,ㅠㅠㅠ 그럼에도 아직도 전체를 이해한 건 아니다;)
중간중간에 프랑스인 특유의 철학적 냄새가 나는 문체가 많아 한국인으로서 '이게 뭔말이야'싶은 부분도 꽤 되었다.
그렇지만 인간의 역사를 관통하는 경제원리에 대해 알고 싶은 사람들에게 이 책은 꽤 유익한 책이 될 것이라 생각이 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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