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 / 중미전쟁>을 읽고 리뷰해 주세요!
중미전쟁 - 환율, 무역 그리고 원가를 둘러싼 21세기 세계대전!
랑셴핑 지음, 홍순도 옮김 / 비아북 / 2010년 11월
평점 :
품절


중국인이 쓴 중국경제 관련 도서는 처음 읽어보는 것 같다.
그동안 주로 한국 또는 미국 학자들이 쓴 책만 읽어보다가, 중국인이 쓴 중국 및 거시경제 관련 책을 보니 좀 색다른 맛이 있었다.

 

특히 이 량셴핑이란 작가의 이력이 독특했는데,
중국 학자(정확하게는 대만출생)이면서, 중국관료와 경제학자를 향해 거침없이 비판하며, 국제 금융학 분야에서 이름을 날리고 있는 분이셨다.
중국인이 아니면 가질 수 없는 중국인 특유의 통찰력으로 써 내려간 이 책은 한마디로 '음모론'을 담은 책이랄까.
일정부분은 맞다고 수긍이 가면서도, 일정부분은 잘 이해가 안가는 부분도 있었다.

 

책의 전반적인 내용은 제목처럼 중국-미국, 더 크게는 아시아- 서양열강세력 간의 경제분야에서의 패권을 향한 다툼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다.
프롤로그에서 가장 공감이 갔던 부분은 과거에는 전쟁을 통해 영토를 나눴지만 지금은 자본이나 독점연맹을 통해 국제시장을 나눠 지배한 다는 것.
즉 경제부문에서 소리없는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는 이야기이다.

 

총 13장으로 되어 있고, 3부로 나뉘어져 있다.
1부는 과거 아시아의 금융위기를 통해 분석하는 미국의 전략(?)
2부는 미래에 발생할 중국 VS 미국의 신재생에너지 시장 전쟁
3부는 독점자본(금융자본, 산업자본, 유전자변형, 코크스, 문화)부분의 전쟁에 대해 다루고 있다.

 

처음에는 과거의 케이스를 통해 분석하는 내용이었다.
2010년은 '환율전쟁의 해'였다. 위안화 평가 절상 문제로 시끄러웠고, 미국은 G20의제로 중국의 위완화 절상을 다루자고 할 정도로 중국을 압박했다.
미국은 표면적으로 실업률을 낮추기 위해 취하는 조치라고 했는데, 사실 위안화가 절상된다고 해서 미국의 실업률이 낮아질지는 잘 모르겠다는 몇몇 경제학자들의 의견이 매스컴을 통해 흘러나오기도 했다. 나 역시 갑작스럽게 미국이 왜 그렇게 중국을 압박하는지 잘 이해할 수가 없었더랬다.
그런데 이 바탕에 정치적인 계산과 음모가 깔려있다면? 충분히 가능한 일일지도 모른다.
이 책에서도 분명 언급하고 있는데, 환율은 정치 목적을 실현하는 수단 중 하나로 이용하고 있다고 나온다.
정하준 교수님책을 보면서도 느꼈지만, 경제라는게 실은 그 존재 자체보다는 정치와 밀접하게 관련이 있고, 정책 및 규제와 따로 놀수가 없는 존재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에 나오는 바에 의하면, 미국은 의도적으로 아시아 나라들의 자산에 거품을 일으킨 뒤, 거품을 터트리는 방식으로 상대국가의 경제를 망가트려 놓는다고 했다.

97년 아시아 외환위기가 그 증거인데, 핫머니로 태국은 주가가 90퍼센트나 하락해, 95퍼센트의 펀드회사들이 파산했으며(이 과정에 조지 소로스가 개입), 이웃나라 베트남의 경우에도 똑같은 식으로 망했고 홍콩의 경우에는 조지소로스라는 거물에게 시선을 돌리는 전략을 통해 홍콩 증시를 날려버렸으며 일본의 경우에는 플라자합의에 서명하도록 하여 엔화 절상을 통해 거품을 만들어 경제를 침체시켰다고 하고 있다.

 

이 책은 제조업의 위기는 곧 자산거품의 징조라고 이야기 하고 있으며, 현재 중국 역시 그러한 전철을 밟는 중이라고 이야기 하고 있다.
또한, 아시아 뿐 아니라 두바이 사태를 조명하면서 중국 역시 두바이처럼 고속성장을 좋아하고, 자랑하려하지만 이게 위험한거라 경고 하고 있다.
도요타 사태도 다루고 있는데, 왜 하필 도요타 죽이기에 나섰느냐- 여기에는 미국 정부가 도요타 공격에 성공하면 미국 국민들이 일본의 자동차 브랜드를 증오하게 된다는 사실 더 나아가 일본의 다른 브랜드 증오로도 이어지게 되고 그러면 미국 국민들은 자국제품을 선호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미국의 실험률도 대대적으로 떨어지게 된다. 이것이 미국의 도요타 비판 아래 깔려있는 시나리오다, 라고 이야기 하고 있다.

 

이런 과거의 케이스들을 살펴보면서 분명 그의 분석이 어느정도 일리 있음을 확인하게 된다.
(의도적으로 접근하지 않고서야 일어날 수 없는 상황들이 보여졌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나는 그의 주장에 동조할 수 없는 부분도 좀 있었다.

 

그다음장에 등장하는 내용은 미래전략산업에 관한 이야기들이었다.
한창 화제가 되고 있는 탄소배출권 시장에 관한 이야기인데, 우리나라에서도 이걸 두고 지경부와 환경부가 서로 싸움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 책에서는 기본 전제를 완전히 부정하고 있는데, '온실가스 배출과 코펜하겐 회의는 허구다'라고 주장하고 있다. 지구온난화는 만들어진 '위기'이며, 이산화탄소는 결과일뿐, 이산화탄소가 기온상승을 이끈 것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기온 변화 데이터를 제시하면서 태양 흑점설이 진실이다라고 이야기 하고 있다.

 

어제부터 든 생각인데 도대체 '진실'이란 뭘까? 진실이란게 실은 존재하지 않고 그냥 사람들 개개인마다 믿는대로 보여지는건가 싶기도 했다.

 

기후온난화에 대한 반대의견을 IPCC(유엔정부간 기후변화전문위원회)는 묵살해버렸으며, 잘못된 과학적 사실을 부정할 수 없는 이유는 이미 서양을 중심으로 일자리가 100만개가 넘는 지구온난화 관련사업이 진행중이기 때문에 인류를 속이지 않을 수가 없다는 것이 학자의 주장인데, 이것이 사실이라면 랑셴핑은 아마 경제학의 아버지, 애덤 스미스를 능가하는 경제학계의 스타가 될 것이 분명하다-_-

기후 위협론은 월가의 탄소배출권 시장 확장을 위한 도구이며, 발전해나가는 중국을 압박할 수 있는 최고의 전략이라는 것이 중국인 학자인 그가 보는 시각이다.

분명, 기후 온난화 협약은 중국같은 나라에게 불리할 수 밖에 없는 게 사실이긴 하다. 게다가 현재 풍력발전 산업이 성장하고 있는데, 이 산업을 통해 중국의 녹색상품은 수출을 통해 국외의 환경을 보호하는데 도움을 주는 반면, 이걸 제조하면서 생기는 오염물질은 중국이 모두 떠안게 된다는 주장도 하고 있는데, 어쩌면 아무도 제대로 알고 있지 못한 신재생 에너지 시장의 현실을 그가 정확히 짚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책의 마지막 부분에는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 비교적 많았다.
특히, 골드만 삭스에 관한 부분.
P278 "우리는 골드만삭스에 대해 잘 아는 것 같지만 실상 그들은 많은 사람들에게 매우 낯선 존재이다"
골드만삭스는 잘 모르는 내가 생각할 때도 확실히, 무서운 존재이다. 골드만 삭스에 대한 맹목적 숭배는 존재하며, 현재 미국 증권거래감독위원회의 2인자 및 증권거래소, 선물 거래소에도 골드만삭스 사람이 있고, 오바마 정부의 재무부 장관 역시 골드만삭스 출신이다... 누가 그들을 막을 것인가?
(이 책에서는 그런 골드만삭스가 중국의 숨통을 죄일 속셈을 가지고 있다고...)

 

이 외에도 몬산토와 유전자 변형전쟁에 관한 내용도 꽤나 현실적으로 다가왔다.
옥수수는 먹거리, 동식물의 사료, 원자재의 재료로 사용되는데, 실험결과 유전자변형을 한 옥수수는 남성의 정자를 죽이며, 유전자 변형 옥수수 한알로 옥수수통을 오염시킬 수 있다는 무서운 사실. 미국 사람들은 절대 유전자변형 옥수수를 먹지 않지만, 제품을 수출은 한다. 이것이 음모의 핵심이라는 거다.
유전자변형 연구가 문제라기 보다는, 그 유전자변형 식품과 관련된 연구 개발 공정이 전혀 투명하지 않다는데 있었다. 이것은 생존과 직결된 문제임에도 그렇다는...

 

 

이 책을 통해 거시경제를 색다른 시각으로 볼 수 있어서 좋았고, 특히 책이 391페이지(거진 400페이지에 육박!!)정도로 가까이하기 부담스러워 보이지만, 읽다보면 꽤 재미가 있고 케이스들이 많이 담겨 있어 쉽게 읽혀 읽으면서 많은 생각을 해볼 수 있어서 좋았다.
역자의 말대로 '중국이 최고라는 국수주의적 생각'이 담겨 있어 읽을 때 다소 불편할 수도 있지만, 내가 평소 받아들이고 있는 여러가지 사실들을 다른 시각으로 보면서 '균형잡힌 생각'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 것 같아서 또한 좋았다는 생각이 든다.
책을 읽으면서 의심이 생기는 부분이 남지만... 그건 현실에서 시간이 해결해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정말 그의 말이 맞는지, 음모라는 그의 생각이 맞는지. 아니면, 중국이 더 큰 음모를 가지고 있는 것인지.

 

이 소리 없는 [중미전쟁] 전쟁속에서 '한국이 살길은 무엇인가'라는 생각도 해보게 되었다.
분명한 건, 변화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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