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은 무언가를 분명하게 가리키거나 정의하는 대신 무언가하고의 관계를 이었다 끊었다 하며 그 관계라는 것에 생명줄을 부지하고 있기에 언제나 임의적이고 괄호로 남아 있는 가능성의 또 다른 이름일 따름인 데다 입 밖으로 나와 괄호를 채우는 순간 진정한 의미를 잃어버리는 거였는데 말입니다. 그 사실을 처음 알았을 ㄸ는 어차피 영원한 괄호가 될 테니 차라리 비워두는 게 완성의 다른 이름일지 모른다고 생각도 했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괄호란 언제나 무언가로 채워야 의미가 있는 것이더군요. 그 채움으로 발생하는 끝없는 오류의 반복이야말로 말이 존재하는 이유였던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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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짧지 않은 기간에 걸쳐 얻어낸 결론이라곤 말에는 처음부터 아무 힘도 없다는 사실뿐이었습니다. 말로써 무언가를 표현하려고 하면 할수록 그 무언가는 자꾸만 어디로 달아나거나 때론 아주 사라지기를 반복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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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누구나 이생 한가운데 분기점을 찍는 결정적이고 낭만적인 순간을 만나거나 수차례의 치명적인 고비에 이르러서쯤은 시인이 된다는 전형적이지만 서정적이기도 한 믿음을 갖고 있었기에 시인은 주인의 말이 이해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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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의 과거
은희경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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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관은 가장 손쉬운 선택이다. 나쁘게 돌아가는 세상을 저항 없이 받아들이는 일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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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의 과거
은희경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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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첫사랑은 몸이 아픈 날 꾸는 짧고 아름다운 꿈 같은 것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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