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은 무언가를 분명하게 가리키거나 정의하는 대신 무언가하고의 관계를 이었다 끊었다 하며 그 관계라는 것에 생명줄을 부지하고 있기에 언제나 임의적이고 괄호로 남아 있는 가능성의 또 다른 이름일 따름인 데다 입 밖으로 나와 괄호를 채우는 순간 진정한 의미를 잃어버리는 거였는데 말입니다. 그 사실을 처음 알았을 ㄸ는 어차피 영원한 괄호가 될 테니 차라리 비워두는 게 완성의 다른 이름일지 모른다고 생각도 했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괄호란 언제나 무언가로 채워야 의미가 있는 것이더군요. 그 채움으로 발생하는 끝없는 오류의 반복이야말로 말이 존재하는 이유였던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