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처음사랑
그다음 / 조은세상(북두)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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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3 윤지효는 바람나서 가족을 버린 어머니에게 받은 상처를 자신에게 푸는 아버지를 용서할 수 없고, 진로를 선택할 자유조차 없는 현실에 갑갑함을 느낍니다. 그런 그녀에게 다가 온 성숙미가 느껴지는 20살의 고2 김규헌은 잊을 수 없는 존재감을 남기고 떠나가는데...


앞 부분이 마치 영화 <비트> (1997, 정우성 주연)의 장면처럼 느껴져서 옛 기억을 소환하여 깜짝 놀랐으나 뒤로 가서 이야기가 현대로 넘어오면 옛 기억 소환은 줄어듭니다. 처음 읽을 때는 진짜 놀랐는데, 두 번째 읽으면서 비트를 생각하니 웃으며 넘길 수 있었어요.


아내가 바람나서 떠나간 것이 지효의 탓도 아닌데 지효를 원망하다 좋은 시절 추억하나 남기지 못한 아버지는 현실감 넘쳐서 짠했고, 그런 아버지의 옆에서 평생을 수발 든 이모의 마음은 첫 장면부터 잘 알겠던데(지호도 바람피워 낳은 딸인줄...오해했네요) 사랑을 이루는데까지 시간이 정말 오래 걸려서 이것도 현실감 있었습니다. 지효랑 규헌은 꽤나 금사빠인데 부모님은 천천히 사랑을 이루는 것이 현실적이네요.


규헌이는...하아...너무 현실적이라 읽다가 때려 치우고 싶은 순간이 참 많았습니다. 20살을 코로 먹은 것인지 대처 하나하나가 미숙하기 그지 없고 결국 선택한 진로가...일수꾼(아니다), 조폭(아니다)이라니 정말 제 마음에 안드는 직업으로 빠져서 못마땅했는데 지호를 갖기 위해 한다는 선택들이 나이들어서도 올바른 것이 없고, 근데 이쪽이 더 가능성 있는 이야기라서 씁쓸하기도 하고 화가 나기도 했습니다. 제가 이런 전개를 무척 싫어하여 나쁜 남X라는 영화도 안봤는데(이제 생각해보니 진짜 잘한 선택) 소설에서 만나게될 줄은 몰랐습니다. 외제차 타고 지나가면서 구정물 튀기는거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진짜 많이 본 남자들 속마음 같은 것이고 참 현실적인데 덕분에 규헌이는 치졸킹이라는 인상이 남았습니다. 덮쳐 놓고 자기가 더 상처 받...어쩌라고? 철 드는 것과 나이는 아무 상관이 없다는 것을 절감했습니다.(그리고 이 부분이 현실감 최강인 것)


지효가 열심히 구르고 성장해서 아버지의 심정도 이해하고, 이모의 마음도 알아채서 사랑의 징검다리 역할도 하고 규헌이도 고쳐 쓰고 해피엔딩을 위해 엄청 열심히 노력했으나, 제목도 처음사랑이어서 규헌이 말고는 다른 사람 안보는 소나무지만 저는...이 소설에서 가장 멀쩡한 것 같은 남자, 시동생 최상우와의 결합을 바랐기에 둘의 행복한 마무리가 별로 안 행복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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