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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에 맞춰 전진해 보라 - 재즈 피아니스트 진보라의 달콤상콤 성장기
진보라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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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천재’라고 소문난 그녀에 대해
질투 비슷한 관심을 느끼고 있었지만
그 질투를 존경으로 바꾸기 위해,
그녀의 ’일기 모음집’이라는 이 책을 손에 들었다.
역시나, 존경스럽다.
가장 솔직한 감상은 ’천재도 별 거 아니구나’라는
몹시 건방진 생각이었다.
하지만 좋은 뜻으로 말하는 것이다.
그녀는 천재이지만, 그 이면에는
남들의 배로 큰 열정과 노력이 있었기 때문에
’노력 없이는 천재가 될 수 없구나’라고 느낀 것을
’천재도 별 거 아니다’라는
조금은 아이러니한 한 문장으로 나타내 본 것이다.

그녀는 정말 열심이다.
다양한 음악인들과 만나 그들과의 합연을 즐기고,
절의 종소리를 듣고도 피아노곡의 영감을 받아 작곡을 하기도 한다.
또 그녀는 듣게 되는 모든 음악의 장점을 빠짐없이 배우려고
음악 한 곡을 계속해서 듣고 또 듣는다고 한다.
그녀는 ’한국적인 음악’을 찾고 있었다.
아리랑 등의 우리 노래를 재즈풍으로 연주하는 등,
우리의 선율을 그녀의 음악에 도입하려고 노력하고
여러 나라의 다양한 곡들을 듣고
우리 노래만의 매력을 찾으려는 노력을 하고 있었다.

그녀가 말하길, 음악은 거짓말을 할 수 없다고 한다.
음악을 들으면 그 음악을 연주하는 사람의 마음이 다 보인다고.
그래서 그녀는 착한 음악가가 되고 싶다고 말한다.
나도 예술학도로서 같은 마음을 가지고 있다.
비록 그녀에 비하면 아주 보잘것없는 나이지만,
그녀와 내게 공통점이 하나 있었으니...
내게 나를 지켜주는 가족이 있다는 점이다.
가족들의 응원 덕분에 내가 예술가의 꿈을 지닐 수 있는 것이니까...

화려해 보이지만 의외로 소박하고, 노력파인 그녀,
진보라에게 많은 걸 배웠다.
예술가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좋은 자극제가 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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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국문학사
장덕순 지음 / 새문사 / 200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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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습, 김만중, 박지원, 허균...
그들의 이름과 대표작은 문학 교과서에서 이미 접한 바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들이 살던 시대, 그들의 성장 환경, 그들의 가치관이
어떻게 작품에 반영되어 있는지
그 사연을 자세히 아는 이는 드물 것이다.
광승 김시습의 금오신화에 얽힌 이야기,
서포 김만중의 구운몽과 사씨남정기에 얽힌 뒷이야기,
연암 박지원의 쇼킹한 개혁사상,
허균이 홍길동을 통해 꾸었던 의적의 꿈...
그 시대 작가들의 모습을 그들의 '이야기'를 통해
마치 현대의 사람들인 듯 매력적이고 생동감있게 잘 나타낸 책!!
그런 책이 바로 <이야기 국문학사>이다.

<이야기 국문학사>에는 재밌는 문학사가 담겨있기도 하지만,
책 자체가 이미 문학의 매력을 담고 있다.
역사적 사실만을 늘어놓은 책보다도 '이야기'의 형태로 엮인 이 책이
훨씬 재밌게 읽히는 것이 그 증거다.
그것만으로 문학의 매력은 설명되지 않는가?
그냥 역사적 사실을 죽 늘어놓은 글보다도,
<별주부전>의 우화적 표현이 더 흥미롭고 창의력 넘친다.
용궁에 틀어박혀 바깥 세상 돌아가는 걸 모르는 용왕은
곧 백성 맘을 모르는 임금이다.
토끼에 대한 배려라곤 없이 용왕의 분부를 따르려고만 하는 자라는
곧 백성을 수탈하는 임금의 신하이다.
어이없는 자라의 요구를 거역할 힘이 없는 대신,
잔꾀와 웃음으로 빠져나가려 하는 토끼는 바로 백성이다.
역사서보다 훨씬 이해하기 쉬운 얘기이지만,
한꺼풀 벗겨보면 그 안에 숨겨진 것은
'사실'이라는 증거를 갖고 있는 대신 건조하게 전달되는 '역사'보다도
더 생생하게 와닿는, 때로는 사실보다 더 씁쓸한 사실이다.

문학은 글로 쓰여있는 그대로가 그 작품의 전부가 아니다.
어떤 각도에서 보느냐에 따라 오만가지 교훈이 나올 수 있는 것이다.
문학에서 더 많은 것을 느끼고 싶다면, 작품을 200% 음미하고 싶다면-
그 시대의 이야기, 그리고 작가들의 이야기를 알아보는 것은 어떨까.
이 책, <이야기 국문학사>를 통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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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살, 도전의 증거
야마구치 에리코 지음, 노은주 옮김 / 글담출판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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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이지메를 당해 등교거부를 하기도 하고,
그 후로는 괴롭힘당하지 않기 위해 깡패가 되어
나쁜 짓만 하고 다녔던 그녀.
그러다 정신을 차리고 바르게 살기 위해 유도를 시작하는데,
들어간 곳은 하필이면 남자 유도부.
또 다시 고된 훈련과 남자 선배들의 괴롭힘을 감당하며
살아나가야만 했던 그녀.
그렇게 어려서부터 사회의 무서움을 알고,
'아무도 도와줄 사람이 없다'는 걸 뼈저리게 느꼈던 그녀이기에
가난한 이들에게 직접적으로 닿을 수 있는 도움을 줘야 한다는
생각을 할 수 있었던 것이겠지.

빈곤은 직접 겪어보지 않으면 모른다는 걸 알려준,
또 직접 겪어본 사람만이 빈곤을 겪는 다른 이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걸 알려준 - <26살, 도전의 증거>

그녀에겐 단순히 높은 지위에 올라가서
돈과 명예를 획득하는 게 목표가 아니었다.
가난한 나라의 현실을 알지도 못하면서,
이론만 가지고 정책을 만든다면
과연 그 정책이 그 나라에 도움이 될까?
방글라데시에서 여성 혼자 몸으로 생활하며
몸소 느낀 아시아 최빈국의 척박한 현실.
방글라데시 사람들의 힘으로 만든,
방글라데시 고유의 가방 '주트 가방'을 상용화하기 위한 노력.
그 과정에서 큰 돈을 사기당하기도 하고,
공장 사람들과의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겪기도 하지만
그 많은 역경을 딛고 포기하지 않은 결과
'마더 하우스'라는 어엿한 브랜드를 만들어낸 젊은 사장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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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실 탐닉
세노 갓파 지음, 송수진 옮김 / 씨네21북스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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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세노 갓파는 일본의 무대미술가이자 칼럼니스트이다.
사람들이 일하는 공간을 분석함으로써, 그들의 전문가적 진지한 모습과 함께
인간적인 품성을 엿보겠다는 취지의 이 책.
과연 무대미술가다운 발상이다.
또한 그는 칼럼니스트답게 일상의 편린을 모아
읽기 쉽고 재밌는 글을 쓴다.
작가의 서재, 배우의 분장실, 요리 연구가의 부엌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작업실을 탐방하고
그곳에서 보고 느낀 것들을 오직 ’그림’으로만 표현해낸
저자의 기발함과 세세함에 감탄하게 된다.

친구의 방에 가면 친구의 책장에 꽂혀있는 책,
액자의 그림, 옷장에 걸려있는 옷가지들 속에서
지금까지 미처 몰랐던 친구의 모습을 발견하고,
낯설음과 놀람을 느끼게 된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 지금까지 알고 있었던 친구의 모습 또한
그 속에서 발견하게 되고 안락함을 느끼게 된다.
이 책은 마치 친구 방을 방문하듯
다양한 사람들의 작업실을 들여다볼 수 있는 책이다.
대화체의 글로 생생하게 재현된 전문가와의 대화,
그리고 어떤 사진보다도 더 실제같은 그림.
지금까지 몰랐던 세상에 대해 신기함을 느끼며
그러면서도 전혀 불편하지 않은 안락한 느낌으로
마치 잘 아는 친구 방에 다녀온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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