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적이고 지적인 미술관 - 당신이 지나친 미술사의 특별한 순간들
이원율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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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알에이치코리아에서 출간한

<사적이고 지적인 미술관>은

르네상스부터 팝아트까지 총 23개의 사조를 다루고,

각 사조의 '아버지라' 불릴 만한 선구자 예술가 23명을

작품과 함께 상세히 소개하고 있다.

다양한 작품과 예술가들을 만나는 것도 행복하지만

르네상스부터 팝아트까지,

스토리를 품은 23번의 미술 수업으로

"그림을 만날 때 내가 알고 싶은 이야기"를

작품 소개는 물론이고 비하인드 스토리까지

흥미진진하게 읽어내려 갈 수 있는 도서이다.

누적 조회 수 700만 회 이상의

<헤럴드경제> 칼럼 '후암동 미술관'의

첫 번째 책! 미술 수업받으러 고고~

저자 이원율님은 <헤럴드경제> 기자이자

미술 스토리텔러라고 한다.

미술 비전공자이면서 사회부, 정치부 기자였던 그가

오히려 어떻게 표현해야 누구나 쉽고 재미있게

그림을 보고 이해할 수 있을지 깊이 고민한 결과로

내놓은 '후암동 미술관'의 칼럼들이

얼마나 흥미진진하고 재미를 더할지 기대가 크다.

이 책의 목표는 모든 독자를

마니아 단계로 이끄는 것이라 한다.

이를 위해 우리가 많이 봐왔던 유명한 작품에 대한

단편적인 해석, 예술가의 사연 소개에서 멈추지 않고,

역사를 바꾼 가장 파격적인 그림에 대한 유기적인 해석,

시대를 뒤흔든 가장 혁신적인 예술가를 끈질기게

추적해 찾은 내용을 담았다고 한다.

그가 독자에게 전하고자 하는 역할을

나 또한 제대로 알기를 원하는 마음이다.


총 23가지의 이야기이다.

파트 1은 르네상스부터 인상주의까지를 다루고,

파트 2는 신인상주의부터 팝아트까지 다룬다.

예술가를 선구자로 소개하고,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저자가 무엇을 이야기하고자 하는지

집작할 수 있어 한 편 한 편 읽어 나가는 순간들이

지루하지 않고 재미있다.

여유 있게 미술 공부하는 힐링 시간들이랄까

익히 아는 친숙한 예술가부터 처음 알게 된 예술가까지

이렇게 재미있는 미술수업을 들을 수 있어 좋다.


가장 먼저 만나 본

'인간처럼 우는 천사가 있네?'

인간의 눈을 가진 최초의 화가

르네상스 선구자, 조토 디 본도네 이야기이다.

그림도 정말 선명하고, 예술가의 다양한 작품을

소개하고 있어서 교육에도 도움이 된다.

사실 바쁜 현대를 살면서

예술작품을 감상할 여유를 부린다면

정말 행복할 텐데,

이렇게 설명까지 자세히 스토리로 접할 수 있어서

해박한 지식은 물론이고,

흥미까지 더해져 정보 공유도 원활할 것 같다.



 

한 예술가의 작품을 다양하게 다루고,

잘 알지 못했던 이야기들을

스토리텔링으로 들려주니 술술 읽혀내려간다.

예술에 문외한이지만 늘 관심은 가고,

특히 작품의 배경에 호기심이 있었던 나로서는

이 책 한 권으로 이 책의 목표,

마니아 단계로 가는 건 시간문제이다.

근대 조각 선구자인 오귀스트 로댕!

로댕은 존경하는 예술가이자,

개인적으로 그 천재성을 인정한 지라

더욱더 관심이 갔다.

특히 카미유 클로델과의 사랑에 관심이 있었고,

얼마 전 TV에서 로댕과 클로델의 생애를 다룬

시사 프로를 본 적이 있어서

더 흥미 있게 보게 되었다.



작품의 배경, 그 배경 속에 숨겨진 다양한 이야기들은

예술이 꼭 어렵지만은 않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직접 그 나라의 미술관에 가서 보지 않아도

눈앞에서 펼쳐 친 작품의 세계는

나를 그곳에 데려다 놓기에 충분하다.



 

어느덧 마지막 장이다.

미술사조의 선구자격 인물들의 공통점은

과거를 그리워하지 않을 용기가 있었다는

것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이들의 고개는 늘 앞을 향해 있었고,

욕을 먹고, 조롱 받고, 낙선하고,

온갖 수모 속에서도 뜻을 굽히지 않았던 그들!

그들의 이야기를, 공부를 해도 헷갈리고

도통 흐름이 손에 잡히지 않는 미술 사조를

스토리텔링으로 흥미롭고 쉽게 정리했다 하니!

무려 10년 동안 미술과 관련된 글을 써 온 사회부 기자,

그가 쓴 이 책은 그 10년의 결과물이다.

이 책을 만난 건 행운이자 행복 그 자체이다.



#후암동미술관 #미술사조 #쉽게배우는미술

#교양미술 #교양 #화가 #방구석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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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의 날 - 어느 날 고래가 우리에게 왔다 꼬마도서관 12
코르넬리우스 지음, 토마소 카로치 그림 / 썬더키즈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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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썬더키즈에서 출간한 [고래의 날]은 코르넬리우스(다비드 칼리)가 글을 쓰고, 토마소 카로치가 그림을 그렸다. 작가 소개를 하자면 세계적인 그림책 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다비드 칼리가 '코르넬리우스'라는 필명으로 소개하는 첫 번째 그림책이기도 하다. 책에 글이 나오지는 않지만, 작가 다비드 칼리는 그림책과 만화, 시나리오, 그래픽 소설 등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글을 쓰는 세계적인 작가인데, 우리나라에도 출간된 여러 그림책이 있어 한번 찾아보고 싶은 마음이 든다. 그의 작품들은 기발한 상상력과 유머를 담았고, '코르넬리우스'는 다비드 칼리를 비롯한 작가 몇 명이 그룹이 되어 함께 사용하는 필명이라고 한다.

흑연과 목탄으로만 작업을 하는 작가, 토마소 카로치의 작품을 감상하는 것만으로도 환상적인 책이다. 그림을 그린 토마소 카로치는 이탈리아 출생으로 인간과 자연의 관계에 대한 다양한 작품들을 그려 냈으며, 현재는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하고 있다고 한다. 소장 가치가 충분하고, 책을 한 장 한 장 넘기는 순간마저 숨을 죽이며 보게 되었다.

작가 소개만으로도 [고래의 날]이라는 그림책은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가 분명하고, 사실주의적 상상력이 만들어 낸 또 다른 세상으로 우리를 안내하기에 충분하다. 고래를 통해 환경을 생각하게 하고, 현대 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공존, 그리고 전쟁 등 다양한 생각을 떠올리게 하는 한 편의 영화 같은 그림책은 인간과 자연의 관계에 대해 고민하게 한다. 그림 한 페이지마다 시사하는 문제와 내용을 가늠하며 여러 상상 속으로 우리를 초대하는 책 속으로 들어가 본다.


첫 번째 그림은 거대한 고래들이 갑자기 나타나 하늘을 날아다니는 장면으로 시작이 된다. 고층 빌딩과 자동차가 가득한 대도시는 지금의 우리 모습을 대변한다. 사람들은 고래를 보고 놀라움과 기이함, 불안감과 환호 등 다양한 감정을 표출하며 유유히 춤을 추듯 유영하는 고래들의 모습을 바라본다. 우아하게 건물 사이를 피해 가로질러 유영하는 고래들과 그 아래에서 고래를 바라보는 인간들의 모습은 대조를 보여주고, 이러한 상황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 독자 또한 고민하게 한다.




결국 고래를 공포의 대상으로 느끼게 된 인간은 고래를 공격하기 시작한다. 군대와 사냥꾼은 고래를 적으로 여기고 무참히 공격하고 죽이게 된다. 고래들이 왜 대도시로 날아왔으며, 그들은 우리에게 무엇을 말하고 싶었던 건지, 조용하고 평화롭게 그곳을 지나갈 뿐인 거대한 고래들을 왜 인간은 먼저 공격을 했는지, 인간은 왜 고래들을 두려움의 대상으로 생각하고 공격을 했는지 다양한 질문을 떠오르게 한다.

현재 우리가 처한 환경문제의 주범이 우리라는 사실을 간접적으로 깨닫고 여러 가지 우려를 실감하게 하는 내용이기에 개인적으로 두려움과 공포의 현실을 간접경험하는 시간이기도 하다.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우리가 그토록 두려워하는 고래는 정작 평온한 모습으로 우리를 공격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우리가 그들을 공격함으로써 죽음을 맞이하는 고래로 인한 피해를 입게 되고, 인간들은 죽은 고래 앞에서 자랑스럽게 기념사진을 찍고, 군인들은 훈장까지 받게 된다. 왜 우리는 우리를 해치지 않는 무고한 고래를 해 했을까 생각해 본다. 왜 그들이 도시에 나타났는지, 무엇이 그들을 이곳으로 오게 했는지 고민하고 방법을 찾았다면 좋지 않았을까 싶다.


결국 고래를 해하여 지구는 평안한 듯하지만, 또 다른 생명체를 마주하게 되는 현실로 이야기는 마무리가 된다. 지구상에서 인간은 가장 위대한 존재라고 생각하지만, 우리가 알지 못하는 수많은 또 다른 생명체와 함께 유기적으로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야 함을 알려준다. 지금도 크고 작은 많은 환경문제에 직면하고 있는 우리에게 큰 경종을 울리는 환경 그림책으로 추천하며, 단 한 줄의 글도 들어있지 않지만 많은 글보다 우리에게 더 많은 질문을 떠올리게 하는 한 편의 영화를 본 듯한 그림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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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밤 꿈엔 책가방 속 그림책
최진희 지음 / 계수나무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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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하루만이라도,

날개를 활짝 펼 수 있다면

그 날개에 햇살과 바람 가득 담아

너에게 닿을 수 있다면...


출판사 계수나무에서 출간한 <오늘 밤 꿈엔>은

그림책이 가진 놀라운 힘과 매력에 끌려

그림책 작가를 꿈꿔온

최진희 작가의 첫 번째 그림책으로

사람과 동물의 '공존'에 대한 이야기를

아이들과 나누고 싶다고 말한다.

책의 주인공은 북극제비갈매기로

북극과 남극을 오가는 긴 여행을 떠나는 이야기를 다룬다.

그림 또한 서정적이면서 편안하고.

생동감이 함께 느껴진다.

페이지를 넘기다 보면 책의 말미 부분에

등장하는 닭을 만나게 된다.

북극제비갈매기와 닭은 같은 꿈을 꾸고 있을까?

비록 일평생 서로 다른 삶을 살아내고 있지만

개인적인 눈으로 바라본 그 둘의 삶은

결코 비교할 수없이 아름다운 삶이다.


얼마 전 읽은 책에서 현대인들에게 코로나 이후에

강조되어야 할 중요한 부분이

'공존'이라는 말이 나온 기억이 있다.

공존은 사전적 의미로

'어떤 사물이나 현상 또는 인간의 마음같이

보이지 않는 것들이 두 가지 이상 같이 존재함'이다.

책을 읽고 나면 아이들이 자라면서

사람과 동물이 공존할 수 있는

' 더 나은' 선택을 하고, 최선의 방법을 고민하며

그 길을 찾아가면 좋겠다는 저자의 마음을 알게 된다.

북극제비갈매기의 삶을 통해 우리 인간의 삶 또한

돌아보게 되는 도서이다.


일새 동안 달까지 세 번을 갔다 오는 거리를

날 수 있는 북극제비갈매기는

북극에서 여름을 보내며 새끼를 낳고 살다가,

겨울이 찾아오면 남극으로 긴 여행을 떠난다고 한다.

지구의 반대편, 머나 먼 거리를 몸속 어딘가에 있는

나침판이 가리키는 대로 여름을 찾아 떠나는

북극제비갈매기는 닿을 수 있는 세상이 아득한,

세상에서 가장 멀리 날 수 있는 새이다.


그 기나긴 여정 속에서

매서운 바람에 몸을 떨기도 하겠지만

비바람 같은 건 두렵지 않은 북극제비갈매기는

어떤 마음으로 힘든 날갯짓을 하는 걸까 생각해 본다.

몸과 마음이 이끄는 대로 30여 년의 세월을

북극과 남극을 오가는 고단한 삶을 살아내는 새이지만

그들의 마음만은 따뜻함으로 품어날 것이다.


북극제비갈매기의 삶에 감동을 받았다면

평생을 생존을 위하여, 또 다른 그 무언가를 위하여

살아가고 있는 닭의 삶에서도 더 큰 감동을 받을 수 있다.

인간의 삶 또한 그들의 삶과 다르지 않음을 알기에

본능대로, 의지대로, 불가항력적인 힘을 발휘하여

힘들고 어려운 삶을 살아내고 있는 그들과

공존하며 살아가는 우리들의 삶 또한 돌아보게 된다.

눈을 감고 그들을 떠올려보고,

그들을 응원하며 서평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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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에 가 본 적 있나요? - 개썰매 탐험가가 들려주는 신비로운 북극 세계
야마사키 데쓰히데 지음, 송지현 옮김 / 북뱅크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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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에 가 본 적 있나요?

야마사키 데쓰이데 글

개썰매 탐험가가 들려주는 신비로운 북극 세계


출판사 북뱅크에서 출간한 <북극에 가 본 적 있나요?>는 개썰매 탐험가가 들려주는 신비로운 북극 세계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로 이루어진다. 작가가 겪은 북극의 자연과 생물, 세계에서 가장 북쪽에 있는 마을에 사는 사람들의 삶을 소개한다. 가보지 못한, 어쩌면 평생 동안 가지 못할 수도 있는 낯선 땅, 북극의 생활 면면을 직접 북극에서 생활하고 있는 작가의 글을 통해 생동감 있게 만나볼 수 있다.

북극이라는 낯선 땅에서 생활하면서 그가 경험한 생생한 정보를 다양한 관점과 시각에서 그림, 사진의 부가 자료와 함께 이해하기 쉬운 설명체로 소개하고 있으며, 독자의 입장에서는 영하 40도 세계의 신기한 일들에 관심을 가지고 접근하게 된다.

어린이 눈높이에서 북극 세계의 모든 것을 즐길 수 있는, 작지만 탄탄한 북극 탐험 책으로 개썰매 탐험가가 들려주는 신비한 북극 세계로 떠나본다.


저자 야마사키 데쓰히데는 1989년부터 북극권을 원정하며 그린란드 북서부 이누이트식 개썰매술과 수렵 기술을 전승 받았고, 현재는 개썰매를 이용한 북극권 관측조사인 '아반나트 북극권 환경조사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고 한다. 그린란드 북서부 지방과 일본 지역의 자매도시 연대를 위해서도 활동 중인 개썰매 탐험가인 그가 우리를 신비로운 북극 세계로 안내하기 위한 이 책에는 그가 겪은 북극의 자연과 생물, 마을 사람들의 삶뿐만 아니라 환경 이야기도 담고 있어 아이와 부모가 함께 관심을 가지고 접근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야기는 북극과 남극의 차이점을 시작으로 영하 40도의 세계, 북극 동물들, 북극의 하늘, 북극의 음식, 사냥법과 낚시법, 개썰매 이야기, 오늘날 북극의 삶, 북극의 역사와 전통적인 삶, 개썰매 탐험가는 어떤 사람까지 총 10장으로 나뉜다. 각 장마다 세부적인 질문에 대한 답과 각 정보로 채워져 있으며, 개인적으로 궁금한 지구 온난화와 대해서도 다룬다. '북극과 남극 중 어디가 더 추울까?'란 질문부터 '오줌은 고드름처럼 얼까?', '깜깜한 '극야'가 찾아오면 집에만 갇혀 지낼까?, '썰매 끄는 개는 힘이 얼마나 셀까?', '북극 관광을 하러 갈 수 있을까?' 등 평소에 궁금해왔던 질문도 많다. 북극에 사는 사람들을 '에스키모'라고 불렀던 기억이 있다. 그 호칭이 '생고기를 먹는 야만족'이라는 의미의 차별적인 말인 '이누이트'라는 새로운 호칭을 많이 쓰고 있는데, 그린란드 사람들은 공식적으로 자신들을 '칼라아릿'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같은 인류로서 존중하는 마음이 있다면 이누이트라고 불러도 좋고, 에스키모라고 불러도 좋다고 생각한다고 저자는 이야기한다.

총 90여 가지가 넘는 북극의 이야기, 그곳에서 사는 사람들의 삶, 생소하지만 재미있고 흥미진진한 북극의 모습을 만나 볼 수 있다. 그중 몇 가지 이야기를 소개해 본다.

북극과 남극 중 어디가 더 추울까?


이 질문을 아이들에 해봤는데, 정답을 맞히지는 못했다. 남극이 압도적으로 춥다고 한다. 해수면에서 지면까지의 높이, 표고가 다르기 때문인데 평균 기온을 봐도 남극은 영하 50~60도이고, 북극은 영하 20~30도 정도이다. 저자는 겨울을 북극에서 보내고 여름에는 집으로 돌아가는데 기온 차가 70도 이상이라고 한다. 우리나라에도 겨울이 있지만 왜 북극과 남극이 더 추운지에 대한 설명도 상세히 나온다. 태양빛이 비스듬히 닿는 위치에 있고, 지구가 살짝 기울어져 있는 탓에 지구 양 끝에 있는 북극과 남극은 겨울이 되면 태양빛이 거의 닿지 않는 위치로 가게 되어 더 추워지게 되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당연한 원리이지만 이렇게 그림과 글로 이해를 도우니 지식이 눈과 귀에 쏙쏙 들어온다.

북극에서도 혈기왕성한 파리와 까마귀


눈과 얼음이 녹는 여름이면 북극에서도 파리를 볼 수 있는데, 초겨울인 11월 하순에도 파리의 날갯짓 소리를 들은 이야기가 소개된다. 크기는 보통 파리의 두 배이며 날갯소리는 상당히 시끄럽다고 한다. 큰 까마귀 또한 자주 보는 새인데, 이누이트 족 민화나 전설에서는 까마귀가 인기 캐릭터로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이야기가 많다고 한다. 북극에서 파리와 까마귀를 볼 수 있다는 게 신기할 따름이다. 언젠가 TV에서 북극에 사는 토끼를 본 적이 있다. 책에서는 북극 토끼도 소개하는데, 몸길이가 50cm가 넘는 거대 토끼라고 한다. 몸이 커야 체온을 유지하기 좋기 때문에 추운 곳에 사는 쪽이 더 크다고 한다. 북극에 내가 알고 있던 북극곰, 썰매개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는 사실에 새삼 놀랐다.

극야는 뭘까?


극야는 백야와 반대되는 현상으로 하루 종일 태양이 뜨지 않는 것을 말하는데, 세계에서 가장 북쪽에 있는 마을 시오라팔루크에서는 10월 중순 무렵 태양이 서쪽 하늘로 가라앉아 다음 해 2월 중순 무렵에 태양이 뜨니, 약 4개월 동안 해를 볼 수 없는 것이다. 북극과는 정반대의 시기에 남극에서도 백야와 극야가 일어난다. 다행인 것은 극야가 찾아와도 달은 변함없이 떠오르고, 보름달빛은 태양을 대신한다고 한다. 해가 뜨지 않는 계절이어도 집에만 갇혀 지내지 않고 '시계의 시간'으로 활동하고 있는 그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반대로 백야는 하루 종일 해가 지지 않는 현상으로 밤이 없이 하루 내내 아침과 낮만 이어지는데, 백야와 극야 현상은 지구의 자전축이 기울어져 있기 때문에 일어난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경험하지 못하는 백야와 극야가 신기할 따름이다.

개썰매가 뭐지?


이누이트의 대표 문화인 개썰매는 원주민의 이동 수단으로 사람이 탄 썰매를 개가 끌어서 이동하는 교통수단이다. 암컷이 리더가 되면 단결력이 좋은 팀이 된다고 하며, 개썰매 경주를 할 때 쓰이기도 한다. 저자가 개썰매 탐험가인 만큼 7장 개썰매 이야기를 흥미 있게 읽어보게 되었다. 개썰매를 타는 것은 자신의 생명을 개에게 맡기는 것과 마찬가지여서 개를 애완동물처럼 귀여워하지 않으며, 썰매 견이 되는 훈련이 시작되면 선을 긋고 개들을 대하게 된다고 한다. 썰매 개가 되는 훈련은 빠르면 생후 3개월부터 어미 개와 함께 달리며 시작하고, 썰매를 끄는 건 몸이 어른 개만큼 자란 다음이다. 100kg 정도는 수컷 한 마리가 운반할 수 있으며, 북극에서 사는 개들은 추위를 견뎌내기 때문에 새끼를 낳을 때나 아플 때가 아니면 집 밖에서 생활한다고 한다. TV로만 봐왔던 썰매 개의 생활 면면을 알 수 있는 시간이었다.



 

이 외에도 북극 관광을 하러 갈 수 있는지, 북극 인구는 줄어들고 있는지, 북극에서는 어떤 말을 쓰는지, 사람들은 어떻게 서로 어울려 지내는지 등 다양한 질문에 대한 답을 들을 수 있다. 책 하단에 질문이 있고, 다음 페이지에 답변이 남겨지는 코너도 있다. 특히 북극 지역과 지구 온난화에 대한 부분은 관심을 가지고 읽어 내려갔다. 지구 온난화로 남극과 북극의 얼음이 녹아서 해수면이 상승하고, 바다 가까운 지역이 물에 잠길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한다. 북극은 지구 온난화의 영향이 가장 빨리 나타나는 지역으로, 특히 북반구에 사는 사람이 훨씬 많아서 남극보다 변화가 빠르다고 한다. 남극의 경우는 20세기 초부터 여러 나라가 기지를 세워 연구를 시작한 반면, 북극 지역 관측조사는 활발히 이루어지지 않았고, 요즘 들어서야 북극 관측이 주목받고 있다. 비교적 따뜻한 남쪽 바다에만 살던 물고기가 북극에서도 잡힌다고 하니, 온난화 때문에 잡히는 물고기도 변한 현실이다. 이 외에도 많은 이야기들로 채워진 이 책은 초등학교 어린이 눈높이에서 즐길 수 있는 북극 책을 써보고 싶었던 저자의 마음이 담겨 있다. 그림과 사진을 풍부히 사용해 화려하고 멋진 책, 북극의 분위기가 전해지는 책이다. 북극 활동을 시작한 지 30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현역 개썰매대와 함께 이어가고 있는 저자를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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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나는 그림자가 시공주니어 문고 3단계 82
황선미 지음, 이윤희 그림 / 시공주니어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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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대표 작가 황선미가

빈틈없는 언어로 건져 올린 결핍의 자리


나는 절대로 밝히지 않을 것이다.

비밀이 밝혀지는 순간

나는 또다시 혼자가 될 테니까.

[마당을 나온 암탉]의 작가, 황선미 작가가 집필한 [빛나는 그림자가]를 만나게 되었다. 책으로, 애니메이션으로 몇 번을 만나봤던 작가의 전작은 나뿐만 아니라 가족들에게도 큰 감동과 여운을 준 작품이기에 이름만으로도 반갑기부터 했다.

무엇보다 초등학교 고학년 딸아이가 얼마 전 남자친구가 생겼기에 표지를 보고는 으레 짝사랑하는 이야기겠지 싶었다. 아이가 읽기 전에 늘 내가 먼저 읽어보곤 하는데 잠시 짬을 내어 읽어 내려가다가 어느새 내용에 푹 빠져버렸다. 책을 덮는 순간에 나도 모르게 빛나라와 윤이가 보고 싶어졌다. 이야기는 내가 생각했던 흔한 짝사랑 이야기가 아니다. 출생의 비밀을 가지고 있는 빛나라와 같은 보육원 출신인 허윤, 그 둘을 중심으로 이야기는 전개된다.


이야기는 장빛나라의 1인칭 주인공 시점으로 시작된다. 빛나라는 여느 초등생과 마찬가지로 친한 여자친구들이 있고, 함께 비밀일기를 쓰며 평범한 학창 시절을 보낸다. 어느 날 전학 온 허윤을 만나기 전까지는 말이다.

학교 과제로 태몽과 장래희망을 발표하게 된 빛나라에게는 친구들에게 아직 말하지 못한 비밀이 있다. 빛나라는 입양아이다. 어릴 적 지냈던 보육원에서 부모님과 언니를 만나게 되었다. 함께 공유하는 비밀일기에도 그런 이야기는 쓰지 않는다.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그전 학교에서도 입양아라는 소문이 퍼지면서 지금의 학교로 전학 온 계기가 된 빛나라에게는 비밀이 밝혀지는 순간 또다시 혼자가 될 거라는 두려움에 꽁꽁 숨겨놓고 있다. 그런 빛나라에게 서로 외모도 성격도 다르지만 여느 또래 친구들처럼 은재와 유리는 소중한 존재이다. 이 친구들 사이에 등장한 전학생 허윤으로 인해 빛나라와 은재가 서로 오해를 하고 멀어지게 되는 계기가 되는데, 속앓이를 하는 주인공이 안쓰럽기까지 하다.


빛나라만이 알고 있는 비밀 속의 주인공, 요한이는 같은 보육원 출신이다. 어렸을 적 요한이와의 추억을 간직하고 있는 빛나라에게 그에 대한 기억은 마치 소설 속의 한 장면처럼 지나간다. 그 기억을 소설처럼 써 내려가는 빛나라가 모르고 있는 사실이 하나 있다. 바로 이야기의 반전, 윤이가 바로 그 어릴 적 요한이었던 것을 알아채지 못한다. 잊고 싶었던 기억, 잊히지 않는 기억들, 아픈 기억들을 온전히 받아내고 있는 빛나라를 생각하면 마음이 아려온다.

여러 가지 복잡한 감정으로 북받쳐 있는 빛나라의 마음이 글을 통해, 그림을 통해 독자에게 온전히 전해지는 것 같다.


빛나라가 가지고 있는 비밀은 어쩌면 감당하기 어려운 일일 수 있지만, 스스로 감내해야 할 일인지도 모르겠다. 무엇보다 다행인 것은 가족들의 사랑을 받고 있고, 평범한 가정에서 안전하게 성장하고 있다는 사실에 안도한다. 누구에게나 시작은 있지만 그 시작이 다른 빛나라가 짊어지고 있는 그 짐을 덜어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슬프고 아픈 일이지만 잘 해내리라 믿는다. 빛나라를 둘러싸고 일어난 여러 사건들이 잘 해결되고, 이야기의 말미에는 윤이의 존재 또한 알게 되어 실의 실타래를 풀은 기분이었다. 은재와 유리와도 다시 관계를 회복하게 되고, 윤이가 보관하고 있던 연습 공책도 돌려받게 된다. 다만 빛나라가 썼던 공책 속의 이야기는 윤이가 가져가고 말이다. 공책의 이야기를 읽고 있는 윤이의 모습이 떠오르며, 아련한 마음이 든다. 어렸을 적 불우한 환경이었지만 그 둘만의 추억은 잊히지 않고 이렇게 성장한 십대에도 더할 나위 없이 소중하게 간직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그림자가 빛날 때

빛나는 그림자가 거슬렸습니다.

빛나는 그림자를 알아보지 못했습니다.

빛나는 그림자가 떠나고 나서야 정확히 알았습니다.

그림자와 아주 가까웠다는 걸.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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