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래의 날 - 어느 날 고래가 우리에게 왔다 꼬마도서관 12
코르넬리우스 지음, 토마소 카로치 그림 / 썬더키즈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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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출판사 썬더키즈에서 출간한 [고래의 날]은 코르넬리우스(다비드 칼리)가 글을 쓰고, 토마소 카로치가 그림을 그렸다. 작가 소개를 하자면 세계적인 그림책 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다비드 칼리가 '코르넬리우스'라는 필명으로 소개하는 첫 번째 그림책이기도 하다. 책에 글이 나오지는 않지만, 작가 다비드 칼리는 그림책과 만화, 시나리오, 그래픽 소설 등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글을 쓰는 세계적인 작가인데, 우리나라에도 출간된 여러 그림책이 있어 한번 찾아보고 싶은 마음이 든다. 그의 작품들은 기발한 상상력과 유머를 담았고, '코르넬리우스'는 다비드 칼리를 비롯한 작가 몇 명이 그룹이 되어 함께 사용하는 필명이라고 한다.

흑연과 목탄으로만 작업을 하는 작가, 토마소 카로치의 작품을 감상하는 것만으로도 환상적인 책이다. 그림을 그린 토마소 카로치는 이탈리아 출생으로 인간과 자연의 관계에 대한 다양한 작품들을 그려 냈으며, 현재는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하고 있다고 한다. 소장 가치가 충분하고, 책을 한 장 한 장 넘기는 순간마저 숨을 죽이며 보게 되었다.

작가 소개만으로도 [고래의 날]이라는 그림책은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가 분명하고, 사실주의적 상상력이 만들어 낸 또 다른 세상으로 우리를 안내하기에 충분하다. 고래를 통해 환경을 생각하게 하고, 현대 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공존, 그리고 전쟁 등 다양한 생각을 떠올리게 하는 한 편의 영화 같은 그림책은 인간과 자연의 관계에 대해 고민하게 한다. 그림 한 페이지마다 시사하는 문제와 내용을 가늠하며 여러 상상 속으로 우리를 초대하는 책 속으로 들어가 본다.


첫 번째 그림은 거대한 고래들이 갑자기 나타나 하늘을 날아다니는 장면으로 시작이 된다. 고층 빌딩과 자동차가 가득한 대도시는 지금의 우리 모습을 대변한다. 사람들은 고래를 보고 놀라움과 기이함, 불안감과 환호 등 다양한 감정을 표출하며 유유히 춤을 추듯 유영하는 고래들의 모습을 바라본다. 우아하게 건물 사이를 피해 가로질러 유영하는 고래들과 그 아래에서 고래를 바라보는 인간들의 모습은 대조를 보여주고, 이러한 상황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 독자 또한 고민하게 한다.




결국 고래를 공포의 대상으로 느끼게 된 인간은 고래를 공격하기 시작한다. 군대와 사냥꾼은 고래를 적으로 여기고 무참히 공격하고 죽이게 된다. 고래들이 왜 대도시로 날아왔으며, 그들은 우리에게 무엇을 말하고 싶었던 건지, 조용하고 평화롭게 그곳을 지나갈 뿐인 거대한 고래들을 왜 인간은 먼저 공격을 했는지, 인간은 왜 고래들을 두려움의 대상으로 생각하고 공격을 했는지 다양한 질문을 떠오르게 한다.

현재 우리가 처한 환경문제의 주범이 우리라는 사실을 간접적으로 깨닫고 여러 가지 우려를 실감하게 하는 내용이기에 개인적으로 두려움과 공포의 현실을 간접경험하는 시간이기도 하다.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우리가 그토록 두려워하는 고래는 정작 평온한 모습으로 우리를 공격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우리가 그들을 공격함으로써 죽음을 맞이하는 고래로 인한 피해를 입게 되고, 인간들은 죽은 고래 앞에서 자랑스럽게 기념사진을 찍고, 군인들은 훈장까지 받게 된다. 왜 우리는 우리를 해치지 않는 무고한 고래를 해 했을까 생각해 본다. 왜 그들이 도시에 나타났는지, 무엇이 그들을 이곳으로 오게 했는지 고민하고 방법을 찾았다면 좋지 않았을까 싶다.


결국 고래를 해하여 지구는 평안한 듯하지만, 또 다른 생명체를 마주하게 되는 현실로 이야기는 마무리가 된다. 지구상에서 인간은 가장 위대한 존재라고 생각하지만, 우리가 알지 못하는 수많은 또 다른 생명체와 함께 유기적으로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야 함을 알려준다. 지금도 크고 작은 많은 환경문제에 직면하고 있는 우리에게 큰 경종을 울리는 환경 그림책으로 추천하며, 단 한 줄의 글도 들어있지 않지만 많은 글보다 우리에게 더 많은 질문을 떠올리게 하는 한 편의 영화를 본 듯한 그림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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