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에 가 본 적 있나요? - 개썰매 탐험가가 들려주는 신비로운 북극 세계
야마사키 데쓰히데 지음, 송지현 옮김 / 북뱅크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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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북극에 가 본 적 있나요?

야마사키 데쓰이데 글

개썰매 탐험가가 들려주는 신비로운 북극 세계


출판사 북뱅크에서 출간한 <북극에 가 본 적 있나요?>는 개썰매 탐험가가 들려주는 신비로운 북극 세계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로 이루어진다. 작가가 겪은 북극의 자연과 생물, 세계에서 가장 북쪽에 있는 마을에 사는 사람들의 삶을 소개한다. 가보지 못한, 어쩌면 평생 동안 가지 못할 수도 있는 낯선 땅, 북극의 생활 면면을 직접 북극에서 생활하고 있는 작가의 글을 통해 생동감 있게 만나볼 수 있다.

북극이라는 낯선 땅에서 생활하면서 그가 경험한 생생한 정보를 다양한 관점과 시각에서 그림, 사진의 부가 자료와 함께 이해하기 쉬운 설명체로 소개하고 있으며, 독자의 입장에서는 영하 40도 세계의 신기한 일들에 관심을 가지고 접근하게 된다.

어린이 눈높이에서 북극 세계의 모든 것을 즐길 수 있는, 작지만 탄탄한 북극 탐험 책으로 개썰매 탐험가가 들려주는 신비한 북극 세계로 떠나본다.


저자 야마사키 데쓰히데는 1989년부터 북극권을 원정하며 그린란드 북서부 이누이트식 개썰매술과 수렵 기술을 전승 받았고, 현재는 개썰매를 이용한 북극권 관측조사인 '아반나트 북극권 환경조사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고 한다. 그린란드 북서부 지방과 일본 지역의 자매도시 연대를 위해서도 활동 중인 개썰매 탐험가인 그가 우리를 신비로운 북극 세계로 안내하기 위한 이 책에는 그가 겪은 북극의 자연과 생물, 마을 사람들의 삶뿐만 아니라 환경 이야기도 담고 있어 아이와 부모가 함께 관심을 가지고 접근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야기는 북극과 남극의 차이점을 시작으로 영하 40도의 세계, 북극 동물들, 북극의 하늘, 북극의 음식, 사냥법과 낚시법, 개썰매 이야기, 오늘날 북극의 삶, 북극의 역사와 전통적인 삶, 개썰매 탐험가는 어떤 사람까지 총 10장으로 나뉜다. 각 장마다 세부적인 질문에 대한 답과 각 정보로 채워져 있으며, 개인적으로 궁금한 지구 온난화와 대해서도 다룬다. '북극과 남극 중 어디가 더 추울까?'란 질문부터 '오줌은 고드름처럼 얼까?', '깜깜한 '극야'가 찾아오면 집에만 갇혀 지낼까?, '썰매 끄는 개는 힘이 얼마나 셀까?', '북극 관광을 하러 갈 수 있을까?' 등 평소에 궁금해왔던 질문도 많다. 북극에 사는 사람들을 '에스키모'라고 불렀던 기억이 있다. 그 호칭이 '생고기를 먹는 야만족'이라는 의미의 차별적인 말인 '이누이트'라는 새로운 호칭을 많이 쓰고 있는데, 그린란드 사람들은 공식적으로 자신들을 '칼라아릿'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같은 인류로서 존중하는 마음이 있다면 이누이트라고 불러도 좋고, 에스키모라고 불러도 좋다고 생각한다고 저자는 이야기한다.

총 90여 가지가 넘는 북극의 이야기, 그곳에서 사는 사람들의 삶, 생소하지만 재미있고 흥미진진한 북극의 모습을 만나 볼 수 있다. 그중 몇 가지 이야기를 소개해 본다.

북극과 남극 중 어디가 더 추울까?


이 질문을 아이들에 해봤는데, 정답을 맞히지는 못했다. 남극이 압도적으로 춥다고 한다. 해수면에서 지면까지의 높이, 표고가 다르기 때문인데 평균 기온을 봐도 남극은 영하 50~60도이고, 북극은 영하 20~30도 정도이다. 저자는 겨울을 북극에서 보내고 여름에는 집으로 돌아가는데 기온 차가 70도 이상이라고 한다. 우리나라에도 겨울이 있지만 왜 북극과 남극이 더 추운지에 대한 설명도 상세히 나온다. 태양빛이 비스듬히 닿는 위치에 있고, 지구가 살짝 기울어져 있는 탓에 지구 양 끝에 있는 북극과 남극은 겨울이 되면 태양빛이 거의 닿지 않는 위치로 가게 되어 더 추워지게 되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당연한 원리이지만 이렇게 그림과 글로 이해를 도우니 지식이 눈과 귀에 쏙쏙 들어온다.

북극에서도 혈기왕성한 파리와 까마귀


눈과 얼음이 녹는 여름이면 북극에서도 파리를 볼 수 있는데, 초겨울인 11월 하순에도 파리의 날갯짓 소리를 들은 이야기가 소개된다. 크기는 보통 파리의 두 배이며 날갯소리는 상당히 시끄럽다고 한다. 큰 까마귀 또한 자주 보는 새인데, 이누이트 족 민화나 전설에서는 까마귀가 인기 캐릭터로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이야기가 많다고 한다. 북극에서 파리와 까마귀를 볼 수 있다는 게 신기할 따름이다. 언젠가 TV에서 북극에 사는 토끼를 본 적이 있다. 책에서는 북극 토끼도 소개하는데, 몸길이가 50cm가 넘는 거대 토끼라고 한다. 몸이 커야 체온을 유지하기 좋기 때문에 추운 곳에 사는 쪽이 더 크다고 한다. 북극에 내가 알고 있던 북극곰, 썰매개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는 사실에 새삼 놀랐다.

극야는 뭘까?


극야는 백야와 반대되는 현상으로 하루 종일 태양이 뜨지 않는 것을 말하는데, 세계에서 가장 북쪽에 있는 마을 시오라팔루크에서는 10월 중순 무렵 태양이 서쪽 하늘로 가라앉아 다음 해 2월 중순 무렵에 태양이 뜨니, 약 4개월 동안 해를 볼 수 없는 것이다. 북극과는 정반대의 시기에 남극에서도 백야와 극야가 일어난다. 다행인 것은 극야가 찾아와도 달은 변함없이 떠오르고, 보름달빛은 태양을 대신한다고 한다. 해가 뜨지 않는 계절이어도 집에만 갇혀 지내지 않고 '시계의 시간'으로 활동하고 있는 그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반대로 백야는 하루 종일 해가 지지 않는 현상으로 밤이 없이 하루 내내 아침과 낮만 이어지는데, 백야와 극야 현상은 지구의 자전축이 기울어져 있기 때문에 일어난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경험하지 못하는 백야와 극야가 신기할 따름이다.

개썰매가 뭐지?


이누이트의 대표 문화인 개썰매는 원주민의 이동 수단으로 사람이 탄 썰매를 개가 끌어서 이동하는 교통수단이다. 암컷이 리더가 되면 단결력이 좋은 팀이 된다고 하며, 개썰매 경주를 할 때 쓰이기도 한다. 저자가 개썰매 탐험가인 만큼 7장 개썰매 이야기를 흥미 있게 읽어보게 되었다. 개썰매를 타는 것은 자신의 생명을 개에게 맡기는 것과 마찬가지여서 개를 애완동물처럼 귀여워하지 않으며, 썰매 견이 되는 훈련이 시작되면 선을 긋고 개들을 대하게 된다고 한다. 썰매 개가 되는 훈련은 빠르면 생후 3개월부터 어미 개와 함께 달리며 시작하고, 썰매를 끄는 건 몸이 어른 개만큼 자란 다음이다. 100kg 정도는 수컷 한 마리가 운반할 수 있으며, 북극에서 사는 개들은 추위를 견뎌내기 때문에 새끼를 낳을 때나 아플 때가 아니면 집 밖에서 생활한다고 한다. TV로만 봐왔던 썰매 개의 생활 면면을 알 수 있는 시간이었다.



 

이 외에도 북극 관광을 하러 갈 수 있는지, 북극 인구는 줄어들고 있는지, 북극에서는 어떤 말을 쓰는지, 사람들은 어떻게 서로 어울려 지내는지 등 다양한 질문에 대한 답을 들을 수 있다. 책 하단에 질문이 있고, 다음 페이지에 답변이 남겨지는 코너도 있다. 특히 북극 지역과 지구 온난화에 대한 부분은 관심을 가지고 읽어 내려갔다. 지구 온난화로 남극과 북극의 얼음이 녹아서 해수면이 상승하고, 바다 가까운 지역이 물에 잠길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한다. 북극은 지구 온난화의 영향이 가장 빨리 나타나는 지역으로, 특히 북반구에 사는 사람이 훨씬 많아서 남극보다 변화가 빠르다고 한다. 남극의 경우는 20세기 초부터 여러 나라가 기지를 세워 연구를 시작한 반면, 북극 지역 관측조사는 활발히 이루어지지 않았고, 요즘 들어서야 북극 관측이 주목받고 있다. 비교적 따뜻한 남쪽 바다에만 살던 물고기가 북극에서도 잡힌다고 하니, 온난화 때문에 잡히는 물고기도 변한 현실이다. 이 외에도 많은 이야기들로 채워진 이 책은 초등학교 어린이 눈높이에서 즐길 수 있는 북극 책을 써보고 싶었던 저자의 마음이 담겨 있다. 그림과 사진을 풍부히 사용해 화려하고 멋진 책, 북극의 분위기가 전해지는 책이다. 북극 활동을 시작한 지 30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현역 개썰매대와 함께 이어가고 있는 저자를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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