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노래를 들어라 (양장)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윤성원 옮김 / 문학사상사 / 200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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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낮의 빛이 밤의 어둠의 깊이를 어찌 알겠는가."                                                                  -프리드리히 니체

 

 이 책, 의미가 뜻깊다. 바로 무라카미 하루키의 처녀작이다. 지금의 무라카미 하루키를 있게 한 책이다. 예전에 읽은 책을 다시 꺼내들었다. 역시나 처음 읽는 듯하다. 이미 나에겐 레테의 강을 넘어간 책이었다. 참 사람의 기억력이란 정말 믿을 것이 못 된다. 특히나 나의 기억력은 더욱 믿을 것이 못된다. 하지만, 망각 덕분에 처음 읽는 듯한 새로움으로 읽을 수 있으니 그 또한 좋은 일이 아니겠는가?

 

 이 소설은 일본의 군조신인상을 받았다. 만약 상을 받지 못했더라면 하루키는 자신이 소설가가 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고 이야기했다. 군조신인상 감사합니다.

 

 이 소설은 하루키의 처녀작이자 자전적 소실이다. 역시나 하루키느낌이 듬뿍 담긴 책이다. 그리고 묘하게 젊고 묘하게 새롭다. 신선하다. 혹자는 이 책을 읽고 "이게 머야?", "이런게 소설이야?" 라고 이야기 하고, '이게 무슨 내용이야? 무슨 의미가 있어?" 라고 말할 지도 모르겠다. 안타깝지만 이것은 분명 소설이다. 그리고 우리의 인생이며, 우리의 상실이다. 자 우리의 인생을 돌아보자. 거기에 어떤 기승전결이나 스펙터클이 있는가? 아니 있어야 하는가? 하루키는 담담하게 상실을 이야기한다. 우리는 그 덕분에 우리의 상실을 응시한다. 인간의 상실을 노래하는 작가 , 노벨상 선정이유로 충분하지 않을까?

 

 귀를 기울이자. 조용히 숨 죽이고 바람의 노랫소리를 들어보자. 어디선가 들려오는 그 노래는 우리의 마음을 흔들어 놓을지도 모르고, 혹은 상처를 감싸 어루만져줄지도 모른다. 상실은 우리의 정체성의 한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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