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 한 방울 - 이어령의 마지막 노트 2019~2022
이어령 지음 / 김영사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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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어령 선생님의 마지막 육필 원고를 모은 책이다. 그는 2022년 2월 26일 영면에 들었다. 이 책은 2019년 10월부터 2022년 1월까지 남긴 글을 모은 책이다.


 <이어령의 마지막 수업>을 재밌게 읽었다. 이어령씨의 다른 책들도 계속 꾸준히 읽어보고 싶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눈물 한 방울>은 기대보다 별로였다.


 요즘 계속해서 속고 있다. 작가의 마지막 노트, 미발표 원고, 미완성 작품 등은 앞으로 신중히 선택해야겠다. 작가는 보통 책을 내기 전에 수없이 퇴고를 한다. 글을 수정하고 덜어내고 보충한다. 좋은 작가, 좋은 책일수록 많이 다듬는다. 퇴고에 퇴고를 거듭한다. 글을 다 쓰면 끝이 아니라 그 때부터 시작이다. 이런 책들은 물리적으로 작가가 글을 다듬을 시간이 없다. 자신의 글을 다듬을 작가는 이미 세상에 없기 때문이다. 편집자, 출판사가 작가의 남은 글을 모아서 출간한다. 요는 돈이 되기 때문이다. 마지막 한 방울까지 짜내려는 속셈이 아닐까? 

 

 좀 다른 이야기지만 프란츠 카프카는 자신의 미완성 작품을 전부 불태워달라고 했다. 그만큼 작가에게 퇴고와 완성은 중요한 작업이다(다행히 그 부탁을 들은 친구가 약속을 지키지 않아서 카프카의 작품을 만날 수 있게 되긴 했지만...)


 그래도 책에 의의가 없진 않다. 암투병으로 죽음을 기다리는 노학자의 일기를 보는 경험은 흔치 않다. 한 평생 지식을 추구하고 행복하게 살았더라도 죽음은 외롭고 두려운 것이다. 책을 보고 싶지만 책을 볼 수 있는 기력이 전혀 없는 상태. 지척에 다가온 죽음. 나이 들어서 이 책을 다시 읽으면 전혀 다른 느낌일 거 같다. 


 이 책의 화두는 제목처럼 '눈물 한 방울' 이다. 마지막에 남는 건 지식이 아닌 자신에 대한, 그리고 타인에 대한 연민이다. 눈물이야말로 인간을 가장 인간답게 하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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