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도 하나의 성향인지도 모르겠다. 난 항상 과거를 그리워하고 미화한다. '그때가 좋았지' 하고 생각한다. 우스운 점은 '그때'에는 좋다는 생각을 별로 안한다는 점이다. 현재에 만족하지 못하는 이것도 일종의 병인가? 아니면 끝없는 욕심의 발로인가?

 

 요즘은 정말 책을 많이 못 읽고 있다. 이번 달 한 권의 책을 읽었다. 그것도 만화로 된 책이라 금방 읽을 수 있는 책이었다. 한 주간 휴가가 있었고, 한 주가 감기로 앓았다. 이 책, 저 책 조금씩 읽고 있긴 하지만, 책 읽는 양이 예전보다 확실히 줄었다.

 

 저번 달은 4권의 책과 9권의 만화 삼국지를 읽었다. 2년 전 순천에서 일할 때는 한 달에 20~30권의 책을 읽었다. 그리고 서재에 글도 엄청 많이 썼다. 평균 하루에 한 편 이상의 글을 썼던 거 같다. 요즘 계속 그 때가 좋았다는 생각이 든다. 그 때가 그립다.

 

 환경적인 조건이 컸다. 전에 직장은 집에서 다녔다. 그리고 저녁을 직장에서 먹을 수 있었고, 저녁먹고 직장에서 그대로 책을 읽을 수 있었다. 굉장히 시간을 아낄 수 있었다. 일하고 저녁 먹고 책 읽고하는 일상의 반복이었다. 주말에도 별다른 일이 없으면 아침부터 도서관에 가서 죽치고 앉아서 책을 읽었다. 지금 생각하면 용하다. 어떻게 그게 가능했지? 그 때는 그것이 당연했으며 오히려 책을 읽지 않는 것을 상상하기 어려웠다. 일종의 집착, 중독 어쩌면 몰입 비슷한 그 무언가가 있었는지도 모른다. 열정, 끈기 그 비슷한 무언가도 있었는지 모르겠다.

 

 지금도 시간은 많다. 퇴근하고 운동하고 저녁먹고 하면 8시다. 하지만 보통 퇴근하면 피곤해서 집에서 한숨자거나 쉬기 일쑤다. 책도 장시간 집중해서 읽기가 어렵다. 습관이 무뎌져서 집중력도 형편없어졌다. 전보다 인터넷, 핸드폰 하는 시간이 무척 늘었다. 휴식이라 생각하지만 어쩌면 낭비하는 시간들이 늘어났다. 

 

 이게 한 번 습관이 무너지니 회복하기 어렵다. 좀 더 책을 읽고 싶은데 핸드폰, 인터넷에 더 손이 간다. 망할 스마트폰! 스마트폰이 좋아질수록 나의 독서량은 줄어드는게 아닌가 싶다.

 

 오늘은 퇴근 후 집에서 책을 읽다가 한 숨 잤다. 그리고 이렇게 서재에 글을 쓰고 있다. 오랜만에 글을 쓴다. 항상 글을 쓰려다가 말았다. 뭔가 쓸 말이 없었던 거 같기도 하다.

 

 집에 있으면 놀게 될 거 같다. 휴식도 충분히 취했으니 나가서 책 좀 읽어야겠다. 간만에 책 읽는 하루가 되기를.

  

 

 

 

 

 

 

 

 

 

 

 

 

 

 

 오늘 도착한 책이다. 인도의 불가촉천민에 관한 책이다. 재밌다. 오랜만에 가슴이 뛰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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