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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당장 이 불황을 끝내라! - 폴 크루그먼, 침체의 끝을 말하다
폴 크루그먼 지음, 박세연 옮김 / 엘도라도 / 2013년 4월
평점 :
절판


2008년 경제 재앙에 대해 왜 그런 일이 벌어졌을까?, 대체 우리는 지금 뭘 하고 있는가? 우리는 원인이 아니라 치료법에 집중해야 한다. 우리는 위기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했고, 당연히 경제 회복을 위한 해결책이 필요하다.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는 경제 침체를 분명히 이해하기 위해서 우리 사회가 아직도 침체의 늪에 빠져 있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참고 견딘다고 해결될 상황이 아니다. 실업률 수치에서 가장 분명하게 드러나듯 심각한 문제는 비정상적인 흐름이 만성적으로 이어지는 상황이 치명적이고 누적적인 피해를 입히고 있다는 것이다. 경기회복을 위한 노력이 가장 시급하다.

 

대공황 이후 75년 동안 이어진 경제적, 기술적, 사회적 변화로 인해 세부적으로는 많은 차이가 있지만 우리는 분명 1930년대 시절과 비슷한 고통을 겪고 있다. 이후로 케인스를 비롯한 많은 학자들이 내놨던 분석 자료들과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는 연구 성과들 덕분에 우리는 정치인들이 어떻게 대처했어야 했었는지 분명히 알고 있다. 마찬가지로 그런 분석 및 연구자료들을 기반으로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지식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정치인과 관료들 더 넓게 사회적 여론을 형성하는 주요 인사들이 다양한 이유로 역사적인 교훈과 연구 성과들을 무시하고 이들의 지혜를 외면한 채 익숙한 이념적, 정치적 편견에 집착하고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이러한 기존의 파괴적인 접근 방식에 반박하고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 경기부양책을 밀어붙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번 경제위기만큼은 많은 경제학자들이 존 메이너드 케인스, 케인스와 동시대에 활동했던 미국의 경제학자 어빙 피셔, 최근 주목을 받게 된 하이먼 민스키 등 선현들의 생각을 재조명하려는 움직임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우리는 지금 케인스가 묘사했던 세상 속에 살고 있다.

 

민스키 이론에서 레버리지, 즉 자산이나 수입에 대한 부채의 비중이 핵심 개념을 차지하고 있다. 민스키의 설명에 따르면 경제적으로 안정된 시기에는 채권자들이 채무자들의 상환 능력에 대해 별로 걱정을 하지 않기 때문에 레버리지가 높게 형성돼있다. 레버리지의 증가는 결국 경제적 불안정성으로 이어진다. 당장 돈을 쓸 필요가 없는 사람들이 보다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사람들에게 정당한 대가를 받고 돈을 빌려주는 행위는 좋은 것이다. 상식과 달리 부채는 사회 전체를 더 가난하게 만드는 게 아니며, 한 사람의 부채는 다른 사람의 자산이다. 사회 전체의 부는 부채의 양에 아무런 영향을 받지 않는다. 하지만 레버리지가 높은 경제, 수입이나 자산에 비해 부채가 높은 경제는 경기침체에 대해 취약하다.

 

어빙 피셔는 하나의 경제에서 너무 많은 주체들이 동시에 부채 문제에 대한 부담을 느껴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 집단적으로 노력한다면 이는 자기 파괴적 흐름으로 이어진다고 말한다. 악순환이 계속해서 반복되면 경제 전체는 물가가 전반적으로 떨어지는 디플레이션의 늪에 빠지고 만다. 부채의 가치가 떨어짐에도 부채의 실질 부담은 무거워진다. 채무자들은 더 많이 갚을수록 더 많이 빚지게 된다는 것이다.

 

지금의 위기는, 수입이 줄어드는 이유는 지출을 줄이고 있기 때문이다. 계속해서 지출을 줄이려는 노력은 결국 지속적인 소득의 감소로 이어질 것이다. 부채 문제는 심각한 수준에 도달해 있다. 외부의 존재에게 빚을 지고 있는 게 아니라 서로 서로 빚을 지고 있는 것이다. 모든 사람이 지출을 줄이기 위해 노력한다면 결국 악화될 것이다.

 

대다수의 채무자들이 더 많이 저축을 하고 빚을 갚기 위해 노력한다면 반대로 움직이는 더 많이 쓰고 더 많이 돈을 빌리는 누군가의 존재가 필요하다. 누군가는 분명히 정부가 되야 할 것이다. 우리가 직면하는 경기침체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 지출에 주목해야 한다는 점에서 우리는 케인스 학파의 주장으로 돌아가고 있는 셈이다. 임금과 가격의 상승은 부채 부담을 줄여준다. 부채 부담을 덜어주는 정책은 장기적인 차원에서 경기 침체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방안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케인스의 경제학이 촉구하는 정부 개입이 온건하고 특정한 목표에 한정된 것임에도 보수주의자들은 정부의 개입 자체를 문제의 발단이라고 생각한다. 정부 개입이 경기 침체에 일시적으로 도움이 될 수는 있지만 사회주의가 다시 올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을 갖고 있다. 이런 이유로 케인스의 접근 방식이 일방적인 정부 개입을 정당화할 수 있는 보편적인 두려움은 물론 고용 창출을 위한 정부의 직접적인 정책에 대해 강력한 반감을 나타내고 있다.

 

심각한 경기침체 속에서 통화정책으로 관리할 수 있는 금리가 제로에 가까운 상황에서 정부는 지출을 축소할게 아니라 오히려 확대해야 한다. 지난날 대공황을 끝낼 수 있었던 것은 미 연방 정부 지출의 폭발적인 증가 때문이었다. 마찬가지로 오늘날 우리는 그와 비슷한 해법을 간절히 바라고 있는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며 공감하고 싶은 부분은 우리가 지금 처해 있는 경기 침체가 본질적으로 아무런 필연적인 이유가 없는 상황이며, 우리가 지금 이렇게 힘든 고통을 겪을 필요도 없고, 많은 사람들의 인생을 불행으로 몰아갈 이유도 없다는 것이다. 일본은 장기적인 경기침체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으며, 유럽, 미국 등에 이어 우리도 경기침체가 계속 되고 있다. 이시점에서 정부의 주도적이며 즉각적인 대처에 따라 앞으로의 경제를 악화시킬 수도 회복할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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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6-24 18:5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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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6-25 10:1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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