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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애플 Inside Apple - 비밀 제국 애플 내부를 파헤치다
애덤 라신스키 지음, 임정욱 옮김 / 청림출판 / 2012년 5월
평점 :
절판
너는 동산에 있는 모든 나무에서 열매를 따 먹어도 된다.
그러나 선과 악을 알게하는 나무에서는 따 먹으면 안된다.
그 열매를 따 먹는 날, 너는 반드시 죽을 것이다.
창세기 2,16-17
아이폰은 애플사에서 개발한 인터넷과 멀티미디어 사용이 가능한 스마트폰을 말한다. 최초의 아이폰은 2007년 1월 9일에 출시되었다. PC시대의 종말의 서막이 시작됐다. 그리고 새로운 시대가 시작됐다.
이 책은 애플이 조직으로서 어떻게 사고하는가와 관련한 여러가지 비밀에 대한 해답을 제시한다. 수십 명의 전현직 애플 직워늘 최고위층부터 말단 엔지니어까지 그리고 애플과 함께 일했던 제휴회사 직원들까지 폭넓게 인터뷰해 솔직한 이야기를 담아냈다. 이 책의 또 다른 가치는 팀 쿡의 리더십을 조명한데 있다. "한마디로 말한다면, 애플은 규율이 제대로 서 있고, 비즈니스에 밝으며, 제품에 집중하는 조직입니다. 단순함을 숭상하며 목표를 향해 매우 근면하게 일하는 조직이지요. 애플은 효율성이 높고 시간을 낭비하지 않는 조직입니다. 흥미로운 아이디어를 좇기보다는 일단 주어진 과업을 완수하는데 집중합니다." 애플은 과연 5년 후에도 지난 15년 동안 보여줬던 놀라운 혁신과 성장을 이어나가며 세계 최고 기업의 자리를 지킬 수 있을까?
단 한번도 애플과 잡스에 관한 책을 읽지 못한 나로서는 상당히 놀랐다. 잡스와 애플에 대해 알 수 있는 점과 미스터 백오피스 팀 쿡, 수석 디자이너 조너선 아이브, 아이폰개발자 스콧 포스톨 등 애플을 움직이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흥미로웠다. 잡스와 애플에 대해서만 정리하자면,
잡스
잡스는 조금 다른 CEO다. 자아도취적이고, 변덕스러우며, 다른 사람의 감정을 배려할 줄 모르는 사회부적응자로 생각하는 그런 사람이다. 직원들에게 잡스는 접근하기가 쉽지 않은 사람이며, 그가 자리한 회의에 참석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직원들은 자신들이 하는 모든일이 결국에는 잡스에게 보여질 것임을 알고 있다. 결국 애플의 모든 것은 잡스에게로 흐르고, 그동안 애플이 해낸 모든 중요한 일에는 그의 지문이 찍혀 있다. 생산적인 자아도취자(참고)로 자신이 하찮게 여기는 직원들을 멍청이들로 부르는 것으로 유명하다.
로버트 서튼의 또라이 제로조직에서 잡스는 그들이 만난 사람들 중 가장 상상력이 풍부하고, 결단력과 설득력을 갖춘 사람이었다. 잡스가 부하직원들과 함께 열심히 노력하고 그들에게서 놀라운 창의력을 이끌어낸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그의 벼락같은 호통과 냉엄한 비판은 주의 사람들을 미치게 만들고 때로는 떠나게 했다. 하지만 완벽을 추구하고 끝없이 아름다운 제품을 갈구하는 그의 태도는 그가 성공할 수 있었던 중용한 이유이기도 하다고 말하고 있다.
잡스는 애플의 제품을 단순한 전자기기가 아닌 하나의 예술작품으로 간주했다. 예술성이란 자신의 주변에 있는 사물을 꿰뚫어 보는 능력이라고 생각했다. 초창기에 채용했던 사람들은 이전에 그 누구도 시도하지 못했던 방식으로 뭔가를 만들어내고 그것을 다른 사람들에게 제대로 표현하고 알려주는 방법을 찾아낸다. 그래서 그런 통찰력을 갖지 못한 사람들도 그들이 경험한 통찰력의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해준다. 잡스는 처음 애플을 설립해 컴퓨터를 만들게 된 계기는 직접 사용할 물건을 만들고 싶었기 때문이다. 애플은 스스로를 위해 제품을 만든다는 강한 신념을 갖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잡스는 거울 속에서 애플의 모범 고객을 발견한 것이다. 그리고 애플은 항상 잡스 자신이 갖고 싶은 컴퓨터를 만들게 된 것이다. 애플은 스티브를 위해 디자인됐으며 모든 것이 자신을 위해 돌아가고 디자인되게 한 궁극의 사용자였다. 하지만 더이상 잡스라면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하지 않아야 할 것이다.
애플 운영 및 직원
애플이 운영되는 방법은 수십 년 간 다듬어진 경영이론에 위배된다. 최근 기업들 사이에서 투명성이 크게 강조되고 있지만 애플을 철저하게 비밀주의를 고수하는 회사이며, 애플의 문화는 권한이양과 거리가 멀고 직원들은 매우 한정된 책임과 권한만을 갖는다. 애플에서 직원들은 명령을 따라야 할 뿐 자신의 의견을 내세워서는 안된다. 애플의 직원 대부분은 제품발표회에서 임원들이 선보이는 데모 제품을 보지 않고는 회사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알 수 없다. 적어도 애플 내에서 회사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가를 주제로 하는 대화는 금기시 된다. 애플에는 잡스를 숭상하는 강력한 문화가 있다. 일상적인 대화에서 스티브가 자주 튀어나오고 어떤 사람보다 큰 힘을 갖는다. 어떤 임원은 스티브를 아예 문서화하고 공식화했다.
신입사원에게 그에 걸맞는 정보만 제공하는데 딱 그만큼만 회사의 신뢰를 받는 다는 뜻이다. 애플 직원들과 그들이 맡고 있는 프로젝트들은 하나하나가 퍼즐 조각처럼 분리된다. 완성된 퍼즐의 모습은 조직의 최상위층만이 알 수 있다. 애플사람들은 회사에서 일만 한다. 다들 바로 업무 이야기를 시작한다. 퇴근 후에도 회사 일을 완전히 한쪽으로 제쳐놓거나 하지 않는다. 마치 종교에 헌신하는 것처럼 그들은 애플에 헌신한다. 애플에서 일한 사람들은 하나같이 애플에서 일한 것이 인생에서 가장 만족스런 경험이라고 말하며, 애플에서 하는 일을 사랑한다고 말한다.
애플의 강점
애플 내의 모든 것은 디자인이라는 렌즈를 통해 보면 가장 잘 이해할 수 있다. 애플 디자인 철학의 근간은 디자인이 애플 제품의 시작이다. 일단 디자인이 시작되면 회사의 나머지 팀들이 움직이기 시작한다. 제품을 책임지는 것은 공급망팀과 엔지니어링 팀이다. 그리고 애플 신제품 프로세스 ANPP(제품을 만드는 과정에서 완수해야할 것들을 하나하나 적시해놓은 가이드북)가 시작된다. 제품이 연구소를 떠날 준비를 마치면 제품의 모습을 정의하고 엔지니어들의 업무를 조정하는 엔지니어링 프로그램 매니저와 제품을 만들기 위해 부품을 어떻게 조달할지 글로벌 공급 매니저에게 책임이 부여된다. 디자인, 제조, 테스트 과정을 거친 다음 다시 한번 같은 과정을 거친다.
애플은 모든 것을 한 지붕 아래 갖고 있는 유일한 회사이다. 하드웨어와 운영체제를 동시에 통제하기 때문이다. 애플에서는 통합이 전부이다. 진짜 통합은 운영체제에서부터 터치스크린 위에서 보고 사용하는 것까지 세부적인 모든것을 통제할 수 있어야 한다.
'아니오'라고 말하는 것은 애플의 제품 개발의 핵심 교리이자 비즈니스 접근 방법이다. 기능, 제품, 카테고리, 특정 시장, 거래, 파트너 회사까지 거부할 수 있는 능력은 잡스가 꼽는 애플의 핵심 강점이다. 애플은 기업 고객에게 컴퓨터를 판매하는데 고전 한 후 기업 시장의 중요도를 낮췄다. 애플은 일반 소비자들이 IT 트렌드를 주도하는 IT 컨슈머라이제이션을 일으켰다. 임원 수준에서 지속적으로 관심을 기울일 수 있는 것은 1년에 3개의 프로젝트이다. 중요한 것은 어떻게 가장 핵심적인 것만 남기고 다른 것을 걸러내는가 하는 점이다.
애플사람이라면 누구를 붙잡고 물어봐도 모두 자신이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말할 수 있다. DRI는 새로 입사한 직원들에게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는 강력한 경영도구다. 애플에서는 중요한 회의가 열릴 경우 관련한 액션리스트를 만들게 되고 그 다음으로 DRI, 그 일의 책임자를 정하게 된다.
애플은 사내 조직을 제품이나 영향력이 아니라 기능에 따라 구성했다. 규모가 큰 기업들은 기능별로 조직을 구성하는 것이 쉽지 않다. 임원들은 한정된 권한만을 갖게 되며, 자신이 맡은 분야에서 능력을 펼치면 되며, 회사는 코치나 관리자로서의 능력까지 요구하지 않는다.
경영과 인재관리에 대한 애플의 접근방법은 하향식이다. 강력한 임원진의 보좌를 받아 모든 것을 파악하고 있는 CEO에서 시작된다. 회사 전체는 하향식일지 모르나 임원진이 일하는 방식은 상향식이다. 이런 상하 커뮤니케이션시스템을 고수하는 것은 애플 의사결정 프로세스의 속도와 명확성을 잘 보여준다.
애플 방식이 과연 모방이 가능할까? 오랫동안 실리콘밸리에서는 애플을 따라해서는 안되는 것이 정설이었다. 애플처럼 되고 싶다면 책을 읽어보시길. 가능한지 아닌지 알게 될 것이다.
향후
기부는 시간낭비라는 잡스와 직원들이 참여할 수 있는 회사의 기부프로그램을 만든 팀 쿡. 잡스는 절대권력의 중심에 있었지만 그의 모든 부분이 옳거나 선하지는 않는다. 그의 부족한 부분을 팀 쿡은 CEO가 되면서 이렇게 하나씩 메꿔나가며 은색의 애플이 또 다른 애플로 변신할 것으로 기대된다.
며칠전 ‘애플 미래 사업에는 아이폰이 없다?’는 기사를 보았다. 18일 미국 콜로라도주 포춘 프레인스톰 테크 컨퍼런스에서 진행된 애플의 미래를 주제로 한 패널토의에서 이 같은 의견이 나왔고 데디우는 “애플의 과거 10년 간 성장형태로 볼 때 우리는 미지의 영역에 있어 어떤 미래가 펼쳐질지 알 수 없다”면서 “애플이 꾸준히 새로운 영역을 창조하면서 스스로 사업을 해체하기도 했었기 때문에 아이폰의 미래도 알 수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데디우는 “아이폰 종말론에 대한 배경에는 현재 애플이 시도 중인 새로운 입력방식의 변화 때문이다”면서 “애플의 계획은 이미 시작됐으며 시리를 비롯해 다양한 입력방식의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결국 애플이 새롭게 만들어내는 입력방식을 기반으로 새로운 플랫폼 모델을 등장시킬 것이라는 것이다. 애플은 아이폰을 만들었고, 아이폰은 새로운 세계를 여는 열쇠였다. 아이폰은 앞으로의 미래를 어떻게 열어갈지 궁금하다.
(참고)
잡스는 심리치료사이자 비즈니스 코치인 마이클 맥코비가 말한 생산적인 자아도취자이다. 2000년 맥코비는 자신이 관찰한 관리자의 세가지 유형을 프로이드식으로 해석한 칼럼을 게재했고, 에로틱은 사랑받고 싶어하며 모두의 동의를 구하는 스타일로 타고난 리더와는 거리가 번 유형이다. 관리자란 부하직원에게 할 일을 부여하고 나중에 칭찬해줘야 하는 존재라고 생각한다. 편집광은 기차를 정시에 운행시킬 수 있는 비결을 알고 있는 모범적인 전략가 유형이다. 물류를 효율적으로 운영할 줄 아는 기업가나 회사에 수익을 가져다주는 표 작성에 능통한 사람이다. 비즈니스 역사에서 위대한 인물들은 세상을 바꾸겠다는 뜨거운 열망으로 가득찬 위험을 감수하는 생산적인 자아도취자형이다. 기업에서 자아도취자들은 성공하기 위해 무슨 일이든 하며, 다른 사람이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전혀 신경쓰지 않는 카리스마 있는 리더들이다.
자아도취적 CEO는 모든 부하들이 비즈니스에 대해 자신의 방식대로 생각하기를 원한다. 생산적인 자아도취자는 사람들에게 자신의 시각을 주입시키는데 능하다. 자아도취적 비즈니스 리더들은 조직이 그들과 동일시되고 그들의 방식대로 생각하며 회사의 살아있는 화신이 되길 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