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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재구성 - 글로벌 경제위기 제2막의 도래
김광수경제연구소 지음 / 더팩트 / 2011년 10월
평점 :
절판


미국의 금융위기가 우리나라, 나한테 무슨 상관인지 했었다. 얼마전 FTA협정이 있고, 찾아올 우리사회의 변화를 생각하면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할지 막막해졌다. 글로벌 경제 위기가 도래한다고 하는데 어떤 대비를 해야할 것일까?

 

금융위기의 원인, 제로금리 정책, 달러 기축통화제, 금융자유화 한계, 유럽경제, 세계경제, 공적채무, 글로벌 금융위기론으로 8장에 나눠서 소개한다.

 

2008년 미국발 글로벌 금융위기의 발생원인에 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지만, 미국가계의 과다차입과 과소비 및 부동산 투기, 자유방임적 금융자유화를 배경으로 한 증권화 파생상품의 남발, 달러 기축통화제 유지를 위한 무리한 달러 강세정책의 남발과 이로 인한 대외 불균형 심화로 요약할 수 있다.

 

1930년대 대공황에 대한 교훈을 바탕으로 예금금리 경쟁을 금지하고 은행, 증권, 보험 간의 겸업을 금지하는 글래스-스티브걸법을 제정하여 규제금융의 틀을 정비했으나 1970년대부터 은행과 증권업 간의 경쟁이 격화되면서 규제금융 틀이 무력화되다가 1999년에는 경쟁촉진을 통한 금융산업 경쟁력 강화라는 명분으로 금융지주회사 방식의 겸업을 허용하는 GLB법이 성립되었다. GLB법은 금융기관들이 모든 것을 마음대로 할 수 있게 하되 문제가 되는 것에 대해서만 금융감독당국이 사후적으로 감독하는 방식이다. 제정 당시부터 시스템 위험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고, 글로벌 금융위기라는 전세계적 금융시스템 위기를 초래한 근본적인 배경을 제공했다는 비난을 면할 수 없게 되었다. 이를 대신해 2010년 돗드-프랭크법이 제정되었다. 직접적으로 금융기관에 대한 사전규제를 강화하기 보다는 복잡화하고 전문화된 글로벌 금융시장 환경변화에 맞추어 금융감독체제를 재정비, 강화한 것이다.

 

글로벌 금융 위기 당시 부시정부에서 재무장관을 지낸 헨리 폴슨은 회고록에서 금융위기 당시 상황이 얼마나 긴박했는지 설명하고 있다. 증권투자를 전문으로 하는 골드만삭스 회장 출신이었던 만큼 서브프라임론 관련 증권화상품과 페니메이와 프레디맥 등의 심각성에 대해서는 알고 있었지만 정작 미국의 부동산 투기버블이 그렇게까지 심각했는지는 몰랐다고 회고했다. 유례없는 금융위기에 재무성이 전권을 가지고 파산을 막을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었다는 점이 금융위기에 제때 대처하지 못하고 금융위기를 키운 원인이 되었다고 주장했다.

 

미국발 글로벌 금융위기의 한복판에 서있었던 사람으로서 네가지 교훈을 말하고 있다. 첫째, 미국의 잘못된 금융시스템은 비판을 받아 마땅하며 조속히 개선해야 하며, 둘째, 기존의 금융규제 틀은 낙후된 시스템으로 글로벌화 시대에 맞는 규제 제도와 권한을 재정비해야 한다. 셋째, 기존의 금융기관들이 지나치게 과도한 단기차입 레버리지에 의존한 나머지 위험에 대처할 수 있는 충분한 자본과 유동성 확보를 도외시했고, 넷째, 글로벌 금융기관들이 거대하고 서로 복잡하게 얽히고 설켜 위험 수위가 한계가 이르고 있다.

 

2007년 서브 프라임론 사태와 미국발 글로벌 사태와 미국발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해 FRB의 위신과 신뢰는 크게 떨어졌다. FRB의 부동산 버블 조장설을 제기하기도 하고, 실제 경제상황에 비해 지나치게 저금리 정책기조를 유지해 투기버블을 키우었다는 비판적 주장마저 제기되고 있다. 시장은 그냥 놔두면 혼자 폭주하여 실패한다는 사실을 모두가 확인했다.

 

GDP 규모 면에서 세계 경제의 25%에 불과한 미국이 더 이상 무리한 달러화 강세정책으로 세계 전체의 경제성장을 떠받칠 수는 없다. 미국의 천문학적인 경상수지 적자는 오랜 기간동안 미국의 무리한 달러 강세정책과 각국의 수출위주 성장정책이 결합되어 발생한 것이다. 각국의 수출위주 성장정책은 각국의 과도한 환율방어와 미국의 무리한 달러 강세정책이 떠받쳐온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유럽은 2011년 5월 그리스 2차 구제금융이 거론되던 시점부터 채무위기가 확산되면서 신용경색 현상이 진행되었다. 유럽의 경기회복세도 2011년 2분기부터 급제동이 걸리기 시작했다. 유럽연합은 4,400억 유로의 유럽금융안정화기금을 조성하기 위해 사실상 유로화채권이나 마찬가지인 채권을 발행했고, 독일과 프랑스 등이 지급보증을 한 채권을 발행했음에도 유럽의 재정위기는 더욱 악화되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계기로 세계 각국에서는 천문학적인 재정적자와 양적 통화확대책이 실시됐다. 엄청난 유동성이 시장으로 쏟아져 나왔고 달러를 비롯한 세계 주요 통화들의 실질구매력이 금융위기전에 비해 절반 이상 줄어들었다. 엄청난 유동성은 가계와 기업등 생산경제로 흘러 들어가기보다는 주식과 원자재, 농산품 등의 상품시장, 중국 등 신흥경제국으로 흘러들어가면서 2010년 후반부터 세계 곳곳에서 인플레 압력을 높이고 있다. 신흥경제국과 한국은 2010년 후반부터 기준금리 인상에 나서고 있으며 유럽연합도 2011년 봄부터 기준금리를 인상하기 시작했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계기로 미국과 유럽연합 등 세계 각국에서 공적채무가 폭증했다. 일본은 이미 공적채무가 심각한 수준이고, 한국도 공적채무가 폭증했다. 이처럼 폭증한 공적채무는 언젠가는 또 누군가는 반드시 갚아야만 한다. 그렇지 않으면 또다시 경제위기가 발생하게 된다. 천문학적인 공적채무는 필연적으로 인플레의 역습을 초래한다. 화폐가치의 하락, 실질구매력의 감소를 의미한다.

 

미국FRB의 음모론적 정책실패에 기인한다는 자본주의 한계라는 주장과 경기순환의 장기파동설에 입각해 세계경제의 패러다임 변화과정에서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했다는 주장은 미국 서브프라임론 사태와 글로벌 금융위기의 본질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었고, 패러다임변화로는 흥미로웠다.

 

사이토 교수는 경기순환론의 관점에서 서브 프라임론을 해석했다. 과게 100년 이상에 걸쳐 구미의 물가지수, 이자, 임금, 생산 등의 시계열 데이터를 분석해본 결과 50~60년 주기로 경기변동이 반복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사이토 교수는 1770년대 후반을 경기순환의 제 1파가 시작된 시기로 보면 1945~1955년의 제 4차 파동에 이르기까지 네 번에 걸쳐 장기파동이 되풀이 되어왔다고 말하며, 제 5차 장기파동은 1996년부터 시작된 것으로 추측한다.

 

슘페터는 기술혁신을, 콘트라이에프는 기술변화, 신프론티어의 출현, 금 산출의 변동, 전쟁과 혁명이 장기파동이 동인으로 보았다. 이런 전제로 1991년 구소련 붕괴로 냉전이 종식되고 세계시장이 하나로 통합된 점이 장기파동 출발의 모태가 되었다고 보았다. 1994년 인터넷의 민간 개방과 더불어 야후의 아마존, 1995년에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우95가 등장함으로써 인터넷 시대가 시작되었고 사이토 교수는 제 5차 파동의 1막이라고 본다. 지속된 미국경제의 고성장은 개혁개방을 내세운 중국경제를 세계의 생산공장으로 부상시켰고, 2000년 Y2K 문제를 계기로 인도에도 IT특수를 야기했고 제 5차 파동의 신프론티어 중국과 인도를 중심으로 하는 BRICs 경제가 탄생했으며 이들 국가들이 미국과 더불어 세계 경제의 2대 성장축을 형성하기 시작했다.

 

제1막의 IT혁명과 BRICs의 등장은 과잉문제를 동반했다. 2001년에는 IT 버블이 붕괴되었고 911테러로 미국경제가 2002년까지 경기 후퇴를 했고 2003년 금융완화 정책을 전개했고 미국경제의 회생과 BRICs의 양대 성장축을 중심으로 연평균 5%대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는 2막이 시작되었다. 2막동안에는 미국에서는 부동산 투기버블과 주가버블이 본격화되기 시작했고 BRICs는 순식간에 세계의 생산공장으로 바뀌고 유가를 비롯한 원자재 공급부족이 가중되어 가격이 급등했다. 2003년부터 시작된 제2막의 특징은 첫째,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하여 순식간에 140달러때까지 급등했다는 점, 둘째 곡물 및 원자재 등 자원가격 역시 급등했다는 점, 셋째 웹2.0으로 IT혁명이 버전업되고 있다는 점, 넷째 달러 약세 기조로 진입했다는 점, 다섯째 고유가 등에도 불구하고 장기 금리가 비교적 안정적으로 추이했다는 점이다. 2007년 하반기 서브프라임론 사태가 본격화되면서 제2막도 끝나고 또 막간에 들어갔다고 말한다. 2007년 하반기를 기점으로 2010년까지 3년 정도 지속될 것이라 말한다. 세계경제는 미국 서브프라임론 사태를 계기로 최소한 전치 3년의 중상을 입었다는 것이다.

 

3년간에 걸친 막간을 성공적으로 탈출한 경우 세계경제는 21세기 제3막의 성장기를 맞이할 것이라고 말한다. 탈출의 돌파구는 글로벌 차원의 금융정책을 통한 적절한 유동성 관리와 에너지 절약형 및 자원절약형 산업구조로 전환 외에는 없다고 단언했다. 세계 경제 부활의 필요조건으로 미국경제의 부활, 충분조건으로 BRICs의 산업구조 고도화가 동시에 이루어져야 한다. 미국경제의 부활과 자원절약형 산업구조 고도화를 위해 신기술 혁신이 필연적이라고 강조한다. G7을 G8에 G5(중국, 인도, 브라질, 멕시코, 남아공)를 포함하여 G13체제로 재편하여 세계 중앙은행의 창설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음모론보다 패러다임변화론이 흥미로웠던 것은 사실 현실을 도피하고 싶어하고 싶어서인지도 모른다. 현실직시보다는 희망을 믿고 싶은 것일지도. 사이토교수의 말대로 라면 2010년까지 전치 3년의 중상을 입고 성공적으로 탈출한다면 21세기 제3막의 성장기를 맞이할 것이라고 하는데, 지금 성장기에 진입해있는 것일까? 유동성관리와 절약형산업구조는 어느정도 진행된 것인가? 이 방법 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는 것인지 자문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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