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말엔 무슨 영화를 볼까?> 7월 4주



이번 주말엔 무슨영화를 볼까? 7월 4주 

 

  # 박해일, 이 남자 진짜 말 안듣네                                                  

7월의 딱 중간에 개봉한 <이끼>는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고, 서서히 이렇다 저렇다 하는 각양각색의 리뷰들도 하나 둘 올라오고 있다. 헌데 남들은 원작 만화니 뭐니 이야기 해도 내 개인적인 취향에 의해 <이끼>를 관람해야할 이유가 오직 딱 하나 있었다. 바로 배우 박해일. 그의 팬으로서 2009년 부터 기다려왔던 작품이었고 그랬기에 개봉전 시사회를 통하여 유해국을 만나고왔었다. 그리고는 드는 생각이 바로 "아 정말 말 안듣네!" 

그의 필모그라피를 훑었던 팬들이라면 이미 아실테지만 항상 의심많고, 고집있고, 집착심한 남자들은 연기했다. 어쩜 그리 한결 같은지 <이끼>의 유해국을 계기로 이번 기회로 간단히 정리해본다. 박해일 그는 정말 꾸준히도 말 안듣는 고집스러움을 연기한다. 

 

1.  의심
 

  

 일단 말이 나왔으니 <이끼>부터 시작한다. 포스터를 보자. 손전등을 비추고 있는 뒤로 다들 째려보고있다. 그런데 유해국은 무언가 밝혀내겠다는 의지로 보이지 않는가  
해국은 20년간 아버지와 의절한채 지내다 갑작스런 부고소식에 아버지가 머물던 시골마을에서 장례를 치르게 된다. 헌데 어쩐지 마을 분위기가 심상치않다. 그의 눈에는 어르신들이 미심쩍고그들이 자신을 불편해하자 돌연 그 마을에 남겠노라! 선언한다. 그때부터 해국의 말썽이 시작되는 것이다.  

 

 

 

작은섬 극락도에서 시끄러운 사건이 발생했다. 바로 살인사건. 이 좁디좁은 섬에서 보건소장으로 있는 제우성(박해일)은 그 살인사건 추리에 푹 빠졌다. 보건소장인데... 보건소장인데.. 밤 늦도록 자신의 작업실에서 무언가 골똘히 홀로 추리하는 그는 급기야 영화 후반부에 들어서면서 격렬한 액션신도 보여주게된다. 아.. 진찰이나 하시라고요. 

사실 이끼의 해국 캐릭터는 극락도살인사건의 제우성과 많이 흡사하다. 의심을 품고 사건을 파헤치는 스타일이 익숙하다. 제우성이 약간 유머러스해진 모습이 유해국이라고 생각하면 쉬울것이다.

 

 

2. 반항 그리고 고집

 

박해일을 스타로 만들어준 너무나도 유명한 살인의 추억. 이 작품에서는 사실 박해일의 비중은 크지 않았다. 그리하여 스틸컷 찾기도 쉽지가 않았다. 헌데 그 잠깐 동안 스크린속의 그의 모습에 관객들은 몸서리를 쳤다. 범인인가 아닌가... 알수없는 미스터리한 남자. 딱히 대사가 많았던것도 아니었고 그저 눈빛으로 반항끼 한껏 뽐내주시니... 우리는 당신을 첫눈에 알아봤답니다.

 

  

이 영화 역시 박해일의 비중은 크지 않다. 카메오 출연이다. 영화는 3명의 개성있는 대통령의 삶을 담았다. 그 중 한명의 대통령을 연기한 장동건에게 불현듯 찾아와 대통령이라면 자신의 아버지에게 신장을 이식해달라고 무작정 조른다. 정말 용감하다고 해야할까? 너무나도 당당하게 한 국가의 대통령이라면 국민을 살려달라고 당연하게 말하는 청년에게 결국 대통령은 그의 소원대로 청년의 아버지에게 신장을 이식하기에 이른다. 참 훈훈한 내용이긴 한데 정말 청년 캐릭터는 미치도록 뻔뻔스럽다.  

 

유행어가 탄생했다. 바로 "조까" 그 이후로 네티즌들 사이에서 '조까해일'이라는 넉자이름이 생길 정도였으니. 딱 한 단어로 캐릭터 남일을 설명하기에 너무나도 충분하다. 사라진 조카를 찾기위해 십사일반 두눈에 쌍심지를 켜고 찾으러 다니는 남일. 그를 더 설명해 무엇하겠는가. 그의 성격은 한 단어면 충분하다. "조까." 

  

 

위의 캐릭터들이 반항과 고집을 둘다 가지고 있었다면 10억에서는 그저 고집스럽다. 리얼 생존서바이벌에 참석한 참가자들 중 한명인 한기태역으로 아마추어 프리랜서PD를 연기한다. 끊임없이 그 매서운 눈으로 렌즈를 바라보는 눈이란. 어떠한 상황에서도 그는 카메라에 기록을 남긴다. 영화가 후반부로 진행될수록 살벌한 서바이벌 게임의 실체가 들어나고 게임 참가자들이 한자리에 모인 이유가 있었는데, 한기태 본인 자신이 이 험난한 게임까지 오게된 이유도 다 저 카메라 때문이었다. 그놈의 카메라만 아니었어도! 

 

3. 연애 그리고 집착  

 누나들의 로망 연하남의 1번 주자는 아마 박해일이 아니었을까? 그는 이 영화를 시작으로 점점 정석에서 벗어난 멜로영화를 찍기시작했다. 그 시작이 바로 질투는 나의 힘. 자신의 또래 혜옥을 두고 하필 나이 많은 수의사 성연의 사랑을 갈구한다. 그녀에게는 지적인 또래 남자친구 한윤식이 있는데, 당돌하게 자신도 잘한다며 누나에게 집착을 시작한다.  

 

 

< 질투는 나의 힘> 다음으로 <국화꽃향기>에서 또 다시 누나를 따라다니기 시작한다. 한참전 열풍이던 김하인씨의 소설 국화꽃향기를 영화화 했지만 소설만큼이나 호평을 받은 영화로 유명하다. 그 아련한 캐릭터 서인하 역할을 제대로 소화했다. 대학시절 지하철에서 우연히 만난 당돌한 여자에게 반해 몇 년간 혼자 가슴앓이 하며 참 끈질기게도 따라다닌 끝에 소원성취한다. 슬프지만 아름다운 결말이 더 와닿는 것은 그토록 오랜 집착 끝 얻은 사랑이어서 일지 모르겠다.   

 

 갈수록 태산이다. 이번에는 13살 꼬마 네모가 미혼모와 사랑에 빠졌다.  13살짜리가 미혼모를 보며 운명이라고 느끼고 급기야 청혼까지 한다. 헌데 불행인지 다행인지 그 꼬마가 순식간에 33살이 되었다. 이제 사랑하는 그녀와의 사랑이 이루어 진다지만 네모에게는 60년의 세월이 60일이 남았다. 하지만 그래도 네모는 마냥 좋은가보다.    

 

 그동안 반항적이고 순종적이기도 했던 박해일의 이미지의 고정관념을 확 깨버린 영화. 연애의 목적이다. 그는 선생님을 연기하면서 동시에 변태적인 캐릭터 유림을 연기했다. 같은 학교 미술 교생선생님으로 온 홍에게 호시탐탐 작업을 시도한다. 홍은 그를 거부해도 유림은 너무나도 막무가내다. 그리고 그 후 그들은 사랑이라는 단어를 던지고 쾌락을 중시하는 연애를 시작한다. 이 과정에서의 유림은 적나라한 대사를 너무나도 서슴없이 말했다. 덕분에 박해일의 팬이 늘기도 했고 한편에서는 줄어들기도 했다. 그리고 또 하나의 별명이 생겼다. "비누향나는변태"   

 

 

 일제강점기, 조선총독부 1급 서기관 이해명(박해일)은 단짝친구 신스케(김남길)와 함께 놀러 간 비밀구락부에서 댄서로 등장한 여인 조난실(김혜수)에게 첫눈에 매혹된다. 온갖 방법을 동원한 끝에 꿈같은 연애를 시작하지만, 행복도 잠시. 난실이 싸준 도시락이 총독부에서 폭발하고, 그녀는 해명의 집을 털어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리고 만다. 그런데도 이상하게 해명은 난실에게 집착한다. 사랑인지 정말 말그대로 집착인지 구분이 안되지만 어쨋든 사라진 그녀를 찾아 오매불망이다. 보글보글 파마머리를 한 당대 최고의 모던보이가 초조하게 집착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그밖에도 그가 출연한 영화에 

<와이키키브라더스>,<좋지아니한가>,<인어공주> 등이 있다.  

와이키키브라더스에서는 밴드 리더아역을 맡았는데 반항적인 이미지라기 보다는 묵묵한 캐릭터라고 생각했다. 헌데 그가 "세상만사"를 부르는 장면을 보면 눈빛이 딱 반항적이다. 아니 열정적인것이라고 해야할까? 그리고 <좋지아니한가>에서는 궁극의 4차원 캐릭터를 연기했다. 감독이 특별히 박해일씨를 염두해두고 특별출연을 부탁한것인데 정말 그가 거절했다면 대체할 배우가 있었을지 고민하게 만들도록 제대로된 캐스팅이었다. 마지막으로 반항,미스터리,집착을 버린 유일한 영화 <인어공주>가 있다. 그 동안 했던 연기들을 무시하기라도 하듯 평범한 훈남 우체부 역할 역시 제대로 소화해냈다.    

지난 7월20일 박해일 부부의 득남 소식이 들려왔다. 결혼 4년만에! 축하드립니다. 헌데 아빠 되셨다고 뜸한 멜로물이 이제 더 뜸해지지는 않을지 걱정되기도 합니다. 앞으로는 파헤치고 집착하는 역할 잠깐 쉬시고 조만간 다시 멜로물로 만나뵙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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