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메타버스 새로운 기회 - 디지털 지구, 경제와 투자의 기준이 바뀐다
김상균.신병호 지음 / 베가북스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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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서 주워듣긴 했는데 무슨 말인지 몰랐던 거나 막연하게 알고 있었거나 했던 이야기들을 명쾌하게 요목조목 잘 설명해주셔서 감사한 책.

오늘은 10시부터 2시간 동안 학부 수업이 있다. 나는 시간에 맞춰 미리 디자인해둔 가상 강의실에 학생들을 초대했다. 학생들은 도착하자마자 새롭게 꾸민 강의실을 보고 깜짝 놀라는 모습이다. 미리 벌어두었던 메타버스 코인으로 공간과 소품을 구매해서 강의실을 꾸며놓은 보람을 느낀다.

가만히 내버려두면 수업 시간 내내 떠들 것 같아서 학생들을 진정시킨 후, 그들의 머리 위로 시선을 돌렸다. 학생들의 머리 위에는 상태창이 떠 있다. 상태창에는 과제를 했는지, 수업 자료를 미리 읽고 왔는지, 출석을 잘 하고 있는지 등 다양한 강의 관련 정보들이 담겨 있다.

자율주행 차량에 탑승하자 인공지능 버추얼 빙(Virtual being) 비서인 앤디가 내게 인사를 건넨다. 앤디는 내게 목적지까지 대략 40분 정도 걸린다고 말하며 잠시 쉴 것을 권한다.

앤디와 소통하다 보면 앤디가 메타버스 속 인공지능 캐릭터 버추얼 빙이 아닌 진짜 사람처럼 느껴질 때가 많다.

소파에 앉아 라이트 고글을 쓰고 구매한 포지션 티켓을 사용했다. 오늘은 한국과 독일에 국가대표 축구 경기가 있는 날이다. 포지션 티켓을 구매하고 라이트 고글을 쓰면 우리나라 국가대표 선수의 시점에서 경기를 즐길 수 있다. 선수가 보는 시야가 눈앞에 펼쳐지고, 그가 듣는 소리가 내 귀에 생생하게 들린다.
오늘 내가 구매한 포지션은 골키퍼다. 평소 같았으면 스트라이커나 미드필더 포지션 티켓을 구매했겠지만, 오늘은 조기 축구 선배의 조언대로 골키퍼 포지션 티켓을 구매했다. 선배는 골키퍼 포지션의 시야가 경기 전체를 볼 수 있어서 더 흥미롭다고 했다.

카일룸은 죽은 이의 삶에 담긴 흔적을 인공지능으로 재구성해서 유가족에게 보여주는 서비스다. 나는 라이트 고글을 벗지 않고 재호의 집으로 바로 이동했다.

고인이 된 친구의 집에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제수씨, 두 아이, 친구들 6명 정도가 마당에 모닥불을 켜고 둘러앉았다. 잠시 후 주차하는 소리가 들리고 검은색 차에서 재호가 내렸다. 그는 생전과 똑같은 호탕한 미소를 지으며 우리에게 말을 건넸다.

2030년 메타버스에서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을 주인공으로 한 소설입니다. 소설을 보면 증강현실, 거울 세계, AR, 라이프로깅 등 다양한 메타버스에 대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흥미롭지 않습니까? 마치 SF 소설에 나오는 비현실적인 이야기로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만 분명히 머지않은 미래에 다가올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메타버스가 발전하면서 산업지형이 바뀌고 세상을 주도하는 기술과 기업들이 바뀔 것입니다. 나와는 관계없는 이야기로 치부해버리거나 아직은 멀다고 생각하면 어느 순간 도태될 수도 있습니다. 현대 사회에서 기술력의 발전은 사람들의 인식보다 빠르고 사람들이 기술을 자신의 삶에 받아들이는 속도도 무척 빠릅니다. 그만큼 세상은 무서운 속도로 변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매력적이고 다양한 색채로 그려진 가상세계에 관한 관심이 커질 무렵 세계에는 역사에 남을 만한 전염병이 퍼집니다. 바로 코로나19입니다. 팬데믹 상황에서 사람들은 지금까지와 달리 사람들과 대면해서 즐기던 것들을 제한받게 됩니다. 그러면서 직접 얼굴을 맞대지 않고도 다양한 즐거움을 누릴 수 있는 가상세계, ‘메타버스’가 폭발적인 관심을 받게 됩니다.

‘아바타가 살아가는 디지털 지구’라는 말로 설명하고 싶습니다.

아바타가 디지털 지구에 쓰이는 이유를 작년에 유행한 ‘부캐’현상과 연관 지어 생각하면 이해하기 편합니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 마음속에 제2, 제3의 자아가 있습니다. 이런 제2의 자아는 정신의학에서 안 좋은 의미로 쓰는 정신분열과는 다른 개념으로, 사람들은 평상시 사회적인 자아에 억눌려 있는 경우가 많은 개인적인 자아를 표현하는 방법으로 부캐를 선택합니다. 사회적인 자아가 활동하는 영역과 개인적인 자아가 활동하는 영역을 나눠 억눌려 있던 개인적인 자아, 즉 부캐에게 심리적인 자유를 보장하는 것이죠.

"인간은 자신이 만나는 사람의 수만큼 자아를 갖고 있다.

우리는 사회적 자아를 중심에 두고 다른 수많은 자아를 숨기고 살아간다는 뜻입니다. 수많은 개인적 자아가 그 차이를 발현하지 못하는 셈이죠. 이게 바로 사람들이 현실의 모습보다 더 자유롭게 나를 표현해주는 아바타나 부캐를 선택하는 이유라고 볼 수 있습니다

세계적인 CEO이자 영화 <아이언 맨>의 모티브기도 한 일론 머스크(Elon Musk)는 화성 테라포밍에 원대한 포부를 밝힌 바 있습니다. 그는 자신의 공식적인 꿈이 지구 자원의 고갈 문제를 해소하고 인류의 번영을 위해 화성을 개발하는 것이라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기술의 발전 속도로 볼 때 화성 테라포밍은 한동안 꿈만 같은 이야기가 될 가능성이 큽니다. 언젠가 가능하겠지만 아직은 공상에 가깝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그렇다면 화성을 대체할 수 있는 대안이 무엇일까요? 이때 등장하는 것이 바로 메타버스입니다. 새로운 행성을 개척하는 것이 아니라 지구 위에 그동안 없던 새로운 세상을 입히는 개념입니다.

메타버스는 가상현실을 하위분류로 포함하는 더 넓은 개념의 디지털 세상을 말합니다.

하지만 문제는 대중이 갖는 디지털 지구에 대한 기대보다 VR 기기의 기술적 진보가 상당히 늦다는 점입니다. 그러다보니 물리적 실재감 측면에서 VR 같은 느낌을 주지는 않으나, 경제적 실용성과 대중적 접근성을 고려한 다른 형태의 메타버스가 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기술 연구 단체 ASF(Acceleration Studies Foundation)는 이렇게 탄생한 다양한 메타버스를 네 가지 유형으로 분류했습니다. 증강현실(Augmented reality) 세계, 라이프로깅(Lifelogging) 세계, 거울 세계(Mirror worlds), 가상세계(Virtual worlds)가 바로 그것입니다

AR 서비스에 붙는 광고 시장도 2025년 약 33조 원으로 크게 성장할 전망이라고 밝혔습니다. 이 말은 현재 온라인 광고 시장을 점령하고 있는 양대 산맥 유튜브와 인스타그램에 못지않은 광고 시장이 열린다는 말과도 같습니다. 그만큼 AR을 향한 사람들의 관심은 뜨겁습니다.

우리가 자주 사용하는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카카오톡 같은 소셜미디어는 대표적인 라이프로깅 메타버스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소셜미디어를 사용할 때 우리가 선별해서 올리는 정보도 있지만, 위치 정보 같은 데이터는 미디어에 자동으로 등록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렇게 정보나 데이터를 기록하는 것까지 포함해서 라이프로깅이라고 합니다.

어느 날 리촐라티 교수는 매우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바로 한 원숭이가 다른 원숭이나 사람의 행동을 보기만 하는데도, 자신이 움직일 때와 흡사하게 반응하는 뉴런이 있다는 사실입니다. 바꿔 말하면 내가 직접 경험하지 않고 보거나 듣기만 해도 내가 직접 경험할 때와 비슷한 감각을 느낀다는 의미입니다. 이런 거울뉴런의 존재는 심리학에서는 타인에 대한 공감과 모방을 통한 교육이 사람에게 가능한 이유로 꼽습니다. 마찬가지로 가상세계에서 몰입감을 느낄 때도 거울뉴런이 작용합니다. 내가 몸으로 직접 경험하지 않아도 시각적인 정보나 다른 감각을 통한 정보만으로 충분히 몰입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사람은 정보의 80% 이상을 시각에서 얻습니다. 이것은 곧 앞서 언급한 인정, 재미 등의 욕망을 채우기에 시각적 정보가 가장 효과적이라는 말이기도 합니다. 메타버스에서 ‘시각’하면 떠오르는 기술이 있죠. 바로 VR입니다. VR은 시각적 실재감을 느끼는 데 최적화된 기기입니다. 그래서 메타버스를 대표하는 기기로 꼽기도 합니다.

전 세계 시가총액 1위 기업인 애플은 2022년 12대의 카메라와 시선 추적 센서를 탑재한 VR 헤드셋을 선보인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렇게 다양한 기업들이 스마트폰을 이을 차세대 전자기기로 HMD(Head-mounted Display) 즉 VR 헤드셋을 선택하고 있습니다

블록체인 기술이란 하나의 서버에만 데이터를 저장해두는 게 아니라 수많은 컴퓨터에 데이터를 복제해서 저장하는 분산형 데이터 저장 기술입니다. 단순히 정보를 나눠 저장하는 게 뭐가 대단하냐고 물을 수도 있습니다. 중앙 서버에 데이터를 저장하는 기존 방식은 위조나 변조에 취약한 모습을 보입니다. 중앙 서버의 신뢰성을 의심받는 경우도 존재하죠. 하지만 분산된 데이터는 거래 때마다 다른 서버에 복제 저장된 데이터를 활용해 위조 사실을 대조하는 것이 용이합니다. 가상화폐가 등장한 배경도 여기에 있습니다. 통화는 사회적인 약속인데, 만약 누군가 하나의 통화에 대한 모든 권한을 가지고 있다면 사람들이 그 통화의 투명성을 믿지 않을 겁니다. 복제 저장된 정보가 사회적인 약속에 신뢰를 더해준 것이죠.

메타버스 대표 플랫폼이자 올해 미국 증권시장에 상장해서 큰 이슈를 불러 모았던, ‘로블록스(Roblox)’에서 사용되는 화폐 ‘로벅스(Robux)’는 실물 화폐와 경제적 상호작용이 가능합니다. 달러나 원화로 로벅스를 살 수도 있고, 반대로 로벅스를 현실의 재화로 환전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해외 청소년들이 유튜브보다 더 많은 시간을 보낸다는 로블록스에서는 다양한 콘텐츠를 유저가 직접 만들고, 그것을 로벅스로 판매하기도 합니다. 어떤 사람은 그렇게 로벅스를 모아 현실의 재화로 환전해 살아간다고도 합니다. 한편에선 로블록스가 이렇게 급격하게 성장한 배경에는 메타버스 안에서 활발히 돌아가는 경제시스템을 꼽는 사람도 있습니다.

우선 마이크로소프트와 아마존닷컴에 관해 이야기하면, 그들의 주력 비즈니스 모델인 클라우드 서버 서비스가 메타버스와 연관되어 있습니다. 막대한 디지털 트래픽이 요구되는 메타버스에서 안정적인 서버는 필수니까요. 다음으로 페이스북은 라이프로깅 메타버스의 대표적인 사례이기도 하면서, 현재 ‘오큘러스 퀘스트’라는 VR 기기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애플 역시 자사의 VR 기기 개발에 열중하며, 2020년 5월에는 가상현실 기술기업 중 콘텐츠 규모가 가장 큰 ‘넥스트VR’을 인수하기도 했습니다. 구글은 ‘구글 글래스’라는 AR 안경을 출시하며 메타버스 시장에서 앞서나가고자 했으나 참패를 당하기도 했습니다.

메타버스 시대가 오면 사람들은 남는 시간을 어디에 사용할까요? 대답은 보나 마나 뻔할 겁니다. 바로 메타버스 세계에서 시간을 보낼 가능성이 큽니다. 메타버스는 콘텐츠의 바다라고 불러도 허황한 말이 아니기 때문이죠.
이렇게 보면 메타버스는 넷플릭스의 직접적인 경쟁자인 셈이죠. 그렇다고 넷플릭스가 손 놓고 메타버스를 바라만 보지는 않으리라 생각합니다. 우리는 지금까지 넷플릭스가 벌여온 사업 방식을 다시 한번 상기할 필요가 있습니다. 넷플릭스는 지금까지 전 세계에서 재밌어 보이는 영상 콘텐츠는 모조리 사들였습니다. 누가 만들었건 어떻게 만들었건 넷플릭스는 재미만 있다면 자신의 플랫폼에 녹여냈습니다. 이 운영의 문법이 메타버스에도 적용될 가능성이 큽니다. 다양한 방식을 사용해서 메타버스 세계를 넷플릭스 플랫폼에 녹여낼 가능성이 큽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한 가지 조건이 전제되어야 합니다. 기존의 넷플릭스 운영방식은 일방적인 방향성을 띠고 있었습니다. 바꿔 말해서 소비자는 그저 넷플릭스가 제공하는 콘텐츠를 소비만 할 뿐이죠. 하지만 메타버스 세계관은 기본적으로 소비자에게 창작자의 영역까지도 제공해줘야 합니다. 아마 넷플릭스도 점차 그런 방향으로 변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합니다.

4차 산업혁명에 관한 책 『미래연표』를 저술한 유명 미래학자 토머스 프레이(Thomas Frey)는 자신의 저서에서 2030년이 되면, 세계 500대 기업의 절반이 사라지고, 전 세계 일자리 30억 개가 줄어들 것이라고 예언했습니다. 그는 또 10년 단위로 시대를 정리하면서 2020년대를 ‘직업이 변하는 시대’라고 부르기도 했습니다. 사실 유명한 미래학자의 말이 아니더라도 4차 산업혁명이 진행되면서 많은 직업이 사라질 것은 누구나 공감하고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사라지는 일자리보다 새로 생기는 일자리 수가 더 많을 거라고 합니다. 예상되는 새로운 일자리는 약 39만 개인 반면, 사라지는 일자리는 약 7만5천 개로 5배가량 차이가 난다고 발표했습니다. 단 연구 결과의 전제조건은 디지털화가 많이 진행되는 산업에만 해당한다고 밝혔습니다. 디지털 변환이 적게 일어나는 산업의 경우 오히려 사라지는 일자리가 더 많다고 합니다.

메타버스를 통한 교육은 기존 교육에 대한 패러다임을 180도 바꿀 겁니다. 우선 내가 원하는 시간 동안 충분히 질문하고 사고하며 무언가를 배울 수 있습니다. 그것도 내가 선호하는 외형과 목소리를 들으며 말이죠. 예를 들어 중국어를 배우는데 내가 좋아하는 연예인의 모습, 목소리로 나에게 중국어를 가르쳐준다면 어떨까요? 모르긴 몰라도 지식을 습득하는 시간이 이전보다 즐거워지고 이에 따른 교육 효율도 극대화될 가능성이 농후합니다.

메타버스를 만드는 도구가 바로 GPU입니다. 메타버스 세계에서 현실과 비슷한 실재감을 느끼기 위해서는 시각적 정보가 중요합니다. 흔히 우리가 그래픽이라 부르는 가상 정보를 시각적인 정보로 변환해야 하죠. 이때 쓰이는 연산 장치가 GPU입니다.

‘디지털 트윈(Digital Twin)’ 기술입니다. 트윈은 영어로 쌍둥이를 뜻하는 말입니다. 디지털 트윈을 그대로 번역하면 ‘가상 공간의 쌍둥이’라고 번역할 수 있겠죠. 디지털 트윈 기술은 현실의 물리적 공간의 정보를 IoT(Internet of Things) 기술로 수집하고 정보를 실시간으로 클라우드 서버에 보냅니다. 그 정보를 바탕으로 가상 공간에 현실과 똑같은 물리적 공간을 재현하는 개념을 말합니다.

디지털 트윈 기술을 활용하면 가상 공간에서 신제품을 설계하고 그 제조 공정을 미리 확인하고 제작할 수 있습니다. 기존의 시간이 많이 들던 공정도 단기간에 검토할 수 있고, 미래에 일어날 수 있는 설비 고장 등을 예측할 수 있습니다. 이는 제조 기업의 생산 효율을 증대하고 오류를 줄이는 효과를 가져옵니다. 얻을 수 있는 정보의 양도 현실에서 시험 공장을 가동할 때보다 방대합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200억 개가 넘는 IoT가 존재합니다. 디지털 트윈 기술은 IoT 등 다양한 인터넷 기기에서 정보를 가져오는 만큼 양질의 데이터를 수집하기가 용이합니다.
이쯤에서 "도대체 IoT가 정확히 뭔데?"라는 질문을 하는 사람이 있을 겁니다. IoT 즉 사물인터넷은 사물에 센서를 부착해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인터넷으로 주고받는 기술이나 환경을 말합니다. 기존에는 인터넷에 연결된 기기 간의 정보 교류를 위해서는 사람이 개입해야 했습니다. 예를 들어 우리가 스마트폰에서 컴퓨터로 사진을 전송할 때 사람이 직접 보낼 정보를 선별하고 전송해야 했죠. 하지만 IoT 기술 기반 사회에선 그럴 필요가 없습니다. 미리 전송하고자 하는 정보를 분류해두면 자동으로 클라우드 서버나 블루투스 등의 센서를 통해 기기 간에 정보 교류가 이뤄집니다. 디지털 트윈 기술은 이런 IoT 기술을 바탕으로 현실과 가상세계를 이어줍니다.

가상공장 설립에 핵심적인 기술인 디지털 트윈 기술은 크게 3단계로 나뉩니다. 1단계는 디지털 트윈 기술을 제품과 부품의 ‘설계’ 공정에 사용하는 단계를 말합니다. 사실 1단계

미국 CNBC 방송은 업무와 휴식 시간의 황금비율이 ‘52:17’이라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몇 시간을 쉴 새 없이 근무하는 것보다 52분 일하고 17분 휴식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라는 얘기입니다. 이 연구를 진행한 연구진은 인간의 뇌는 약 1시간 동안 많은 에너지를 방출시킨 후 15분에서 20분가량은 낮은 에너지를 방출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처럼 업무와 휴식의 상관관계는 예전부터 이어지던 화두이자 서로 뗄 수 없는 불가분 관계입니다. 실리콘밸리 기업들이 탁구를 사랑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일찍이 휴식의 중요성을 깨닫고 직원들의 복지에 투자한 겁니다.
더 나아가 실리콘밸리 기업들이 탁구대를 사랑하는 이유는 몇 가지 이유가 더 있습니다. 우선 외부에 자신들이 직원들의 복지를 위하는 자유로운 기업임을 알리는 효과가 있습니다.

재택근무는 기업과 사회적으로도 큰 이점이 있습니다. 우선 통근을 하지 않음으로써 각종 환경오염 물질 배출이 줄어듭니다. 기업은 용지와 플라스틱 컵 등 1회용 물품들을 덜 사용하게 되고, 전력을 아낄 수 있습니다. 사소해 보이지만 이렇게 해서 아낄 수 있는 종이는 매년 한 사람당 나무 4~5그루에 해당하는 양이고 전기 소모량은 한 사람당 약 1,700달러에 달한다고 합니다. 이런 사실들만 봐도 재택근무는 환경 보호에 큰 장점이 있습니다. 이때 누군가는 반문할 수 있습니다. "기업은 이익을 추구하는 집단인데 환경 보호와 무슨 연관이 있나요?" 하고 말이죠. 이런 관점은 사실 과거 개발도상국 시절에나 통할 시각입니다.

ESG는 기업의 비재무적 요소인 환경, 사회, 지배구조를 뜻하는 말로 기업의 재무적 요소들과 함께 투자 의사 결정 시에 고려하는 요소입니다.

재택근무는 ESG와 매우 큰 연관성이 있습니다. 우선 앞서 말한 것처럼 재택근무는 기업이 이산화탄소 같은 오염물질 배출을 감소시키는 데 공헌합니다. 또한, 지배구조 측면에서도 재택근무를 시행하는 회사의 직원들이 그렇지 않은 기업들보다 업무 만족도가 높습니다. 벌써 재택근무 시행만으로 ESG의 두 가지 측면을 만족시킨 것이죠.

확실한 한 가지는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은 메타버스로 인해 점점 넓어질 거라는 점이지요. 장소, 국경 등 지금까지 우리를 억제하는 수많은 제약이 사라질 것이고 거리에 대한 새로운 질서가 정립될 겁니다. 또한, 그에 따른 공간을 활용하는 방법도 달라질 겁니다. 이미 지하철 같은 곳은 광고판 활용도가 낮아지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스마트폰을 보느라 지하철 광고를 잘 안 보기 때문이죠. 수요가 감소하면 점차 사라지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흐름입니다.

현재 메타버스 세계에 눈독 들이는 기업들을 살펴보면 아마존, 페이스북, 애플, 앤비디아 등 글로벌 공룡들이 떠오릅니다. 진입이 예상되는 기업들도 화려합니다. 공유경제의 거인 에어비앤비가 VR 여행을 선보이며 시장에 대한 욕심을 드러냈고, 국내에선 다양한 IT 기업들이 시장에 진입하고자 길을 찾고 있습니다. 심지어 메타버스를 대체할 수 있는 확실한 대체재도 없습니다.

메타버스는 하나의 사회를 이루는 세계관인 만큼 이야기를 담은 콘텐츠와 내러티브가 매우 중요합니다. 앞서 말한 바와 같이 기술력에만 집중하면 비싼 기술 개발비를 들이고도 얼마 못 가 다 탕진하는 일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콘텐츠를 하나의 기업이 전부 쌓는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 하나의 예시로 넷플릭스와 유튜브를 들 수 있습니다. 넷플릭스와 유튜브는 플랫폼에서 자체적으로 제작한 프리미엄 동영상을 제공합니다. 하지만 두 플랫폼 모두 자체 동영상을 제법 축적한 지금까지도 수입을 발생시키는 콘텐츠들은 외부에서 들어온 것들입니다. 넷플릭스는 국가, 언어에 상관없이 재밌는 영상은 모조리 사들이고, 유튜브는 아예 소비자들이 콘텐츠 제공자 역할도 가능하게끔 합니다

메타버스는 하나의 세계를 만드는 만큼, 하나의 세계관에 ‘얼마나 많은 사람이 존재하는가?’는 절대 무시할 수 없는 질문입니다.

메타버스 산업에서 중요한 요소는 다섯 가지인데요. 크게 ‘사용자 기반’, ‘경험의 접점’, ‘플랫폼’, ‘인프라’, ‘콘텐츠’로 나눌 수 있습니다.

정보와 의견을 전달하는 방법으로 X세대는 종이 활자를 주로 사용하는 반면, Y세대는 디지털화된 문서로 주로 소통합니다. Z세대는 도리어 텍스트보다 영상을 선호합니다. 이렇게 서로가 다른 방식으로 다른 방향을 가리키면서 이제는 세대 간 공통되는 감정, 지식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한 단어의 의미도 세대마다 다른 방향을 가리키는 경우가 허다하고, 이제는 상식이란 단어가 무색할 정도로 기본 베이스가 되는 지식이 다릅니다. 각자의 스마트폰 세계에 갇혀 다름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마주치지 않으려 하죠. 개인적인 성향이 점점 강해지는 사회에서는 사람들이 스트레스를 마주치는 상황을 이겨내려 하지 않고 그냥 쉽게 포기하는 경향이 크다고 합니다.

가상현실 건강 관리 시뮬레이션 솔루션 서비스를 제공하는 ‘코그니토컴퍼니(Kognito company)’는 AI를 기반으로 하는 가상현실 인간과의 역할극 대화를 상담가들에게 제공하는 가상현실 상담 시뮬레이션 회사입니다. 이 솔루션 서비스는 학교 학생들을 위한 상담 교육, 멘탈 케어, 친구 관계 개선, 알코올 중독, 암, 급성 및 만성질환, 정신 건강, 소아 치료, 자살 예방, 트라우마 정보 교육 및 상담 등 거의 모든 심리 상담 부문을 다룹니다. 이 메타버스를 통해 심리 상담가들은 다양한 환자의 상황을 미리 경험할 수 있고, 이에 근거한 맞춤형 상담 서비스를 환자들에게 제공할 수 있습니다. 기존 방식과 비교해 확실히 적은 시행착오로 전문 상담가들을 교육할 수 있다는 것은 큰 의미가 있습니다.

우리가 반드시 기억해야 할 사실이 있습니다. 바로 새로운 문명이 주는 과실은 준비된 자에게만 주어진다는 겁니다.

테슬라, 애플 등 회사들이 앞다퉈 OTT 시장이나 콘텐츠 시장에 뛰어드는 이유도 이에 있습니다. 자율주행차량으로 인해 앞으로 모빌리티는 하나의 작은 메타버스가 될 공산이 큽니다. 그때를 대비해 애플이 메타버스 기기와 디스플레이 기술에 투자하는 거라면 그들은 절대 ‘안 되면 말지.’라는 생각으로 메타버스를 대하지 않을 겁니다. 개인적으로 세계 1위의 기업이라면 단순히 시장에 진입하겠다는 생각을 넘어 자신들의 시각적 정보를 전달하는 기술이 산업의 표준이 되길 바라리라 생각합니다. 이 역시 디팩토 스탠더드가 되기 위한 전쟁의 한 단면이죠.

사실 페이스북이 노리는 시장은 단순히 하드웨어 시장이 전부가 아닙니다. 우선 페이스북은 막강한 하드웨어 플랫폼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자신들이 기존에 해왔던 소셜미디어 사업에서 메타버스로의 패러다임 시프트를 꾀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소셜미디어 플랫폼 사용 유저들은 새로운 형태의 소셜미디어에 대한 욕구가 계속 있었습니다. 숏 클립 플랫폼인 틱톡, 음성 기반 소셜미디어 플랫폼인 클럽하우스와 같은 신규 서비스 급성장도 이와 흐름을 같이 하는 현상이라 볼 수 있죠.

전방 산업을 구성하는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등과 함께 후방에는 시스템 반도체 기업인 엔비디아, 퀄컴 등이 하드웨어 공급과 밸류 체인을 구성하고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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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를 버리다 - 아버지에 대해 이야기할 때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가오 옌 그림, 김난주 옮김 / 비채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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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우리의 가장 큰 협력자 중 하나는 바로 교회다. 오해는 말도록. 내가 말하는 교회는 우리가 보는 바 영원에 뿌리를 박고 모든 시공간에 걸쳐 뻗어나가는 교회, 기치를 높이 올린 군대처럼 두려운 그런 교회가 아니니까. 솔직히 고백하자면, 그런 광경은 우리의 가장 대담한 유혹자들까지도 동요하게 만들지.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인간들은 그 광경을 전혀 보지 못한다.

원수는 인간들에게 자유를 주고 싶다는 욕망 때문에, 인간 앞에 목표를 세워 놓고서도 단순한 감정이나 습관을 이용해서 끌고 갈 생각은 추호도 하지 않지. ‘제 힘으로’ 해 내도록 내버려 두겠다는 게야. 바로 이 점이 우리에겐 절호의 기회다. 하지만 위험도 따른다는 걸 명심하도록. 처음에 찾아오는 무미건조함만 성공적으로 이겨내면 인간들도 점차 감정에 휩쓸리지 않게 되고, 우리는 그만큼 유혹하기 힘들어지니까.

이런 질문만 떠오르지 못하게 하면 돼. ‘나 같은 사람도 그리스도인이라고 할 수 있다면, 어떻게 옆에 앉은 저들의 다른 결점만 보고 그들의 종교가 위선이자 인습에 불과하다고 단정할 수 있겠는가?’
인간의 머리가 아무리 떨어지기로서니, 그렇게 당연한 의문이 떠오르는 걸 막는다는 게 도대체 가능한 일이냐고 묻고 싶겠지. 하지만 웜우드, 가능하다. 가능하고말고! 우리가 적당히 주물러 주기만 하면 그런 생각은 간단히 막을 수 있지. 원수와 알게 된 지 얼마 되지 않았으니 아직 진짜 겸손을 배웠을 리 없거든. 무릎을 꿇고 앉아 죄를 고백한다 한들 앵무새처럼 말을 따라 하는 것에 불과해. 사실 마음 밑바닥에서는 이렇게 회심까지 해 두었으니 이만하면 원수의 장부에 상당량 초과 액수를 달아 놓은 셈이라고 여전히 믿고 있는데다가, 이렇게 교회에 나와 별 볼일 없으면서도 ‘잘난 척하는’ 이웃들과 함께 앉아 있는 것만으로도 대단한 겸손이요 선심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구. 그러니 이런 심리상태를 되도록 오래오래 유지하도록 신경 잘 쓰거라.

원수는 마음 중심으로부터 바깥쪽으로 공작을 해 나가면서 환자의 행동을 새로운 기준에 맞추어 변모시킬 테니, 그 노인네를 대하는 환자의 태도도 언제 어떻게 바뀔지 모른다. 그러니까 발빠르게 선수를 치는 게 좋겠지.

내가 맡은 환자 중에는 아내나 아들의 ‘영혼’을 위해서는 열렬한 기도를 쏟아 놓다가도, 진짜 아내나 아들에게는 기도하던 그 자리에서 곧바로 욕설과 폭력을 서슴지 않는, 무척 길이 잘 든 인간들이 있었다.

문명생활에서는, 글자만 놓고 보면 아무렇지 않은 말인데도(단어 자체는 공격적이지 않으므로) 특정한 순간에 특정한 말투로 사용하면 마치 얼굴을 정면으로 때리는 듯 위력이 생기는 말들을 통해 가족간의 증오가 표현된다. 그러니까 이 게임을 잘 이끌어가려면, 너와 글루보즈가 각각 이 두 바보에게 일종의 이중잣대를 주는 일에 주력해야 하는 게야.
어머니한테는 제가 한 말들을 문자 그대로 이해해 주고 실제로 한 말만 가지고 판단해 달라고 요구하면서도, 정작 자신은 어머니가 한 말의 어조며 전후맥락이며 숨은 의도까지 꼬치꼬치 따져서 최대한 과민하게 해석하고 반응하게 하거라. 물론 어머니 편에서도 똑같은 짓을 하게 해야지. 그러면 말다툼이 벌어질 때마다 각자 자기는 잘못이 없다고 굳게 확신하거나, 거기까지는 아니더라도 거의 확신에 가까운 믿음으로 등을 돌리게 될 게다.
‘저녁 언제 먹느냐고 물었을 뿐인데 엄만 괜히 난리야’ 하는 식으로 생각하는 상황이 어떤 것들인지 너도 잘 알고 있겠지? 일단 이런 버릇을 잘 들여 놓기만 하면, 자기가 먼저 불쾌한 말을 해 놓고서도 상대가 언짢은 내색을 한다고 도리어 서운해하는 유쾌한 상황을 연출할 수 있다.

최선의 방책은 진지하게 기도할 마음이 아예 생기지 않도록 막을 수 있는 데까지 막아 보는 거다. 네 환자처럼 최근에 원수 편으로 복귀한 성인일 경우, 어렸을 때 앵무새처럼 따라 기도하던 버릇을 기억해 내도록 부추기거나 스스로 기억한다고 믿게끔 유도하는 게 아주 효과적이다. 그러면 그에 대한 반작용으로, 이제야말로 완전히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기도, 내면적이고 비공식적이며 규칙에 매이지 않은 기도를 해야겠다고 생각하게 되거든. 초심자가 이런 생각을 할 경우, 사실은 의지와 지성을 집중시키지 않은 채 막연하게 경건한기분만 만들어 내려고 애쓰는 꼴이 되는데도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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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하게 말하면 이른바 공유 경제란 갖고 있는 모든 것,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돈으로 바꾸는 것이 아닌가." 사람들이 소유한 주택은 이제 더 이상 중산층의 상징이 아니며 그저 "돈으로 바꿀 수 있는" 또 다른 기회가 되어버렸다.

식료품과 옷의 낭비를 피하면 전 세계의 탄소 가스 배출을 10퍼센트가량 줄일 수 있다

실제로 비트코인을 사용하기 위해 블록체인 설비를 움직이려면 오스트리아 인구 900만 명이 1년간 사용할 수 있는 전기가 소모된다고 한다

블록체인 기술의 가장 혁신적인 잠재력은 "일상에서 벌어지는 기술과의 상호작용에 대한 통제력 일부를 중앙의 지배층이 아니라 이용자들이 나눠 가질 수 있다는 점이다

내 수업을 들은 학생 중 하나인 미첼 베네딕신스키Michal Benedykcinski는 블록체인 기술로 다이아몬드의 원산지를 추적하는 덱시오Dexio라는 회사를 차렸다. 독재자들이 국민들을 착취해 손에 넣은 귀금속을 전쟁을 일으키거나 독재를 강화하는 데 쓴다고 해서 이름 붙은 ‘블러드 다이아몬드blood diamond’를 확인하고 구입하지 않으려는 고객들을 돕는 회사다.

디지털화한 기록 보관소의 핵심적인 장점은 "새로운 발상이 떠올랐을 때부터 블록체인에 저장할 수 있으며, 바뀌는 내용도 계속 저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새로운 기술은 창조 과정에서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 될 수 있다

교과서에서조차 ‘실패한 불량 국가’의 사례로 언급하는 아프리카 소말리아에서는 전 국민의 약 60퍼센트가 유목민 아니면 반유목민에 가까운 방랑 생활을 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휴대전화를 이용한 결제 방식은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소말리아의 16세 이상 인구 중 90퍼센트가 휴대전화를 갖고 있으며, 그중 70퍼센트는 최소한 한 달에 한 번 이상 휴대전화로 결제한다. 소말리아에서는 금융 업무를 제대로 볼 수 없기 때문에 사람들에게는 사실 대안이 없다. 문제가 있다면 자금 세탁과 테러 행위를 위한 자금 조달이 함께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휴대전화 결제는 추적이 어렵고 책임의 영역도 불투명하지만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분산된 기록 보관소를 활용하면 이 단점들을 개선할 수 있다

서로 연결된 감지 장치와 제어장치로 구성된 사물 인터넷이 더해진 블록체인 기술은 환경 보호에 도움이 될 수 있다. 가장 중요한 가능성은 탄소 배출권을 거래가 가능한 디지털 교환권으로 바꾸도록 해줌으로써 기업과 개인이 환경 문제에 더 신경 쓰게 만드는 것이다.
수평적으로 생각하면 환경에 이롭도록 블록체인 기술을 사용할 방법들을 떠올릴 수 있다. 예컨대 블록체인 기술은 주택에서 태양광으로 만든 잉여 전력을 복잡한 서류 작업 없이 지역 발전소에 판매하는 데 도움이 된다. 《패스트 컴퍼니》에 실린 벤 실러Ben Schiller의 기사에 따르면, 유럽의 신생 기업 위파워WePower는 개인과 개인이 연결망을 통해 "일반 사람들에게 결정권을 부여하여 누구나 쉽게 전력을 거래할 수 있도록" 해준다. 공동 창업자 중 한 사람인 닉 마르티누크Nick Martyniuk는 이렇게 주장한다. "에너지 생산이 점점 더 분산화됨에 따라 전력 생산과 공급도 분산화할 것이다. 블록체인 기술의 특성에 따라 생산과 공급의 분산화가 함께 진행될 것이다."
또 다른 신생 기업 에너지 마인Energi Mine은 사람들이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전기 소비 효율이 높은 가전제품으로 교체하거나 집의 단열에 신경 써서 탄소 발자국을 줄이면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해 암호 화폐로 ‘상품권’을 지급한다. "이 상품권은 시장에서 사용할 수 있으므로 전기세를 낼 수도 있고 전기 자동차 충전을 할 수 있으며, 디지털 암호 화폐가 아닌 ‘일반’ 화폐로 교환할 수도 있다." 《포브스》의 보도다. 다른 신생 기업들은 탄소 배출권을 관리해서 좀 더 쉽게 운용할 수 있는 블록체인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탄소 배출권은 탄소 배출량을 관리하기 위한 방법이지만 "전체적인 원본 기록이 없으면 각 기업들이 얼마나 많은 탄소 가스를 배출했는지 확인하기가 쉽지 않다. 따라서 실제로 탄소 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한 노력이 얼마나 효과를 발휘했는지도 알기 어렵다." 에코스피어 플러스Ecosphere+의 최고경영자 리사 워커Lisa Walker의 말

《네이처》는 2030년이 되면 정보통신 기반 시설을 유지하기 위해 전 세계가 지금보다 전력을 20퍼센트 더 소모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자료 저장소는 전체 탄소 배출량의 0.3퍼센트 정도를 차지한다. 그런데 개인이 사용하는 휴대전화부터 텔레비전에 이르는 디지털 장치들을 모두 포함한 정보통신 기술 생태계 전체가 전 세계 탄소 배출량의 2퍼센트 이상을 차지한다. 정보통신 기술 분야의 탄소 발자국은 항공 업계가 연료를 소모하며 만들어내는 탄소 배출량과 맞먹는다." 게다가 엄청난 전기를 소모하는 암호 화폐 거래가 많아지는 상황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는 디지털화한 자료가 없이는 존재할 수 없다. 점점 더 많은 자료를 이용하는 우리는 결국 점점 더 많은 에너지 혹은 전기를 소모할 것이다." 미국의 모든 자료 공유 및 사용량의 3분의 1 이상이 넷플릭스 사업과 관련 있으며, 3분의 1은 고해상도 사진 공유나 전송과 관련 있다. 탄소 발자국은 친환경적인 측면에 신경을 쓸 때만 줄어들 수 있다. 미국의 거대 디지털 기업들은 대부분 자사의 자료 보관소를 태양광 및 풍력 발전으로 유지하고 있다. 그렇지만 중국은 그렇지 않다.

노동 시장에서 블록체인 기술이 미치는 영향은 6장에서 살펴본 자동화만큼이나 거대할 것이다. 말 그대로 근본적인 변화가 일어나기 때문이다. 역사적으로 볼 때 계약법과 기록에 바탕한 자유 자본주의는 경제 및 금융 거래와 관련된 결산, 검증, 이행, 합의, 기록 관리 같은 다양한 문제를 처리하기 위해 중간 역할을 해주는 수많은 일자리를 만들어냈다. 이 직업에 종사하는 사람은 전 세계적으로 수천만 명이 넘는다. 그런데 누구든 쉽게 접속할 수 있는 온라인을 기반으로 분산화한 블록체인 기술은 중간 역할을 하는 사람들의 존재 의미 자체를 사라지게 할 수 있다. 그저 이들을 거치지 않고 일을 처리하게 만듦으로써 말이다. 높은 보수를 받는 일자리들이 몰려 있는 금융업 분야도 판도가 영원히 바뀔지 모른다.
앞서 살펴본 것처럼 블록체인 기술에 기반한 스마트 계약은 변호사와 회계사의 업무마저 대신할 수 있다. 2010년 이후 미국 법학대학원 입학생 수는 29퍼센트나 줄어들었는데, 큰 이유 중 하나는 지금까지 젊은 신참 변호사들이 해온 서류나 기록 정리 업무를 인공지능이 대신하면서 변호사 숫자가 남아돌기 때문이다.

블록체인 기술은 2030년의 세상을 바꿀 것이다. 그때가 되면 수많은 자료 저장소와 서류 업무는 물론 일자리까지도 사라질 것이다.

미래를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조심스럽게 접근해볼 수는 있다. 그러려면 끊임없이 수평적으로 생각해야 한다. 수평적 사고의 7가지 원칙은 다음과 같다.

1. 멀리 보기
2. 다양한 길 모색하기
3. 천릿길도 한 걸음부터
4. 막다른 상황 피하기
5. 불확실한 상황에서도 낙관적으로 접근하기
6. 역경을 두려워하지 않기
7. 흐름을 놓치지 않기

애플이나 잡스의 접근 방식은 언제, 그리고 어느 지점에서 실수했는지 깨닫고 받아들이지 않으면 효과가 없다. 현실에 어울리지 않는 의견들도 늘 주의하며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그에 따라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을 바꾼다. 이른바 ‘앞의 결과들을 조금씩 개선하는’ 방식이다. 그 과정에서 새로운 정보가 있으면 기꺼이 받아들여 흡수한다.
자신의 방식이 별 효과가 없다는 분명한 증거를 확인했으면서도 고집을 피우며 계속 밀고 나가면 얼마나 문제가 되는지 생각해보자. 이처럼 별 도움이 되지 않는 접근 방식을 캘리포니아대학교의 심리학자 배리 스토Barry Staw는 ‘몰입 상승 효과escalation of commitment’라고 부른다. 우리는 부정적 결과를 마주하면 과거의 결정을 수정하지 않고 자기 합리화를 하며 계속 부정적인 결과만 나오는 길을 고집하는 경향이 있다. 방향을 바꿔 더 나은 결과를 얻어야겠다는 생각은 사각지대에라도 있는 것처럼 떠오르지 않는다.
몰입 상승 효과의 대표적인 사례 중 하나는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외부 세력의 끝없는 개입과 실패일 것이다.

2030년이 다가오지만 무조건 버티면 효과가 있을 거라는 생각은 버려라. 거대한 변화에는 완고한 고집이 아니라 점진적인 수정과 적응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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