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확하게 말하면 이른바 공유 경제란 갖고 있는 모든 것,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돈으로 바꾸는 것이 아닌가." 사람들이 소유한 주택은 이제 더 이상 중산층의 상징이 아니며 그저 "돈으로 바꿀 수 있는" 또 다른 기회가 되어버렸다.
식료품과 옷의 낭비를 피하면 전 세계의 탄소 가스 배출을 10퍼센트가량 줄일 수 있다
실제로 비트코인을 사용하기 위해 블록체인 설비를 움직이려면 오스트리아 인구 900만 명이 1년간 사용할 수 있는 전기가 소모된다고 한다
블록체인 기술의 가장 혁신적인 잠재력은 "일상에서 벌어지는 기술과의 상호작용에 대한 통제력 일부를 중앙의 지배층이 아니라 이용자들이 나눠 가질 수 있다는 점이다
내 수업을 들은 학생 중 하나인 미첼 베네딕신스키Michal Benedykcinski는 블록체인 기술로 다이아몬드의 원산지를 추적하는 덱시오Dexio라는 회사를 차렸다. 독재자들이 국민들을 착취해 손에 넣은 귀금속을 전쟁을 일으키거나 독재를 강화하는 데 쓴다고 해서 이름 붙은 ‘블러드 다이아몬드blood diamond’를 확인하고 구입하지 않으려는 고객들을 돕는 회사다.
디지털화한 기록 보관소의 핵심적인 장점은 "새로운 발상이 떠올랐을 때부터 블록체인에 저장할 수 있으며, 바뀌는 내용도 계속 저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새로운 기술은 창조 과정에서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 될 수 있다
교과서에서조차 ‘실패한 불량 국가’의 사례로 언급하는 아프리카 소말리아에서는 전 국민의 약 60퍼센트가 유목민 아니면 반유목민에 가까운 방랑 생활을 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휴대전화를 이용한 결제 방식은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소말리아의 16세 이상 인구 중 90퍼센트가 휴대전화를 갖고 있으며, 그중 70퍼센트는 최소한 한 달에 한 번 이상 휴대전화로 결제한다. 소말리아에서는 금융 업무를 제대로 볼 수 없기 때문에 사람들에게는 사실 대안이 없다. 문제가 있다면 자금 세탁과 테러 행위를 위한 자금 조달이 함께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휴대전화 결제는 추적이 어렵고 책임의 영역도 불투명하지만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분산된 기록 보관소를 활용하면 이 단점들을 개선할 수 있다
서로 연결된 감지 장치와 제어장치로 구성된 사물 인터넷이 더해진 블록체인 기술은 환경 보호에 도움이 될 수 있다. 가장 중요한 가능성은 탄소 배출권을 거래가 가능한 디지털 교환권으로 바꾸도록 해줌으로써 기업과 개인이 환경 문제에 더 신경 쓰게 만드는 것이다. 수평적으로 생각하면 환경에 이롭도록 블록체인 기술을 사용할 방법들을 떠올릴 수 있다. 예컨대 블록체인 기술은 주택에서 태양광으로 만든 잉여 전력을 복잡한 서류 작업 없이 지역 발전소에 판매하는 데 도움이 된다. 《패스트 컴퍼니》에 실린 벤 실러Ben Schiller의 기사에 따르면, 유럽의 신생 기업 위파워WePower는 개인과 개인이 연결망을 통해 "일반 사람들에게 결정권을 부여하여 누구나 쉽게 전력을 거래할 수 있도록" 해준다. 공동 창업자 중 한 사람인 닉 마르티누크Nick Martyniuk는 이렇게 주장한다. "에너지 생산이 점점 더 분산화됨에 따라 전력 생산과 공급도 분산화할 것이다. 블록체인 기술의 특성에 따라 생산과 공급의 분산화가 함께 진행될 것이다." 또 다른 신생 기업 에너지 마인Energi Mine은 사람들이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전기 소비 효율이 높은 가전제품으로 교체하거나 집의 단열에 신경 써서 탄소 발자국을 줄이면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해 암호 화폐로 ‘상품권’을 지급한다. "이 상품권은 시장에서 사용할 수 있으므로 전기세를 낼 수도 있고 전기 자동차 충전을 할 수 있으며, 디지털 암호 화폐가 아닌 ‘일반’ 화폐로 교환할 수도 있다." 《포브스》의 보도다. 다른 신생 기업들은 탄소 배출권을 관리해서 좀 더 쉽게 운용할 수 있는 블록체인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탄소 배출권은 탄소 배출량을 관리하기 위한 방법이지만 "전체적인 원본 기록이 없으면 각 기업들이 얼마나 많은 탄소 가스를 배출했는지 확인하기가 쉽지 않다. 따라서 실제로 탄소 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한 노력이 얼마나 효과를 발휘했는지도 알기 어렵다." 에코스피어 플러스Ecosphere+의 최고경영자 리사 워커Lisa Walker의 말
《네이처》는 2030년이 되면 정보통신 기반 시설을 유지하기 위해 전 세계가 지금보다 전력을 20퍼센트 더 소모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자료 저장소는 전체 탄소 배출량의 0.3퍼센트 정도를 차지한다. 그런데 개인이 사용하는 휴대전화부터 텔레비전에 이르는 디지털 장치들을 모두 포함한 정보통신 기술 생태계 전체가 전 세계 탄소 배출량의 2퍼센트 이상을 차지한다. 정보통신 기술 분야의 탄소 발자국은 항공 업계가 연료를 소모하며 만들어내는 탄소 배출량과 맞먹는다." 게다가 엄청난 전기를 소모하는 암호 화폐 거래가 많아지는 상황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는 디지털화한 자료가 없이는 존재할 수 없다. 점점 더 많은 자료를 이용하는 우리는 결국 점점 더 많은 에너지 혹은 전기를 소모할 것이다." 미국의 모든 자료 공유 및 사용량의 3분의 1 이상이 넷플릭스 사업과 관련 있으며, 3분의 1은 고해상도 사진 공유나 전송과 관련 있다. 탄소 발자국은 친환경적인 측면에 신경을 쓸 때만 줄어들 수 있다. 미국의 거대 디지털 기업들은 대부분 자사의 자료 보관소를 태양광 및 풍력 발전으로 유지하고 있다. 그렇지만 중국은 그렇지 않다.
노동 시장에서 블록체인 기술이 미치는 영향은 6장에서 살펴본 자동화만큼이나 거대할 것이다. 말 그대로 근본적인 변화가 일어나기 때문이다. 역사적으로 볼 때 계약법과 기록에 바탕한 자유 자본주의는 경제 및 금융 거래와 관련된 결산, 검증, 이행, 합의, 기록 관리 같은 다양한 문제를 처리하기 위해 중간 역할을 해주는 수많은 일자리를 만들어냈다. 이 직업에 종사하는 사람은 전 세계적으로 수천만 명이 넘는다. 그런데 누구든 쉽게 접속할 수 있는 온라인을 기반으로 분산화한 블록체인 기술은 중간 역할을 하는 사람들의 존재 의미 자체를 사라지게 할 수 있다. 그저 이들을 거치지 않고 일을 처리하게 만듦으로써 말이다. 높은 보수를 받는 일자리들이 몰려 있는 금융업 분야도 판도가 영원히 바뀔지 모른다. 앞서 살펴본 것처럼 블록체인 기술에 기반한 스마트 계약은 변호사와 회계사의 업무마저 대신할 수 있다. 2010년 이후 미국 법학대학원 입학생 수는 29퍼센트나 줄어들었는데, 큰 이유 중 하나는 지금까지 젊은 신참 변호사들이 해온 서류나 기록 정리 업무를 인공지능이 대신하면서 변호사 숫자가 남아돌기 때문이다.
블록체인 기술은 2030년의 세상을 바꿀 것이다. 그때가 되면 수많은 자료 저장소와 서류 업무는 물론 일자리까지도 사라질 것이다.
미래를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조심스럽게 접근해볼 수는 있다. 그러려면 끊임없이 수평적으로 생각해야 한다. 수평적 사고의 7가지 원칙은 다음과 같다.
1. 멀리 보기 2. 다양한 길 모색하기 3. 천릿길도 한 걸음부터 4. 막다른 상황 피하기 5. 불확실한 상황에서도 낙관적으로 접근하기 6. 역경을 두려워하지 않기 7. 흐름을 놓치지 않기
애플이나 잡스의 접근 방식은 언제, 그리고 어느 지점에서 실수했는지 깨닫고 받아들이지 않으면 효과가 없다. 현실에 어울리지 않는 의견들도 늘 주의하며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그에 따라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을 바꾼다. 이른바 ‘앞의 결과들을 조금씩 개선하는’ 방식이다. 그 과정에서 새로운 정보가 있으면 기꺼이 받아들여 흡수한다. 자신의 방식이 별 효과가 없다는 분명한 증거를 확인했으면서도 고집을 피우며 계속 밀고 나가면 얼마나 문제가 되는지 생각해보자. 이처럼 별 도움이 되지 않는 접근 방식을 캘리포니아대학교의 심리학자 배리 스토Barry Staw는 ‘몰입 상승 효과escalation of commitment’라고 부른다. 우리는 부정적 결과를 마주하면 과거의 결정을 수정하지 않고 자기 합리화를 하며 계속 부정적인 결과만 나오는 길을 고집하는 경향이 있다. 방향을 바꿔 더 나은 결과를 얻어야겠다는 생각은 사각지대에라도 있는 것처럼 떠오르지 않는다. 몰입 상승 효과의 대표적인 사례 중 하나는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외부 세력의 끝없는 개입과 실패일 것이다.
2030년이 다가오지만 무조건 버티면 효과가 있을 거라는 생각은 버려라. 거대한 변화에는 완고한 고집이 아니라 점진적인 수정과 적응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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