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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 도시를 디자인하다 2
정재영 지음 / 풀빛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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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이란 단어가 주는 의미는 무엇일까? ‘철학’, 단어만 머릿속에 떠올려 봐도 머리가 지근지근 아파오지 않는가? ‘철학’이라면 평범한 사람에게는 접근하기도 어려운 거리감 있는 학문의 영역으로 생각하진 않는가? 나 또한 ‘철학’이라면 머리를 절레절레 흔들었던 기억이 떠오른다. 그렇다고 철학을 전공한 것은 아니다. 다만 철학에 관심을 가져서 학부 4년 동안 8학기를 꾸준히 수강했던 짝퉁 철학생으로 졸업 후에도 철학은 여전히 관심 영역이지만 쉽게 읽혀지지 않는 책인 것 같다. 아마 모르긴 해도 철학이나 철학 책에 관심은 있지만 쉽게 손에 잡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으리라 생각된다.

철학을 생각하면 웃지 못 할 에피소드가 생각난다. 나의 첫 철학 수업 중에 누군가가 교수님께 ‘어거스틴’과 ‘아우그스티누스’가 동일 인물이냐, 아니냐의 질문을 했었고, 그 질문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1시간이 넘는 공방과 설전이 오갔었다. 지금이야 웹서핑으로 정보를 찾아보면 쉽게 해결할 문제지만 10년이 훌쩍 넘은 그 시대는 서고에서 책과 씨름하다 보면 하루가 30시간이었으면 하는 바람이 간절했었다. 왜 ‘어거스틴’과 ‘아우그스티누스’가 웃지 못 할 에피소드가 되었는지 궁금하다면 직접 찾아보길 바란다.

최근에 [철학, 도시를 디자인하다 1,2] 책을 보게 되었다. 집에도 몇 권의 철학책들이 있지만, 이 책을 읽게 된 배경은 올해 초, 이집트를 거처 요르단, 이스라엘을 여행하게 되었는데, 시간과 재정의 부담으로 터키를 지나 그리스와 로마까지 가지 못 하고 발길을 돌려야 했기에 그리스와 로마에 대한 이야기는 언제나 눈길을 사로잡는 주제가 되었으며 그뿐만이 아닌 여행을 좋아 하는 사람들이라면 유럽에 대한 동경과 환상을 가지고 있을 텐데 나 역시 그러하다. 여기서 잠깐. 철학 얘기를 하다가 갑자기 여행 얘기를 한다고 하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이 책은 철학과 유럽여행이 만나는 책이며, 철학적 사고여행, 역사여행을 이야기 형식으로 자세하게 설명해 주는 책이기 때문에 여행적인 요소를 살짝 언급 했을 뿐이다. 그렇다고 유럽여행 가이드북이라고 생각하면 적잖은 실망을 할 것이다. 하지만 특별한 유럽여행을 경험하고 싶은가? 그렇다면 이 책을 읽기를 권하고 싶다. 또한 이 책은 철학적인 배경 없이 어려움을 느끼지 않고 읽을 수 있는 책이라는 장점이 있으니 철학 책이라는 거부감과 부담감을 버렸으면 좋겠다.

여행을 하기에 앞서 집에 세계지도가 있다면 세계지도를 보면서 이 책을 읽었으면 좋겠다. 나 역시 그렇게 책을 읽었고 세계지도로 보는 또 다른 세계관을 경험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유럽을 여행한다면 유럽의 어느 곳을 제일 먼저 방문하고 싶은가? 파리 에펠탑, 피사의 사탑, 알프스 산맥?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이 책은 유명한 관광지를 소개하진 않는다. 그렇지만 철학이 태동한 곳과 유명한 철학자들의 삶이 녹아있는 현장을 보게 될 것이다. 또한 철학으로 여행을 떠났지만 철학만 여행할 수 없지 않은가? 이 책을 읽으면 수학, 과학, 언어에서 문화, 역사에서 종교, 미술, 음악, 의학, 건축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장르를 함께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면 철학적 사고와 철학적 개념은 어떻게 하고? 라는 물음을 던질 수 있는데, 그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예를 들어 저자는 “아리스토텔레스를 세 번이나 소개를 하는데, 첫 번째는 데카르트의 적으로, 두 번째는 플라톤의 제자로, 세 번째는 위험한 철학자로 등장 시키면서” 철학에 대한 배움도 충실히 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철학을 배울 때 가장 어렵다던 중세철학을 먼저 배우게 되었는데(누군가에게는 쉬울 수도 있겠지만) 무엇을 배웠는지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확실하게 건진 것이 있다면 ‘현현’이란 단어에 대해서는 깊이 있게 공부 한 것 같다. 이 단어 하나만 가지고도 2주 동안 서고에서 백과사전들과 씨름했으니 당연하리라. 그런데 그 당시 고대, 중세, 근대, 현대라는 시대의 흐름으로 공부를 했다면 어땠을까? 만약 그랬다면 ‘철학을 공부하기가 더 쉬웠을 텐데’라고 생각해 왔는데 [철학, 도시를 디자인하다] 이 책의 구조는 현대, 근대, 고대, 중세로 구성되어져 있다. 또 다시 시대의 구조가 바뀌는 것인가?, 저자는 시간의 순서를 뒤집어서 철학 여행을 하는 이유에 대하여 단순히 철학자와 그들의 사상이라고 집약한 한 줄의 문장만을 전달하기 위함이 아니라 “우리의 정체성을 발견하기를 원하며, 우리가 살고 있는 ‘지금, 여기’를 재확인하기 위해서다.”라고 분명한 목적을 두고 있다.

그리고 이 책은 “12도시를 중심으로 형성된 철학의 큰 흐름과 그 흐름을 주도한 철학자들의 이야기” 뿐만 아니라 시대와 시대를 연결하며 중간다리 역할을 했던 많은 철학자들도 소개하고 있어서 흥미 진지하게 읽을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생각해 보라! 철학책을 이야기책 읽듯이, 또한 추리소설을 읽듯 한다면 그 느낌이 어떠할지를....., 

마지막으로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이 책은 쉽게 읽으며 철학을 접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저자 또한 “이 책은 철학에 입문하려는 청소년부터 일반인을 대상으로 쓴” 입문용 책이라고 밝히고 있다. 나는 올해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에 진학하려는 학생들에게 이 책을 적극 권장해 주고 싶다. 단순히 철학이 아닌 철학을 넘어서 학문을 함에 있어서도 기본적으로 알아야하는 것들에 대하여 쉽게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나’라는 세계관으로 ‘너’라는 세계관을 보려고 한다. 그렇지만 그렇게 볼 때 그 세계관이 올바를 수는 없다. 철학은 나의 세계관을 벗어나기 위한 노력이며, 동시에 너의 세계관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훈련이다. 많은 사람들이 철학을 접함으로 “각 시대가 던졌던 철학적 화두가 우리가 살아가면서 접하는 문제에 어떻게 연결되고, 또 그 시대의 질문이 우리 시대에 어떻게 적용되는가를” 경험해 봤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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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 도시를 디자인하다 1
정재영 지음 / 풀빛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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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이란 단어가 주는 의미는 무엇일까? ‘철학’, 단어만 머릿속에 떠올려 봐도 머리가 지근지근 아파오지 않는가? ‘철학’이라면 평범한 사람에게는 접근하기도 어려운 거리감 있는 학문의 영역으로 생각하진 않는가? 나 또한 ‘철학’이라면 머리를 절레절레 흔들었던 기억이 떠오른다. 그렇다고 철학을 전공한 것은 아니다. 다만 철학에 관심을 가져서 학부 4년 동안 8학기를 꾸준히 수강했던 짝퉁 철학생으로 졸업 후에도 철학은 여전히 관심 영역이지만 쉽게 읽혀지지 않는 책인 것 같다. 아마 모르긴 해도 철학이나 철학 책에 관심은 있지만 쉽게 손에 잡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으리라 생각된다.

철학을 생각하면 웃지 못 할 에피소드가 생각난다. 나의 첫 철학 수업 중에 누군가가 교수님께 ‘어거스틴’과 ‘아우그스티누스’가 동일 인물이냐, 아니냐의 질문을 했었고, 그 질문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1시간이 넘는 공방과 설전이 오갔었다. 지금이야 웹서핑으로 정보를 찾아보면 쉽게 해결할 문제지만 10년이 훌쩍 넘은 그 시대는 서고에서 책과 씨름하다 보면 하루가 30시간이었으면 하는 바람이 간절했었다. 왜 ‘어거스틴’과 ‘아우그스티누스’가 웃지 못 할 에피소드가 되었는지 궁금하다면 직접 찾아보길 바란다.

 최근에 [철학, 도시를 디자인하다 1,2] 책을 보게 되었다. 집에도 몇 권의 철학책들이 있지만, 이 책을 읽게 된 배경은 올해 초, 이집트를 거처 요르단, 이스라엘을 여행하게 되었는데, 시간과 재정의 부담으로 터키를 지나 그리스와 로마까지 가지 못 하고 발길을 돌려야 했기에 그리스와 로마에 대한 이야기는 언제나 눈길을 사로잡는 주제가 되었으며 그뿐만이 아닌 여행을 좋아 하는 사람들이라면 유럽에 대한 동경과 환상을 가지고 있을 텐데 나 역시 그러하다. 여기서 잠깐. 철학 얘기를 하다가 갑자기 여행 얘기를 한다고 하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이 책은 철학과 유럽여행이 만나는 책이며, 철학적 사고여행, 역사여행을 이야기 형식으로 자세하게 설명해 주는 책이기 때문에 여행적인 요소를 살짝 언급 했을 뿐이다. 그렇다고 유럽여행 가이드북이라고 생각하면 적잖은 실망을 할 것이다. 하지만 특별한 유럽여행을 경험하고 싶은가? 그렇다면 이 책을 읽기를 권하고 싶다. 또한 이 책은 철학적인 배경 없이 어려움을 느끼지 않고 읽을 수 있는 책이라는 장점이 있으니 철학 책이라는 거부감과 부담감을 버렸으면 좋겠다.

여행을 하기에 앞서 집에 세계지도가 있다면 세계지도를 보면서 이 책을 읽었으면 좋겠다. 나 역시 그렇게 책을 읽었고 세계지도로 보는 또 다른 세계관을 경험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유럽을 여행한다면 유럽의 어느 곳을 제일 먼저 방문하고 싶은가? 파리 에펠탑, 피사의 사탑, 알프스 산맥?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이 책은 유명한 관광지를 소개하진 않는다. 그렇지만 철학이 태동한 곳과 유명한 철학자들의 삶이 녹아있는 현장을 보게 될 것이다. 또한 철학으로 여행을 떠났지만 철학만 여행할 수 없지 않은가? 이 책을 읽으면 수학, 과학, 언어에서 문화, 역사에서 종교, 미술, 음악, 의학, 건축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장르를 함께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면 철학적 사고와 철학적 개념은 어떻게 하고? 라는 물음을 던질 수 있는데, 그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예를 들어 저자는 “아리스토텔레스를 세 번이나 소개를 하는데, 첫 번째는 데카르트의 적으로, 두 번째는 플라톤의 제자로, 세 번째는 위험한 철학자로 등장 시키면서” 철학에 대한 배움도 충실히 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철학을 배울 때 가장 어렵다던 중세철학을 먼저 배우게 되었는데(누군가에게는 쉬울 수도 있겠지만) 무엇을 배웠는지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확실하게 건진 것이 있다면 ‘현현’이란 단어에 대해서는 깊이 있게 공부 한 것 같다. 이 단어 하나만 가지고도 2주 동안 서고에서 백과사전들과 씨름했으니 당연하리라. 그런데 그 당시 고대, 중세, 근대, 현대라는 시대의 흐름으로 공부를 했다면 어땠을까? 만약 그랬다면 ‘철학을 공부하기가 더 쉬웠을 텐데’라고 생각해 왔는데 [철학, 도시를 디자인하다] 이 책의 구조는 현대, 근대, 고대, 중세로 구성되어져 있다. 또 다시 시대의 구조가 바뀌는 것인가?, 저자는 시간의 순서를 뒤집어서 철학 여행을 하는 이유에 대하여 단순히 철학자와 그들의 사상이라고 집약한 한 줄의 문장만을 전달하기 위함이 아니라 “우리의 정체성을 발견하기를 원하며, 우리가 살고 있는 ‘지금, 여기’를 재확인하기 위해서다.”라고 분명한 목적을 두고 있다.

그리고 이 책은 “12도시를 중심으로 형성된 철학의 큰 흐름과 그 흐름을 주도한 철학자들의 이야기” 뿐만 아니라 시대와 시대를 연결하며 중간다리 역할을 했던 많은 철학자들도 소개하고 있어서 흥미 진지하게 읽을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생각해 보라! 철학책을 이야기책 읽듯이, 또한 추리소설을 읽듯 한다면 그 느낌이 어떠할지를.....,

마지막으로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이 책은 쉽게 읽으며 철학을 접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저자 또한 “이 책은 철학에 입문하려는 청소년부터 일반인을 대상으로 쓴” 입문용 책이라고 밝히고 있다. 나는 올해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에 진학하려는 학생들에게 이 책을 적극 권장해 주고 싶다. 단순히 철학이 아닌 철학을 넘어서 학문을 함에 있어서도 기본적으로 알아야하는 것들에 대하여 쉽게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나’라는 세계관으로 ‘너’라는 세계관을 보려고 한다. 그렇지만 그렇게 볼 때 그 세계관이 올바를 수는 없다. 철학은 나의 세계관을 벗어나기 위한 노력이며, 동시에 너의 세계관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훈련이다. 많은 사람들이 철학을 접함으로 “각 시대가 던졌던 철학적 화두가 우리가 살아가면서 접하는 문제에 어떻게 연결되고, 또 그 시대의 질문이 우리 시대에 어떻게 적용되는가를” 경험해 봤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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