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에 각 분야의 고수분들이 많은 지 이미 알고 있었습니다만...저의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분도 계시다는 사실을 알고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 있습니다.
저는 몇 일 전 제 서재를 오랜 만에 찾아오신 알라디너분의 서재에 인사차 갔다가 엄청난 서재를 운영하시는 분을 알았습니다.
포스팅이 많이 없어 처음글부터 마지막글까지 금새 읽을 수 있었습니다. 읽고 나서는 그분(이하 J님)이 주장하시는 바가 사실이라면(미천한 제 눈에는 주장하는 바가 모두 타당한 것 같습니다) J님은 도올이거나 아니면 도올에 필적할, 아니 우리나라 노장철학계의 독보적인 전문가 이실 것입니다.
글의 문체가 도올과 너무 흡사하여, 혹시 도올밑에서 수학하신 분은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들 정도입니다. 그만큼 J님의 주장은 일반적으로 볼 때 매우 독선적입니다.
그가 원색적으로 비판하는 부분은 거의 모든 노장 철학 번역서들이 노장 철학을 잘 르고 번역해서, 진정한 노장철학을 오도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J님이 비판하는 바를 따라가 보면 노장에 관련된 책들의 중요한 오역이 무엇인지 살짝 엿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오역이 사실이라면 노장에 관계된 책들은 모두 다시 출간되어야 될 듯싶습니다.
제가 J님의 서재에 들어가 이 글을 옮겨 놓는 이유는 J님의 다음과 같은 문제의식에 많은 공감을 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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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자를 아는 체는 사람들 또한 전혀 노자를 모르는 사람들이다. 그리고 그 글에 댓글 달면서 감사하다느니 하고 잠꼬대하는 사람들. 우리나라에 노장전문가가 별로 없다고 비전문가의 왜곡된 번역서를 두고 이런 한심한 작태가 벌어지고 있으니 이를 어떻게 하면 좋겠는가? 제대로 아는 전문가 누가 한번 나와서 방송강의라도 해야 하는 것인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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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님이 지적한 노장에 관계된 책의 오역 비판에 대한 핵심을 옮겨 놓습니다. 관심있는 분들은 제대로 된 노장 철학서를 선택해서 읽으시기 바랍니다. 이분이 지적하시는 부분이 매우 타당하다고 생각하는 1인 이기에....
대표적인 장자해설서 <장자, 안동림 역주, 현암사>를 비판한 부분입니다.
철학적 바탕이 없는 번역은 상식 수준의 해설이 되어버린다. 철학책 번역은 문자, 한문실력만 가지고 되는 것이 아니다. 그 의미에 대한 깊은 철학지식과 특히 장자는 선사상적인 깨달음이 있어야 한다. 그런 의미 이해가 있어야 번역이 가능하다. 그런 면에서 이 책도 많이 떨어진다. 그런데 다른 책은 또한 이보다도 못하니 이 책을 보는 자가 많은 것이다.
동양철학, 도가철학의 매우 중요한 개념들을 통일성없이 막 번역어를 갖다 붙여놓았다. '천지'를 '천지자연'으로 해놓으면 오역이다. 천지는 천지이지 자연을 왜 가져다 붙이는가? 뜻이 맞다고? 천만에. 천지는 우주라는 뜻이지 자연이라는 뜻이 아니다. "道德" 은 '도와 덕'이지 '도덕'이 아니다. 도덕은 우리가 모랄을 번역한 개념이다. 장자의 도덕은 도와 덕을 붙인 두 단어이다. 모랄이라는 뜻이 아니다. 절대. 노장에는 도덕, 모랄을 초월하라고 하지 모랄에 대한 철학이 없다.
이런 두 예들 외에 무수히 많은 장자의 중요한 철학개념들에 대한 번역어가 철학적 고찰이 없이 그냥 그때그때 기분에 따라 막 한글로 옮겨 놓았다. 무수히 많은 부분에서 오역, 장자사상을 왜곡하는 오역이 발견된다.
꼭 이 책만이 아니라, 모든 장자 번역의 기초적이면서 핵심적인 오역을 하나 짚어보자. 본책 덕충부에 '인기지리무진' 얘기에서 '天죽'이 나온다. 여기서 '天'을 역자가 '자연'이라 번역했는데 오역이다. 장자에 나오는, 노자도 마찬가지, '天' 자는 지금 우리가 아는 자연, 네이쳐가 아니다. 절대 아니다. '스스로 그러하다'라는 의미를 '하늘'이라는 글자로 표현한 것이다. 장자를 강의하는 거의 모든 교수들과 장자 번역서 모두, 장자를 읽는 모든 사람들이 '천'을 '자연'으로 알고 장자를 '자연철학'으로 이해하고 있는데 다 틀렸다.
"자연이 먹여살리는데 어찌 또 '人爲'가 필요하랴" 자연이니 인위하는 말들이 모두 장자의 용어가 아니고 장자사상에는 이런 개념을 쓰지 않는다. 이런 법주로 설정하지 않기 때문이다. 설정 자체를 이렇게 하지 않았는데 이런 범주개념으로 설명을 천 페이지를 해도 다 꽝이다. 자꾸 서양철학개념을 노자, 장자를 설명하려고, 아니 동양철학 다 마찬가지다, 하니까 노자, 장자사상을 왜곡하는 것이다.
서양철학에서 전통적으로 쓰는 '자연'이라는 개념과 하이데거의 '존재자'라는 개념이 동일할까? 하이데거 기초만 알아도 같다고 하지 않을 것이다. 전혀 다른 개념이다. 여기에 하이데거의 독창성이 있는 것이다. 노자 장자에 나오는 '物'이란 개념은 어디에 가까울까? 우리가' 물질' 또는 '사물'이라고 쓰는 용어에 현혹되어 이 '물'자를 물질적인 것으로 보면 안 된다. 서양의 '자연'은 물질이다. 그러나 노장의 물은 물질이 아니라, 하이데거의 '존재자'라는 개념과 거의 같은 의미다. 노장의 '물'은 존재하는 모든 것을 의미하는 '존재자'라는 말이다. 그런데 이 물의 본질은 '스스로 그러하다'라는 성격을 가지고 있다. '스스로 그러하다'를 한자로 '自然'이라고 노자가 한 것이다. 그러니 이 '자연'을 지금 우리가 쓰는, 서양의 용어인 '네이쳐'로 읽으면 절대 안 된다. 하나님을 뜻하는 '신'을 '신발'로 보면 안 되듯이. 노자가 '自然'이라고 한 표현을 장자는 '天'이라고 한 것이다. 그래서 곽상이 장자의'천'을 '자연' 이라고 주석을 달았다. 이때의 '자연'은 '네이쳐'가 아니라 노자의 '스스로 그러하다'라는 뜻으로 쓴 것이다. 도의 본질성격이 스스로 그러함이기 때문이다. 존재하는 모든 존재자는 스스로 그러하다라는 본질성격을 가지고 있다. 이것이 노장의 주장이다. 왜? 모든 존재자는 다 虛허하기 때문에. 즉 비워져 있기 때문에. 그러니 자연을 팔아먹는 모든 장자 번역책 잘못 것을 알 것이다. 장자를 왜곡하지 말라. 이 책의 모든 부분이 다 틀리다는 게 아니라 이런 중요한 부분은 분명히 알고 가려 봐야 한다는 말이다. 이건 이 책뿐 아니라 모든 장자 번역서에 대해 하는 말이다.
다음은, 역시 가장 많이 팔린 <도덕경, 오강남>에 대한 비판 부분입니다.
우리나라에 노장전문가(노장철학으로 박사논문 쓴 사람)은 몇 명 안된다. 이런 사람들만 노자를 안다고 할 수는 없지만 이것도 안 되는 사람 중에 노자를 제대로 아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 까놓고 애기해보자. 오강남 역자가 노자의 도를 정확하게 알까? 내가 이 책을 본 바로는, 모른다. 모르면서 아는 것처럼 그럴 듯하게 써놀았다. 다른 거의 모든 번역서처럼.
노자는 대자연에 대해 설교한 적이 없다. 자연을 말하지 않는다. 문명에 대해 말하지. 자연에서 살라? 자연의 순리에 맞추어서 살라?
인간은 이미 자연의 순리에 따라 태어났다. 인간이 자연의 산물이다. 뭘 또 자연에 맞추어서 사는가? 그렇게 안 살면 어떻게 하겠다는 것이냐? 그렇게 살기 싫어도 살수밖에 없는 존재가 인간이다. 그러면 우리가 지금 자연을 벗어나서 살고 있단 말인가? 1초라도 벗어나면 인간은 바로 사라진다. 아니, 벗어날 수가 없다. 죽는다는 현상도 자연 현상이므로.
노자가 자연을 찬양했는가? 찬양할 필요가 없다니까. 당신들은 공기를 찬양하는가? 하늘과 땅을 찬양하는가? 찬양할 필요없다. 찬양 안 해도 인간은 이것들과 더블어 살수밖에 없는 자연물 가운데 하나이다. 그냥 살다가 가면 된다.
노자는 자연은 말하지 않는다. 자연은 말할 필요가 없다. 인간이 말 안 해주어도 자연은 그들이 스스로 그러하게, 스스로 알아서 자연의 순리대로 잘 살고 있다. 문제는 자연이 아니라 인간이다. 자연의 하나이면서도 자연을 파괴하면서, 4대강 사업이나 하면서, 살고 있는 인간이다. 노자는 자연이 아니라 문명에 대해 말한다. 더 정확하게 말하면 노자에 있어서는 문명도 자연이다. 새가 집을 짓는 것도 문명이다. 이만하자, 당신들이 노자를 모른다면 당신들 책임이 아니다. 아는 사람들이 잘 알려주지 못한 것이 문제지. 이 한심한 현상들을 어찌해야 하는가? 오강남의 번역과 해설은 다른 일반 번역서와 다름 없는 비전문가의 어설픈 왜곡이다.
이 외에도 현재 시중에 나와 있는 대표적으로 유명한(?) 번역본에 대한 오역의 지적 예입니다. (이외에도 부지기수로 많지만 아래 대표적인 책들만 소개)
<도덕경> 노태준. 도의 본체? 이 표현을 보면 역자가 노자의 도에 대해 전혀 모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게 도가 본체라는 말인가, 도에 대한 본체가 따로 있다는 말인가. 다 틀렸다. '본체'라는 말이 서양의 실체론에 빠진 말이다. 도에는 본체가 있지도 않고 도가 본체도 아니다. 도가 본체일 수 없다는 것이 노자의 도사상이다. 자연? 네이쳐 노자의 자연은 스스로 그러하다라는 뜻이지 네이쳐가 아니다. 자연의 이치대로 살라? 이런 것은 노자사상이 아니다.
<장자, 차이를 횡단하는 즐거운 모험> 강신주
장자의 도가 타자와의 소통이라고 하는데 그럴 듯해 보인다. 철학을 모르는 사람들이 보면 이런 서양스러운 용어로 표현하면 대단해 보일 것이다. (중략) 도가 과연 타자와의 소통인가? 타자와 우리가 소통을 하는 영역은 사회정치적인 공적 영역에서 일뿐이다. 타자와의 소통은 도가 가지고 있는 곁가지의 한 성격일 수는 있지만 이것이 곧 도는 아니다. 장자는 무아론을 말하는데 빈배 설화같은 것이다. (중략)나가 없는데 누구와 소통을 한단 말인가? 타자와? 타자도 무아상태라면 누구와? 그 누가 없는데 누구와 누가 소통을 하는가? 타자와의 소통이 필요한 것은 정치영역에서 있다. 왜? 합의를 해야 하니까. 타자는 나와 다르기때문에 서로를 인정하든가, 결정을 하려면 합의를 해야 한다. 3, 4냐 4, 3이냐. 그럼 3.5로 합의하자라든가. 이게 조삼모사의 메세지인가? 조삼모사가 말하는 것은' 허' 불교용어로 '공' 이 바탕에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원숭이는 어리석어서 그걸을 모른다. 알면 원숭이에서도 부처가 나왔을 것이다. 원숭이에겐 보통 인간 마음을 초월한 영혼수준은 높은 정신경지가 없다.
<노자 잠언록>, 보누스
노자에 관한 번역서가 많은 데 이런 책이 가장 짜증난다. 노자는 철학이다. 어떤 한철학, 관점을 가지고 81장을 번역하고 해설을 해야지 무슨 격언집처럼 아무 것이나 그때 그때 갖다 끼워넣는 식으로 해설을 하는가? 노자는 인생론을 위한 격언집이 아니다. 노자의 우주존재론과 정치철학을 알고 성인론을 이해하라. 이런 책은 종이낭비다.
<노자: 국가의 발견과 제국의 형이상학> 강신주
노자의 정치철학을 왜곡하지 말라. 노자를 국가주의에 파묻친 사기꾼으로 만드는가? 노자는 원래 아나키즘에 가깝지 않았는가? 난 그렇게 들은 것 같은데.......
노자가 국가를 유지하기 위해 일부로 먼저 주어라라고 했다? 지금의 맑시즘을 자본주의가 있지도 않았던 노자에 갖다가 붙여 비판을 한다. 노자를 다시 읽어라.
<노자강의-김충렬 교수의>
이 책의 저자는 우리나라 동양철학계에 유명한 사람이다. 우리나라에서 노장철학을 할려는 사람은 거의 다 이 저자 밑으로 가서 논문을 썻다. 이 사람의 동양철학에 대한 박학함은 익히 알려져 있다. 그런데 과연 이 저자가 노자의 도를 알까? 글쎄....... 노자의 도를 제대로 아는지 모르는지 몇 구절 번역을 어떻게 했는지 보면 알 수 있다. 내가 그 구절을 살펴 본 바로는 모르는 것 같다는 느낌이다. 역시 방동미류의 틀을 못 벗어나고 있다. 그렇다고 선사상적인 깨달음이 있는냐 그것도 아닌것 같다. 이 저자 밑에서 쓴 박사논문을 다 읽어 봤는데 이를 지도한 이 책의 저자가 노장을 아는지 의심스러웠다. 우리나라 노장계는 정말 정글이라는 것을 느낀다. 이 쪽의 큰 인물이 나온다면 이 책은 제외하고라도 노자, 장자의 허섭한 번역서가 이렇게 날립하지는 않을 것이다.
< 노자-꼭 읽어야 할 인문고전 동양편4> 타임기획 호승희 역 청소년을 위해 노자를 읽히는가? 노자 도덕경은 청소년은 읽어서는 안 되는 책이다. 절대 읽히지 말라. 청소년을 위해 쓴 책이 아니다. 얘들이 읽어서 도움 받을 내용이 전혀 없다는 것이다. 이런 것도 모르고 역자가, 출판사가 이 책 작업을 했단 말인가? 한마디로 노자를 모르는 자들이다. 노자를 알면 이런 기획 안 한다. 이 책뿐 아니라 청소년 시리즈에 노자, 장자를 넣는데 절대 넣지 말라. 있어도 얘들에게 읽히지 말라. 읽히면 오히려 독이 된다. 물론 읽혀도 전혀 모르겟지만. 만약 애들이 읽고 이해했다면 그건 잘못 안 것이다. 그건 절대 노자의 도가 아니다. 노자는 철학교수도 어려워 못 읽는 책이다.
<철학콘서트>
"도는 철학, 덕은 정치학" 노자 도덕경에 어디 이런 사상이 있는가? 도와 덕은 이런 식으로 구분되는 것이 아니다. 철학의 초보 같은데 뭐 이리 여러가지로 아는 체를 하는가? 다른 부분도 의심할 수밖에 없다. 한 가지나 똑 바로 알고 책을 써라. 개론이나 입문서는 오히려 철학의 해박한 대가들이 써야 한다.
그렇다면 제대로 번역된 노장에 관계된 책은 한권도 없느냐? 그렇지 안답니다. 장자에 대한 좋은 번역서는 없지만 제대로 된 도덕경의 번역서는 있다는 군요!
J님께서 추천하신 제대로 번역된 4권의 도덕경 (우리나라에서 도덕경을 제대로 풀이한 도덕경 전문 주석서)
심재원, 노자도덕경, 그 선의 향기, 정우서적. 감산덕청의 주석을 함께 완역하고 철학 설명을 해 놓았음.
임채우, 왕필의 노자주, 한길사. 왕필의 주석을 완역.
최진석 정지욱, 노자의소, 소나무. 성현영의 주석을 완역.
이석명, 노자도덕경하상공장구, 소명. 하상공의 주석을 완역. 각주 충실
어떤 분이 J님의 추천대로 <이석명, 노자도덕경하상공장구>를 읽었는데, 오강남 역본의 미진한 부분이 해결되었답니다. 저도 한 번 이들 책으로 유명한 도덕경을 제대로 읽어볼 요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