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석 류영모 - 우리말과 우리글로 철학한 큰 사상가
박영호 지음 / 두레 / 2009년 2월
평점 :
절판


여기 말씀이 있었으니, 사람은 생산 도구가 아닌 마음 씀과 마음 나눔으로 이루어진 영적 공동체이다. 동물로 태어났으나 동물로 자라나지 않고 영성을 키워나갈 길을 열어준 이가 있었으니, 그는 19세기 산 20세기 철학자 다석 류영모다. 한국 땅에서 태어나 한국말로 철학한 다석의 이름이 낯설다면 씨알 사상의 함석헌 선생에게 씨알을 심어준 이가 바로 다석 류영모임을 생각하면 것이다.

20여 년간 류영모를 사사한 다석 사상의 대가 박영호가 쓴 『다석 류영모』는 다석의 삶과 사상을 처음 접하는 이들을 위한 입문서다. 될 수 있으면 사람들에게서 몸을 숨기고, 다른 사람에게 자신의 생각을 강요하려 하지 않았던 다석인 까닭에 그를 알 수 있는 단서는 그와 인연을 맺었던 사람들이 간직하고 있는 일화와 그가 남겨 놓은 다석 일지가 전부다. 게다가 다석이 남겨 놓은 글들은 그만의 철학 용어로 작성되었기에 그에게 직접 배운 사람이 아니고서는 해독할 수도 없다. 저자 박영호는 다석 사상을 체계적으로 정리한 전집과 다석 사상에 비춰 고전을 해석한 책들을 발간한 바 있다.

그것들이 본격적인 철학서에 가까웠다면 이 책은 이전 저작물들을 접하기 전에 다석의 삶과 사상의 전반에 관해 미리 학습해 볼 수 있는 입문서다. 저자는 다석의 사상이 현실의 우리에게 절실한 말씀이자 나아가 자본 경제와 생태 파괴를 바탕으로 한 인류 문명의 대안이라 말한다. 그는 다석을 앎으로써 우리 인격이 크게 탈바꿈할 수 있을 거라 확신한다. 다만 우리 삶에 돈의 절실함과 소비 위주의 삶의 방식이 너무도 크게 자리 잡은 까닭에 모든 것을 버리라는 다석의 말씀을 마음으로 받아들일 이가 얼마나 될까 염려스러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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