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열 로드에서 만나 텍스트T 4
이희영.심너울.전삼혜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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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랍게도, 혹은 전혀 놀랍지 않게도

이 세편의 단편소설은 모두 메타버스 속에서 일어나는 일이다.

최근 살면서 가장 센세이션 한 일을 꼽으라면 단연코 CHAT GPT (AI)에 관해 연일 쏟아져나오는 기사들이다

이미 평균의 인간을 넘어서는 그 능력과

그 능력이 불과 시작이라는 점

우리가 망상해온 미래 세상이 곧 얼마지나지 않아 현실이 될거라는 추측들 속에서

이제는 더이상 인공지능에게 대체될 자리가 무엇인가를 생각하는 것은 의미가 없고

우리 인간의 설 자리

만들어가야 하는 자리에 대한 고민이

얼마만큼 의미가 있을까를 생각하게 되었다

메타버스 속의 공간은 더이상 가상 현실이라고 부르기엔 현실에 들어와 버렸다

보편화 되지 않았을 뿐이지 그 대중화의 물결은 막을수 없고

설령 막는다고 해도 그것이 어떤 특정분야에 인간의 가치를 재단하지 못하는 곳에

임시방편으로 잠시 막아놓기를 선택한 것일터..

첫번째 이야기 로열 로드에서 만나 - 이희영

ROYAL ROAD = 그야말로 로열~ 한 거리 이다

메타버스속 공간에서 나라는 사람을 대표해줄 아바타가 존재하고

그 아바타는 나의 욕망을 대신 표현한다

타인과의 비교에 민감하고 정체성이 아직은 덜 확고한 나이에

나를 표현해줄 명품이란

그것이 감히 접근할 수 없는 지나친 장벽앞에 놓인 것이 아니라

손만 뻗으면 손에 쥘수 있는 가까운 낮은 장벽앞에 있다면

이야기가 완전 달라진다

세상 모든 일이 그렇듯, 시작은 단순했다.

똑똑떨어지는 물방울이 바위를 뚫듯,

데구르르 굴러가는 눈덩이가 눈사태 를 만들 듯.

모든 일은 한 방울의 물, 조약돌만 한 눈덩이로 부터 시작되었다.

두번째 이야기 이루어질 수 없는 - 심너울

"버그잖아. 버그는 잡아야지."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마음이 편하지만은 않았다.

버그라는 단어를 입속에서 굴려 보았다.

버그.

분명히, 절대 도달할 수 없는 런던에 가고 싶다는 꿈을 품는 것이

가상 세계의 사용자에게 좋을 리는 없다.

하지만 누군가의 꿈 을 버그로 치부하고 짓이겨 버려도 괜찮은 걸까?

누군가가 내 머리속을 조작하고 있다면..

그것이 나의 의지와는 전혀 무관하게 조작되어 지고 있다면

영화 매트릭스에서 파란약을 받고 안일한 삶을 선택할 수 있는 그 기회조차 내가 선택한 것이 아니라면...

그 삶의 연속성은 어떤 의미가 있는걸까?

그리고 그 삶을 조작하는 쪽이라고 믿는 그 쪽들은 누군가에게 조작되어지고 있는 삶이 아니라는 보장이 있을지

꼬리에 꼬리를 무는.

메타버스의 챗바퀴에서 내려오는 방법은 그저 빨간약을 선택하는 수 밖에 없는 것일까 ?

어떻게 해서 그 굴레에 들어가게 되고

그 굴레에서 빠져나오는 방법은 아무도 알려주는이가 없을까

우리는 모두 뇌만 있다면 평생 메타버스 속을 우주의 먼지처럼 떠돌아야 하는걸까?

세번째 이야기 수수께끼 플레이 - 전삼혜

-진짜 구식 게임이라니까.

나는 보는 사람이 없다는 걸 알면서도 채팅으로 투덜거렸다.

이 게임은 동시 접속자 수가 많아야 90명이다.

그런 데 망하지 않느냐고? 망할 리는 없다.

이건 학교를 배정받고 입학하기 전,

신입생들이 서로를 돕고 페어플레이 정신 을 가지며

블라블라......하라고 만든 학교 메타버스 게임이 니까.

글 중에서 한번도 언급한적 없지만

이 이야기는 인싸 보다는 아싸에 가까운 이야기라는것을 직감적으로 알수 있었다.

모두다 우루루 몰려가고 몰려오는 그런 곳이 아니라

누구도 잘 관심을 가지지 않는 사각지대 같은 곳이 늘 존재하기 마련이다.

소위 아웃사이더 들의 이야기...

학교에 입학하고 학교의 교과나 학교의 정신을 궁금해 하는 정신빠진 학생이 도데체 몇명이나 될까

그리고 오래된 학교소개 게임에 들어가서

시키지도 않는 미션을 깨고 그 미션속에 나와 닮은 친구를 발견해 낼 확율은... 거의 없다.

그럼에도 또 서로를 알아보게 되는 눈을 가질수 밖에 없는 이유는

나와 동질감은 가지는 사람을 찾기위해서는 몇배나 민감한 촉이 발달되어 있고

그만큼 찾기가 어려운 탓에 늘 안테나를 가동하고 있기에 가능한 일일 것이다.

그래서 일까

남자인지 여자인지도 모르는 아이디속에 숨어 오가는 정서만으로도

'로열로드에서 만나' 나 '이루어질수 없는'의 이야기 보다 동화적인 스토리로 다가온다

세편의 끝에 있는 특별대담은 아직 읽기 전이다.

이 책을 쓴 지은이들의 생각을 나름 요소요소 파헤쳐 분석해 놓았을 것 같아서

그저 다가오는 가까운 미래에

우리 청소년들이 겪게될

또는 내가 겪게될 이야기들을 곱씹고 싶었다

인간,

인간이어서 가질 수 있는 존엄

최소한의 존엄이 지켜지는 사회

그럴 수 있는 사회가 되려면

구성원 한사람 한사람의 가치관이 바로 서야 한다

그렇지 않고서는 쉽게 둑이 터지듯 터저버릴 것 만 같다

메타버스, 인공지능, 모든 첨단과학이 발전되고 인간을 넘어서는 사회를 두려워 해서는 안된다

우리가 만들어 가야 한다.

만들어 가기 위해서는 대비해야 한다

화두를 던지고 질문을 던져야만 한다

오고 있을 미래에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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