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졸업식 - 엄마가 되고 나서야 보이는 것들, 엄마를 보내고 나서야 알게 되는 것들
OH작가 지음 / 문학공감 / 2020년 4월
평점 :
절판


세상에는 수많은 엄마와의 이야기가 존재합니다.

하지만 그 이야기가 모두 존재할 수 있는 이유는

그 각각의 이야기가 모두 나와 엄마가 써내려 가는 두사람의 역사이자, 특별한 이야기이며

그 특별한 이야기는 우리 모두에게 와서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여서 일것입니다.

여기 또 하나의 엄마 이야기가 있습니다.

'엄마 졸업식'이란 제목만으로도 마지막임을 알려주는것 같아 살짝 슬픔이 밀려왔습니다.

하지만 책을 읽으며 졸업식은 우리의 졸업식과 다르지 않은,

다음 단계로의 또 다른 출발이구나 하는것을 느낄수 있었습니다.

엄마 없는 세상을 받아들이고 완전한 성인으로 세상을 살아갈 수 있도록 적응하고 변화해야 하는, 엄마는 여전히 나를 성장하게 하는 존재로 있어주고 계셨던 것입니다.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고 했던가? 여자는 생명을 잉태하고 기르는 존재로서 위대하고, 힘겨운 출산을 해서 엄마라는 자리에 앉게 된다. 엄마의 역할은 책으로 배우는 데 한계가 있고, 남들이 좋다는 육아 방법을 쫓아간다 해도 내 아이에게 딱 맞는 육아법이 될 수 없다.

하나하나 내가 겪어봐야 알수 있다. 직접 시행착오를 거쳐 차근 차근 만들어 가게 된다. 아이가 자라면서 몸과 마음이 성장해 가듯, 엄마도 자식을 키우면서 육체적, 정신적인 변화를 겪으며 커나간다. p.141






아직은 겪어보지 않은 일이라, 우리는 지나고 나서 많은 것들을 후회하게 될 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타인의 반성문을 통해 나를 들여다 볼 기회를 가질수 있습니다.

어쩌면 그것이 진정 부모를 위하는 지극한 마음이 아닐지라도

한번더 살펴보고 마음을 들여다 보아서

오롯히 부모를 보내고 난뒤의 내마음의 평안을 위한 일일지라도 그렇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 느낍니다.



화해를 청하고 싶다. 엄마에게 남아 있는 서운했던 일, 슬펐던 일, 화났던 일, 기분나빴던 일 모두 털어내려 한다. 엄마와 같이해야 하는 일임에도 혼자 하려니 서글픔이 복받친다. 죽었다가 깨어나도 백만 번을 생각해도, 가까이 계셨을 때 미리 화해했어야 할 일이다. 그랬더라면 마음을 못 풀어드린 일도, 인사말을 전해 드리지 못한 것도 덜한 안타까움으로 남았으리라. p.160


책을 덮고 가만히 눈을 감아 봅니다.

아직 엄마가 되어보지 않았기에 엄마의 입장에서 생각해 봅니다.

엄마가 된다는것, 엄마로 산다는 것, 그리고 이 세상에서 엄마로의 본분을 내려놓고... 떠난다는것은 어떤 것일까요?

우리는 엄마의 뱃속에서 잉태되어 엄마를 통해 세상과 만납니다.

그리고 우리는 엄마의 죽음을 통해 또 한번 세상을 다시 보는 법을 배웁니다.

엄마가 나를 위해 베풀었던 모든것을 돌이켜 보며 나를 재탄생 시키튼 경험을 하게 되는 듯 합니다.


추모원을 다녀왔지만, 나뭇잎을 비추는 한 움큼의 햇살에도, 불어오는 한 줄기 바람에서도, 시원하게 내리는 빗줄기 속에서도 엄마를 그릴 수 있다. 부서지는 햇살에 몸을 가볍게 맡겨보고, 눈을 살포시 감아 불어오는 바람을 음미하며, 쏟아지는 빗줄기를 하염없이 바라보면 어느덧 가슴속으로 전해져 온다.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없는 게 아님을 알 수 있다. 살아갈수록 눈에 보이는 것보다 보이지 않는 것의 소중함을 깨닫게 된다. 비록 엄마의 육체는 사라졌어도, 물려주신 정신은 내 마음속에, 혼은 자연 속에 살아 숨 쉰다.

언제 어디서나 지켜보고 계심을 믿기에 오늘도 힘을 낼 수가 있다. 지친 어깨 쫙 펴고 고개 들어 하늘을 쳐다보니, 떠다니는 뭉게구름 새하얗다. 흰 구름은 바람따라 이렇게도 저렇게도 엄마 얼굴 되어준다. p.176



아직은 곁에 계신 엄마와 함께 있기에 엄마와의 경계가 불분명한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 아등바등 하며 지내고 있어요.

글에서 나를 만나기도 하고 엄마마음을 만나기도 하지만

어린시절 어른이 하는 말씀을 단박에 이해하지 못했듯이

그 과정과 시간은 우리가 시행착오라고 말할지라도 누구에게나 경험해야할,

시간이 지나 그 지점이 되어서야 몸으로 마음으로 이해할 수 있는 일들인것 같습니다.

이렇게 작가의 글들은 내리는 비가 나무를 흘러내려 땅속으로 스며들듯,

나를 통과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스며들기도 합니다.

이렇게 인생은 흐르는 것인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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