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은 이야기하기 좋은 시간이니까요 - 이도우 산문집
이도우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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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야기, 시간 그리고 책을 읽는 어떤 이가 있습니다.

작가의 글 쓴 느낌에 최대한 가까이 가고 싶었습니다.

가급적 해가 지고 난 뒤, 밤시간에 가까이에서 읽어내려 갔습니다.

깊어가는 밤에는 속마음 깊은 곳에 숨겨둔 감성이 깨어나서 활동하기 좋은 시간이니까요

좀더 솔직해 지고 , 순수한 마음으로 돌아갈 수 있는 시간이니까요

그래서 밤은 풍부한 이야기 거리를 내어놓고 이야기 하기 좋은 시간이니까요

 

 

 

 

 

 

 

# 민들레의 상실

(p.16) 민들레의 상실. 아무런 의심 없이 첫눈에 그렇게 읽었고, 순간 무슨 말인지 알 것 같았다

 

#창문 페인터

(p. 116) 삶이라는 게 늘 장미빛은 아니지만, 장미빛이라 부를 수는 있어요.

오드리 헵번이 그랬던가요?

와인잔을 눈앞에 대고 세상을 바라보라! 그게 바로 장밋빛 인생이다—라고요”

진솔씨와 마주 앉아 이야기 하고 싶다. 장미빛 유리로 잿빛 현실을 채색하는 마음은 나약함일까요, 차라리 삶을 대하는 용기 일까요.

그렇게 바라보는 세상은 가짜인 걸까요?

그렇다면 맨눈으로 응시하고 파악하는 현실이란 과연 얼마나 정확한 세상인 걸까요. 거기엔 오류가 없다고 믿어야 할까요?

 

 

# 네 박자 리듬의 글쓰기

(p.186) 부드럽게 사뿐히 수면에 내려앉는 라인처럼,

은유하자면 네 박자 리듬의 글쓰기이고 그건 어쩔 수 없는 희망이다.

같은 밀도의 이야기를 할 때도 가능한 한 소박하고 간결하게 표현할 수 있기를.

과장하지 않고 진솔할 수 있기를.

그저 첫 마음을 잃지 않기를

 

#귓가에 소라 고동  

(p.270) 사랑하는 이들을 많이 만났다.

귓가에 속삭이는 소라고동이 내게도 있을지 모르지만,

가끔 귓가에 대고 파도소리를 듣다가 가만히 내려 놓고 싶다.

서랍속에 넣어두고 언젠가 그리우면 꺼내어 귓가에 대보면 되니까

누구에게나 숨겨놓은 소라고동이 하나가 있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모두가 떠나는 것은 아니다.

인연맺은 사람들과의 평범하고 소중한 일상과 파도의 속삭임 사이에서 애써 균형을 잡고 살아가는 것일 뿐.

묵묵히 주어진 이름을 지키며 사는 이들이 아름다운 순간과 자주만나며 살아가면 좋겠다.

바다로 가버린이들은 바다에서 행복할 테니…

 

# 금요일 밤의 뜨개질 클럽

 

(p. 273) 그 후 이 모든 공허한 모임들은 사라져버렸다.

언젠가 찾아와 와해와 이별을 예상하면서도 아지트를 찾는 이유는 어쩌면 모두가 외롭기 때문.

그곳에 찾아가도 변함없이 외로운 존재들이지만, 그렇게 닮은 서로가 테이블마다 앉아 있는 탓이 아닐까?

혼자만의 공간에서 외로운 것과 나와 같은 이들이 눈앞에 자리한 풍경을 바라보며 외로운 것은 조금은 다르니까 

 

... 그리고 독자의 이야기

 

# 한번쯤은 생각해 봄직한, 어렴풋이 느꼈던 감정의 공통분모들,
그가 꾸었던 꿈을 나도 꾼적이 있다고 맞장구 치고 싶었졌습니다.

'똑 같은 일도 이렇게 달리 살려 낼 수 있는거구나'

그는 대상(OBJECT)에 스토리를 입혀서 생명을 불어 넣는 일,

오랫동안 들여다보고 진짜의 한 부분과 만나게 해주는일을 잘도 해냅니다.

공감, 공감을 너머선 연대감을 느끼게 하는 그의 글은

누군가에게는 비난거리가 되는 일들이 그에게로 가서 연민으로,
오랜 시간을 그렇게 견뎌 낼 수 밖에 없는 이유로 조명되어 집니다.

 

여기, 우리가 느껴본 적 있으나 감정과 말로는 표현하기 힘든 그 오묘한 느낌들을 이렇게나 영롱한 단어들로 알알이 엮어 살랑 바람이 불명 청량한 소리가 날 것만 같은 ‘말발’로 엮어 두었습니다

 

그 속에 잠시라도 내 마음과 닿아있는 접점을 발견할 때 가끔 ‘나도 썩 괜찮은 생각을 하며 살고 있구나’, ‘나도 글이란 걸 써볼 용기를 내야 하나’라는 자신감을 불어넣어주기도 하더군요.

사람을 따듯하게 보듬을 줄 아는 그의 눈길이 새삼 메마른 세상에 잠시나마 수분을 공급해 주는 미스트 같다라고 생각해 봅니다.

 

# 아주 가느다란 것도, 아주 희미한 것도, 아주 자그마한 것도 사소함으로 무심해지지 않고 모아주고 밝혀보고 들여다보아 의미를 찾아 내는 그만의 세심한 시선을 느낄 수 있습니다

 

#늦은 밤, 문득, 외로움이 느껴질 때

누구와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고 싶을 때,

상처받은 어떤 날,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그저 위로 받고 싶을 때,

초저녁 잠이들어 새벽에 잠에서 깨어 멀뚱거리며 잠이 오지 않을 때

무심히 책을 집어들고 어떤 페이지라도 펴서 봐도 좋을 글들로 가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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