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라우마를 겪은 아이들은 스트레스 반응이 과도하게 활성화되는경우가 많다. 삶이 행복하지 않고 고통스럽다. 어른 아이 할 것 없이고통은 사람을 불안하게 하고 공격적으로 만들며, 다른 사람의 입장을 생각할 여유를 앗아간다. 아이들의 회복을 돕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먼저아이들과 함께 할 어른들의 절대적 시간이 필요하다. 회복에는 특별한비법도 지름길도 존재하지 않는다. - P100
성장하면서 경험한 끔찍한 트라우마로 고통 받는 아이들에 관해 다룬 책인 《개로 길러진 아이>의 한 대목을 소개한다. "불은 온기를 줄 수도 있지만 모든 것을 태워 버릴 수도 있고, 물은갈증을 가시게 하지만 사람을 익사시키기도 하며, 바람은 상쾌하게 불어오기도 하지만 모든 것을 날려버리기도 한다. 인간관계도 마찬가지다. 생산적일 수도 있지만 파괴적일 수도 있고, 자양분이 넘칠 수도 있지만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을 수도 있고, 트라우마를 일으키기도 하지만 반대로 치유할 수도 있다." 모든 일에는 이처럼 양면이 있다. - P185
좋은 엄마가 되는 방법은 그리 특별하지 않다. "엄마 마음속에는 늘 네가 있단다." "네가 관심을 갖고 너에게 필요한 것들이 엄마에게도 중요하단다." 아이의 마음에 엄마의 이런 메시지가 안정적으로 전달되고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 P192
부모도 아이에게 많은 상처를 받는다. 왜 안 그렇겠는가. 아이의 말과 행동을 통해 하루에도 몇 번씩 복잡한 감정에 휩싸인다. 나 또한 아이에게 ‘엄마는 필요 없다‘는 폭탄선언과 같은 이야기를 들었을 때 내가 뭔가 크게 잘못한 것 같아 순간 당황하고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느낌을 받았다. 부모들에게 아이들이 하는 말을 있는 그대로 다 받아들여 상처받지말라고 조언하고 싶다. 그런 상황을 뒤집어 생각하면, ‘아이가 상처를주는 말을 할 때가 아이에게 부모가 가장 필요한 순간‘일 수 있다. 부모에게 상처를 주려는 것이 아니라 아이는 지금 당신이 필요하다고 말하는 것이다. 이런 순간일수록 아이에게 안정적이고 평온한 모습을 보여주며 함께 하도록 하자. - P196
당신의 아이는 당신의 아이가 아니다. 그들은 자기 자신을 갈망하는 생명의 아들, 딸이다. 그들은 당신을 통해 왔지만 당신으로부터 온 것은 아니다
당신은 그들에게 사랑은 주어도 좋지만 당신의 생각을 주어서는 안 된다. 당신은 그들의 육체는 집에 가두어도 좋지만 정신을 가두어서는 안 된다. 그들의 정신은 당신이 방문할 수 없는, 내일의 집에 살지 당신의 꿈속에 사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당신은 그들을 좋아하기 위해서 애써도 좋지만그들이 당신을 좋아하도록 요구해서는 안 된다. 인생은 뒤로 가는 게 아니며 어제에 머물러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당신은 생명의 화살이 당신 자녀들을 앞으로 나아가게 해야 한다. 사수는 끝없는 길 위의 표적을 겨냥한다. 신께서는 당신의 화살이 멀리 그리고 빨리 나아가도록 그의 힘으로 당신의 팔을 구부린다. 당신이 사수의 손에 의해 구부려짐을 기뻐하라. 신께서는 날아가는 화살을 사랑하는 것과 똑같이 제자리에 있는 활도 사랑하기 때문이다. - 칼릴 지브란 - P197
전체 아이들 중 10~20퍼센트가 혼란형 애착으로 분류되고, 어린 시절 학대를 경험한 아이들 중에는 80퍼센트 이상이 혼란형 애착을 보인다. 이 아이들의 부모는 아이의 스트레스 이면에 있는 감정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아이에게 일관된 반응을 보이지 않고, 스트레스를 받으면 부모 자신의 불안, 분노, 흥분 등의 부정적 감정에압도되어 격한 감정을 자주 폭발한다. 또한 엄마가 우울하고 감정 기복이 크며 엄마 자신이 트라우마를 가지고 있는 경우도 많다. - P203
트라우마가 있는 것 같다고 부모가 데려온 아이의 과거 상처기억 속에는 부모가 흥분하고 분노를 폭발했던 순간이 빠지지 않고 들어있다. 입장을 바꿔 생각해보자. 내가 어린아이고 엄마가 내 앞에서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심하게 폭언을 하거나 자기 분에 못 이겨 때리고 심지어베란다에서 죽는 시늉을 하는 것과 같은 극한의 행동을 보일 때 어린나는 어떻게 할 것인지 말이다. 이럴 때 아이들은 대개 두 가지 반응을 보인다. 불안해하고 놀라울면서 엄마에게 매달리고 엄마를 달래고 안심시키기 위해 필사적이고초인적인 힘을 발휘하거나, 아니면 그 상황을 감당하기가 어려워 모르는 척하고 무감각해지는 것이다. 이런 사건 이후 아이가 부모의 말에 굴복하여 일찍 일어나고 할 일을 알아서 하고 게임을 하지 않고 고분고분하게 따른다 하여 자식을 잘 되게 하려는 부모의 노력이 승리했다고 착각하면 안 된다. 그 순간 아이 내면에서는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의 카운트다운이 시작되었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 P210
엄마가 바뀌었다고 하지만, 아이도 변화하고 있었다. 상담을 마치고돌아가는 녀석이 그렇게 예쁠 수가 없었다. 물론 일등공신은 아이의 엄마다. 엄마가 아이를 통해 답을 찾았기 때문이다. 해답은 아주 가까운곳에 있음을 우리는 이제 안다. - P224
그런데 이런 시도와 노력들이 좋은 결과를 얻으려면 한 가지 중요한 요소가 있다. 절대로 자신을 비난하거나 자책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도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있지만 그때의 나로서는 그것이 최선이었다‘는 전제에서 시작하라는 의미다. - P238
거의 해마다 우리는 전에는 몰랐던 어떤 새로운 것이 우리 속에서 모습을 나타내는 것을 본다. 우리는 늘 이젠 내면적 발견이 끝났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그렇지가 않은 것이다. 우리는 계속 우리가 이것이라는 것, 우리가 저것이라는 것, 또 그 밖의 다른 것임을 발견하고 때로는 깜짝 놀랄만한 경험을 한다. 이것이 바로 언제나 거기에 아직 무의식적인 우리 인격의 한 부분이 있다는 것, 그것은 지금도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 우리는 미완성이라는 것, 우리는 성장하고 변화한다는 것을 드러내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여러 해를 거쳐 이루게 될 미래의 인격은 이미 그곳에 있다. 다만 아직 그림자 속에 있을 뿐이다. - P239
아이를 진심으로 위하고, 인내심을 가지고 끝까지 함께 해주는 단한 사람! 그 한 사람만 있어도 아이는 고통으로부터 회복해나갈 힘을얻는다. 너무 늦어버렸다고 자책하거나 한탄하지 말고, 아이들의 회복에는 진심으로 함께 해주는 믿을 만한 어른의 시간과 인내심이 필요하다는 것을 잊지 말자. - P2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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