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언니는 아주 귀엽고 상냥하고 바람직한 소녀임엔 틀림없지만, 나 역시 좀 더 소중한 취급을 받을 권리는 있다고 생각해. 나는 언제나 집안에서 제일 못난 바보 취급을 받아온 셈이야.
무슨 일을 하든 처음부터 꾸중을 들어 감정을 상하게 되고, 따라서 같은 일을 하는데도 언니의 두 배는 힘이 들어. 이렇게 편파적인 역성을 드는 것은 이제 견딜 수가없어. 나는 아빠에게 아빠가 나에게 줄 수없는 그 무엇인가를 기대하고 있는 거야.
그렇다고 언니에게 질투를 느끼는 건 아니야. 내가 간절히 바라는 것은 아빠의 진정한 애정-아빠의 딸로서만이 아니라 ‘안네‘ 라는 나 자신에 대한 애정이야. - P142
아빠는 엄마에 대한 불평을 가끔 털어놓고 싶어 하는 내 기분을모르셔. 아빠는 엄마의 결점에 대한 이야기는 일절 피하려고만 하셔. 그러나 나로서는 무엇보다도 엄마의 결점을 참을 수없어. 이것을 내 가슴속에만 담아둘 수가없단 말야. 그렇다고 어머니의 단정치 못한 일, 야유, 박정한 처사 따위에 대해 줄곧 항의할 수도 없는 노릇이야. 나는 언제나나만잘못했다고는 생각지 않아. - P1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