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그에게는 고마워할 것밖에 없었다. 존은 그녀에게 이성을 찾아준 사람이었다. 존은 그녀에게 자유의 길을 열어준 사람이었다. 존은 평화이자 차분함, 이성이었다. 그는 정말이지 이런대접을 받아서는 안 되었다! - P181
요즘 아가씨는 정신을 놓고 사는 것 같아요. 무슨 일 있어요?" 아무 일도 없었다. 생리가 한 달이나 늦어져서 임신했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든다는 것 외에는 아무 일도 없었다. 존이 자기와 결혼하기 위해 돌아오는 즉시 그 얘기를해야 한다는 것 외에는 아무 일도 없었다. 파혼해야 한다는 것 외에는 아무 일도 없었다. 별다른 문제 없이 그 아이를 낳으려면 농장을 떠나야 한다는 것 외에는 아무 일도없었다. 로사우라를 더 이상 아프게 할 수 없기 때문에 페드로를 영원히 포기해야 한다는 것 외에는 아무 일도 없었다. - P183
로사우라가 티타의 귀에 대고 속삭였다. "헤르트루디스가 어떻게 저런 리듬감을 갖고 태어났는지모르겠어. 어머니는 춤추는 걸 싫어하셨고, 아버지는 춤을아주 못 추셨다고 그러던데 말이야." 티타는 헤르트루디스가 누구에게서 그런 리듬감과 남다른 성격을 물려받았는지 잘 알고 있었지만 대답 대신 어깨를 으쓱해 보였다. 이 비밀은 무덤까지 갖고 갈 생각이었지만 끝까지 지켜내진 못했다. 일 년 후에 헤르트루디스가흑인의 피가 섞인 혼혈아를 낳았기 때문이다. - P190
이렇게 헤르트루디스가 리듬감이 뛰어난 이유를 알고 있는 것처럼, 티타는 로사우라의 결혼이 왜 실패했는지, 자신이 왜 임신을 하게 되었는지 그 이유를 알고 있었다. - P191
"감히 나한테 그런 말을 하다니! 넌 지옥에 떨어질 거다!" "어머니보다 더한 데는 가지 않겠지요." "입 닥쳐! 도대체 네가 뭔 줄 알고 이러는 게냐?" "나는 나예요! 원하는 대로 자기 삶을 살 권리를 가진인간이란 말이에요. 제발 날 좀 내버려 둬요! 더 이상은참지 않을 거예요! 나는 어머니를 증오해요! 항상 증오해왔다고요!" 티타가 그 말을 마치자마자 마마 엘레나는 마술처럼 영원히 사라졌다. 위풍당당하던 어머니의 모습이 점점 작아지더니 조그마한 빛이 되었다. 유령이 사라짐에 따라 티타의 몸도 점점 안도감에 젖어들었다. 배의 부기와 젖가슴의통증도 점차 사라졌다. 그녀의 몸 가운데 근육들도 긴장이풀리면서 생리가 갑작스럽게 시작되었다. - P210
존이 돌아온 것이다. 티타는 존을 본 순간 마음이 너무나도 착잡하고 혼란스러워졌다. 어떻게 해야 할지, 그에게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 한편으로는 그를 보게 되어 더할 나위 없이 반가웠지만, 또 한편으로는 그와의 혼담을 취소할 생각을 하니 더할 나위 없이 괴로웠다. 존은 커다란 꽃다발을 들고 티타에게 다가왔다. 그는 감격에 겨워 티타를 꼭 껴안았지만 키스를 했을때 티타의 마음속에 뭔가 변화가 생겼음을 알 수 있었다. - P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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