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그래도 좋다면 그걸로 된 거야. 그게 당신의 인생이니까 당신 스스로 정하면 되는 거야. 단지 내가 하고 싶은 말은, 부자연스러운 방법으로 자신을 마모시키지 말라는 거야. 알겠어? - P174

그런 신뢰감이 있는 한 그 ‘펑!’ 은 일어나지 않거든. 난 무척 행복했어. 인생이란 이렇게 멋진 건가 하고생각했지. 이를테면 거칠고 차가운 바닷물에서 건져내어져, 담요에 싸여따뜻한 침대에 누워 있는 기분이었거든. 결혼한 지 이 년 만에 아이를 낳고, 그때부터는 아이를 키우느라고 정신없었지. 덕분에 내 병 같은 건 완전히 잊어버릴 정도였어. 아침에 일어나면 집안일을 하고, 아이를 돌보고, 그이가 돌아오면 저녁상을 차리고…………. 매일매일이 같은 일의 되풀이였어. 하지만 행복했어. 그때가 내 인생에서 가장 행복했던 시절인 것같아. 그게 몇 년 지속되었을까? 서른한 살까지는 계속되었어. 그러다 또
‘펑!‘ 한 거야. 폭발한 거지." - P180

"그 아인 자기 자신을 위해서 혼자서 뭘 한다든지 하는 인간이 아니었으니까. 그 아인 남의 칭찬을 받기 위해서 온갖 수단을 다 써가며, 세밀한 계산을 하는애였거든. 그 아인 어떻게 하면 남들이 감탄을 하고 칭찬을 해주는지를정확하게 알고 있었어. 어떤 식으로 연주하면 내 마음을 끌 수 있을지 하는 것까지 포함해서 말이야. 전부 정확하게 계산되어 있었던 거야. 그래서 그 곡의 요점만을 열심히 반복해서 연습했을 거야. 눈에 선해하지만 그래도, 그런 걸 알게 된 지금도, 역시 그 연주는 멋졌다는 생각이 들어. 지금 다시 한 번 그 연주를 듣게 된다 해도 역시 내 가슴이 두근거릴 것 같아. 그 애의 교활함이나 거짓, 결점을 다 감안하더라도 말이야.
세상엔 그런 일도 있어." - P185

"그건 자기 앞이었기 때문이야." 하고 나오코는 말했다. "그 사람은 자기와 있을 땐 언제나 그랬어. 자신의 약한 면을 보이지 않으려고 애썼지.
자기를 아주 좋아했던 것 같아, 그 사람. 그래서 자신의 좋은 면만 보이려고 노력했어. 하지만 나와 단둘이 있을 때는 그렇지 않았어. 어깨 힘을 좀빼고 있었다고나 할까. 사실은 성격이 변덕스러운 편이었거든. 가령 혼자서 한참 주절거린다 싶다가도 다음 순간엔 입을 꾹 다문다거나. 그런 일이 자주 있었어. 어릴 적부터 늘 그랬는걸. 늘 자신을 바꾸려고 향상시키려고 하고 있었지만."
나오코는 소파 위에서 앉은 다리를 바꿔 꼬았다.
"늘 자신을 바꾸려고, 향상시키려고 애썼는데, 그게 잘 안 되면 짜증을내거나 슬퍼했어. 몹시 훌륭한 것, 아름다운 것을 지니고 있었는데, 결국스스로에 대한 자신감을 갖지 못해서 이것도 해야 하고 저것도 바꿔봐야지 하는 생각만 하고 있었어. 불쌍한 기즈키." - P1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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