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선의 육아 - 부족하지만 온 힘을 다한 보통 엄마의 육아 에세이
강나영 지음 / 폭스코너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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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태어나면서부터 내 삶은 송두리째 흔들린다. 아이를 낳으면 행복할 줄 알았는데, '아이=행복' 이라는 공식은 나에게 전혀 맞지 않았다. 남들 보기엔 당연할지 몰라도, 엄마로 산다는 건 나에게 좀처럼 적응되지 않는 낯선 삶이었다. 키우는 건 또 어떻고. 아이를 키우다 보면 내 인성의 바닥이 어디까지인가 매일매일 시험 받는 느낌이다. 


이 책은 엄마가 되어 아이를 키워내는 과정이 아주 솔직하면서도 담백하게 잘 담겨 있다. 이제 우리 아이는 훌쩍 커버렸지만, 책을 읽는 동안 옛 시간들이 새록새록 기억이 나면서 다시 추억 여행을 하는 듯한 기분에 빠졌다. 또 그 시절의 내 모습을 다시 마주하면서 아이와 나를 더 이해할 수 있게 되기도 했다. 

아이와의 크고 작은 에피소드들은 이 책의 핵심 비법 소스이다. 아이가 너무 귀여워서 웃음이 나기도 하고 또 뭉클해서 눈물이 나기도 했다. 작고 사랑스러운 아이에게서 오히려 내가 배우는 듯했다.

책을 다 읽고 나자, 책 속의 엄마와 아이에게 모두 잘 해왔고, 잘 하고 있고, 잘 할 거라고 토닥이고 싶었다. 그리고 또 나 자신과 우리 아이에게도 그렇게 토닥이고 싶어졌다.


아이를 막 낳은 엄마, 낳아서 키우고 있는 엄마, 이미 다 자란 아이를 키우고 있는 엄마 등, 이 세상의 모든 엄마들에게 진심어린 위로와 공감이 될 수 있는 책이다. 잘 해왔다고, 나의 최선을 믿어도 좋다고.




엄마가 되고 나서 처음으로 사회로부터 느낀 그 정서적인 간극은 적지 않은 시간 동안 육아를 하면서도 좀처럼 좁혀지지 않았다. 누구를 만다든 어디에 있든 무엇을 하든 나는 엄마였다. 다른 사람들에겐 당연해 보였겠지만 정작 나 자신에게는 무척 낯선 일이었다.

- P12

출산 후 이렇게 많은 좌절감과 상실감을 느낄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누구한테도 듣지 못했다. 내가 유난한 걸까, 아니면 누구나 그런데 이런 얘기는 하지 않는 걸까. (중략) 어쨌든 지금은 버텨야 한다. 모 소아정신과 선생님의 말씀처럼. 그러다보면 아이는 클 것이다. - P20

나는 이제까지 아이를 키우면서 최선을 다한다고 생각해본 적이 별로 없다. 늘 어딘가 부족하단 생각만 들 뿐이었다. 그런데 저 최선이란 단어의 뜻을 듣고 났을 때 이게 내 최선이라는 걸 알게 됐다. 감동까진 어림도 없지만 내 노력을 생각해볼 때 눈물이 났기 때문이다.

누군가에게는 부족해 보이겠지만 나 자신에겐 최선이었구나, 인정하게 됐다. 비로소.
그리고 조금은 안심이 됐다. 결국 인생이란 건 나에게 어떤 인생이었느냐가 중요한 거니까. 나의 최선을 믿게 되었다. - P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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