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여기를 놓친 채 그때, 거기를 말한들 가랑비메이커 단상집 1
가랑비메이커 지음 / 문장과장면들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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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 직후 5년간 품절과 재입고를 거듭한' 작가 가랑비메이커의 대표작이자 데뷔작인 <지금, 여기를 놓친 채 그때, 거기를 말한들>. 입소문으로 자자했던 동네책방 베스트이자 스테디셀러인 이 작품을 만나볼 수 있었다.





현실적인 이야기를 아름답고도 담백하게 풀어나가는 그녀의 문장은 언제나 나를 설레게 만든다. 마냥 희망적이지도 슬프지도 않은 딱 알맞으면서도 깊은 감정은 읽는 독자에게 편안함뿐만 아니라 사유할 수 있도록 자연스럽게 이끌어 준다.


글을 읽다 보면 참 건강하고 단단한 내공이 느껴지기도 한다. 그녀는 단 하나의 장면(상황)에서도 관찰을 통해 남들은 쉽게 발견하지 못하는 아름다움을 발견하기도 하고, 아픔을 용기있게 마주하며 진한 위로를 건네기도 했다.


오래도록 간직하며 한 문장 한 문장 음미하며 읽고픈 <지금, 여기를 놓친 채 그때, 거기를 말한들>. 문장 속 그녀가 전하는 담담한 메시지에 크고 작은 문제들을 이겨낼 힘을 얻었다. 그렇기에 가까운 사람들에게 꼭 선물해주고 싶은 책이다. '어두워질 때 밝아올 새벽을 기대하는 마음으로' 이 책을 꼭 선물할 것이다. :)


*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어느 날은 좋았던 기억만으로도 분주하다. 감은 두 눈 사이로 되감아지는 장면과 고요 속에 찾아오는 대화들이 생생히 살아 움직이는 날에는 한 걸음도 떼지 않고서 긴 여행을 다녀올 수 있다. - P26

나를 잃어버린 채로 허우적거리는 오아시스는 아름다운 낙원이 될 수 없음을 안다. - P44

닮은 구석 하나 없이 제각각 다른 생각으로 살아가는 우리도 언젠가는 나란히 줄을 맞춰 앉게 되지 않을까. 그 은근한 조화 속에서 누구든 잠시 쉬어갈 수 있기를 바란다. - P114

떠올려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외롭지 않았다. 당장 마주할 수 없어도 언제 어디서 어떤 모습으로든 함께할 것을 알았기에 무채색의 날들을 버틸 수 있었다. - P157

내 삶, 내 것이라고 단언하던 것들 사이에 틈이 벌어지기 시작한다. 그 사이를 촘촘하게 메우는 것은 결국 신께서 내게 허락한 누군가의 손길이란 걸 안다. - P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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