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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다 칼로, 붓으로 전하는 위로
서정욱 지음 / 온더페이지 / 2022년 11월
평점 :
어렸을 적, 프리다 칼로의 작품을 보고 신선한 충격을 받았을 때가 떠올랐다. 유독 아름다운 풍경화들만 이끌리듯 바라보다 우연한 계기로 그녀의 작품을 보게 되었을 때 그 충격이란. 처음엔 너무 기괴하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 숨겨진 의미와 그녀의 삶을 조금이나마 알게 되니 점점 묘한 매력에 빠져들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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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에서 유복한 가정에 셋째 딸로 태어난 그녀는 의사를 꿈꿨다고 한다. 아름다운 외모와 높은 지성을 갖고 있었으며 곁에는 완벽한 남자친구까지 있었다. 하지만, 어느 날 일어난 버스 사고로 인해 그녀의 삶은 완전히 달라지고 만다. 수십 번의 수술과 육체적 장애로 인해 고통을 느껴야 했으며 믿었던 남편의 바람과 이혼까지 그녀는 버틸 수 없는 지경까지 가고 말았다. 하지만, 그녀를 살린 건 그림이었다. 그녀는 붓을 잡고 자신의 의지를 그림에 투영시켰다. 때론 아름답게, 때론 현실적이면서도 대범하게 자신의 메시지를 그림에 담고 또 담았다.
그녀는 초현실주의 화가로 극찬받았지만, 지극히 현실적인 화가였다. 대중적으로 알려진 미술사에 더 깊게 그녀의 삶을 관찰한 이 책은 그녀의 '심경'을 자세히 알려주었다. 총 47점의 작품이 수록되어있기에 이전에 알지 못했던 작품까지 알게 되어 무척 기뻤다. 한 작품 당 하나의 컷만이 아닌 부분 컷들까지 확대해서 들어가 있기에 마치 미술관 큐레이터와 함께 작품을 감상하는 느낌을 주기도 했다. (꼼꼼한 작품해설이 없었다면 그녀의 작품은 그저 기괴하고 난해한 작품으로만 볼 수밖에 없을 것이다)
'절망 속에서도 그림으로 피운 희망의 꽃'을 고스란히 전달받을 수 있었다. 그녀의 그림과 이야기엔 분명 힘이 존재한다. 그 힘으로 이 고된 삶에 지친 우린 큰 위로를 받을 수 있다. 'Viva la Vida' 자신의 삶에 감사한 마음을 표현한 그녀처럼 우리도 우리의 삶에 감사한 마음을 표현할 수 있기를.
*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프리다 칼로는 알레한드로를 정말로 사랑했습니다. 매 순간 함께 하고 싶을 만큼 말이죠. 그리고 조금은 불안해합니다. 그의 사랑을 계속 확인받고 싶어 했죠. 많이 사랑하면 그럴 수 있지 않을까요? - P46
이곳은 프리다 칼로가 사랑하는 멕시코의 대지입니다. 그녀가 생각하는 멕시코의 대지는 자연의 기운을 먹고 자라나는 하나의 생명덩어리 입니다. - P101
기예르모는 정면을 바라보지 못하고 왼쪽으로 시선을 돌립니다. 긴장한 기색이 역력합니다. 그는 평생을 맘 편하게 산 날이 없었습니다. 언제 또 쓰러질지 몰랐으니까요. 그것을 프리다 칼로는 기가 막히게 포착해 자신의 불안과 오버랩시킵니다. - P171
이혼 후 상당한 고통 속에 있던 그녀는 엘로에서 박사의 권유에 따라 그가 있는 샌프란시스코에 갑니다. 그리고 얼마간 치료를 받았는데, 수술도 하지 않았는데도 상태가 많이 호전되었습니다. 계속된 고통에 힘들어하던 프리다 칼로가 그 감사의 선물로 그린 것이 바로 <엘로에서 박사에게 보낸 자화상>입니다. - P219
프리다 칼로 왼손에는 빨간색 책이 하나 들려 있습니다. 마르크스가 쓴 <자본론>입니다. 마르크스주의만 믿으며 평생 그녀를 괴롭히던 육체적 고통에서 해방될 수 있다는 믿음입니다. - P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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