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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감지 마라 ㅣ 마음산책 짧은 소설
이기호 지음 / 마음산책 / 2022년 9월
평점 :
짧은 이야기로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작가 이기호의 새로운 작품 <눈감지 마라>. 이번에는 연작 짧은 소설로 독자를 찾아왔다. '박정용'과 '전진만' 이 두 청년이 그려 나간 삶을 따라가 보자.
대학을 졸업했지만, 그들에게 남은 건 학자금대출뿐이었다. 평등하지 못한 이 사회에 무엇을 탓할 수 있을까. 그들은 편의점, 택배 상하차, 고속도로휴게소 등 온갖 아르바이트 현장에서 노동의 현실을 온몸으로 느낀다. 눈감고 싶은 하루하루의 현실을 어떻게 해서든 살아가는 두 청년의 모습 속에서 작가 특유의 위트가 버무려지지만, 마냥 웃을 수만은 없었다. 그들의 이야기는 곧 수많은 청년의 고단한 삶과 무척이나 닮아있기 때문이다.
"왜 없는 사람끼리 서로 받아내려고 애쓰는가? 왜 없는 사람끼리만 서로 물고 물려 있는가?" 묵직한 한방을 보여주는 이 문장에서 오늘을 견디고 내일을 견딜 나를 포함한 이 사회를 살아가고 있는 고단한 사람들이 눈앞에 그려졌다. 처음에 '눈감지 마라'라는 제목을 보고 특이하다는 생각만 했었는데, 끝까지 읽고 보니,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버티는 삶 속에서도 서로의 버팀목이 되어주는 진만과 정용의 연대를 보며 '역시 이 사회는 혼자 살아갈 수 없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청년들의 현실과 고민을 있는 그대로 보여준 소설 <눈감지 마라>. 위트와 페이소스를 넘나들며 날카로운 문체로 독자의 마음을 저격하는 저자의 다음 작품이 기대된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그거 알아요? 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다고요! 진만의 목소리는 취기를 이길 수 없어 보였다. - P14
진만은 생각했다. 왜 없는 사람끼리 서로 받아내려고 애쓰는가? 왜 없는 사람끼리만 서로 물고 물려 있는가? 우리가 뭐 뱀인가? - P141
그렇다고 우리가 돈이 필요 없는 건 아니잖아요? 지방에 살아도 매달 내는 휴대폰 요금은 똑같잖아요? 진로니 꿈이니 그런 것도 다 돈 걱정이 없어야 생각할 수 있죠. - P2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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