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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아이 버리기 - 초등교사의 정체성 수업 일지
송주현 지음 / 다다서재 / 2022년 10월
평점 :
"아이의 욕망을 알아주고 존중해주면 아이는 자신만의 정체성을 만들어갑니다. 자기 생각이 없는 착한 아이가 아니라 너그럽지만, 남에게 휘둘리지 않는 사람이 됩니다." 이 말을, 이 교육을 나의 초등학교 시절에 배웠더라면 지금은 더욱더 단단한 어른이 되지 않았을까?
30년간 초등학생을 담임한 교사가 있다. 사실 정말 많을 것이다. 그런데 저자처럼 편견 없이 있는 그대로 아이를 받아들이며 '찬찬한 돌봄'을 표하는 교사는 많지 않을 것이다. '욕망을 인정받은 아이가 단단한 어른이 된다'는 저자의 말엔 '정체성'이 담겨 있다. '초등학생'은 마냥 어리기만 한 아이들로 봐서는 안 된다. 그들도 학교에서 어엿한 첫 사회생활을 하기 때문이다. - 사회성, 우정, 공부, 이성 친구 등등 - 처음 겪어보는 상황과 문제들에 스스로 맞서야 하는 그들을 생각해보니 나의 어렸을 적이 떠오르기도 했다.
예전보다 더 사회와 보호자의 기대에 맞춰야 하는 그들을 타고난 개성대로, 또는 평등하게 성장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건 역시 '교사, 선생님'이었다. 저자는 제자들을 섣불리 가르치지 않으며 스스로 판단하고 생각해볼 수 있게 만드는 '정체성 수업'을 하기 때문이었다. (이 수업을 내가 배웠더라면, 이런 수업을 하는 선생님이 있었더라면 어땠을까) '말을 무조건 잘 듣는 착한 아이가 아닌, 자신의 욕망도 드러내며 생각할 줄 아는 아이', '자신의 취향을 눈치 보지 않고 타인에 의해 흔들리지 않으며 자랑스러워하는 아이', '자신을 위해 이기적으로 선택하되 배려심도 갖춘 아이'로 이끌어야 한다는 저자의 말이 너무도 공감되었다.
요새 아이들 교육에 관련된 프로그램과 책들이 많다. 하지만 다 사회의 기준과 보호자의 입맛에 맞춘 느낌이 강하게 드는 건 사실이다. 당연히 어려운 게 아이들 교육이라지만, '정체성'만큼은 꼭 제대로 성장시켜줘야 한다. 앞으로 이 세상을 살아가며 휘둘리지 않기 위해 더욱 필요하기 때문이다. 아이를 돌보는 모든 사람이라면 꼭 읽어보시길 바란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선규 입장에서는 자기보다 성숙한 친구들이 모두 이상화의 대상인 셈이다. 그래서 가능하면 자주, 많은 친구들과 어울리게 해줘야 한다. 학교에서는 다양한 친구들과 어울릴 수 있게 엮어주고 집에서는 친구들을 초대해서 함께 놀 기회를 주는 것이다. 조금 늦된 아이를 키우는 건 역시 친구들이다. - P33
부모가 아이의 사랑을 환대하느냐, 또는 무시하느냐에 따라 아이는 앞으로 사랑을 할 때마다 행복하거나 불안할 것이다. 그런 것들이 켜켜이 쌓여 아이의 정체성을 이룬다. 그러니 부모들이여, 아이들의 서툰 이성 교제를 금지할 게 아니라 응원해주자. - P133
영주가 만약 엄마가 바라는 대로 했다면, 엄마가 이끌어 교대에 간 오빠처럼 엄마 뜻대로 피아니스트가 되었다면 어땠을까? 영주는 지금보다 나은 인생을 살게 되었을까? 그 ‘나은 인생‘이라는 것을, 본인 아닌 그 누가 평가할 수 있을까. - P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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